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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유성기 가요] "방물장사 어주머니" (1941) - 왕죽희 노래

잠용(潛蓉) 2019. 6. 10. 05:53






"房物장사 아주머니" (1941) 
李嘉實 작사/ 全基玹 작곡/ 奧山貞吉 편곡/ 노래 王竹姬
(1941년 2월 콜럼비아 레코드사 발매)


< 1 >
房物장사 아주머니
房物장사 아주머니
富寧淸津 다녀오는 길에
님 消息을 傳해주소


정어리 工場 큰애기한테
넋이 빠져 못 오는 님을
달내달내 보내 주소
부디부디 보내 주소


< 2 >
房物장사 아주머니
房物장사 아주머니
片紙로는 하고많은 事緣
못 쓴다고 傳해주소


硏子나 방아 졸고나 돌아
못다 찧는 恨많은 서름
부디부디 傳해 주소
부디부디 傳해 주소


< 3 >
房物장사 아부머니
房物장사 아주머니
三水甲山 돌아오는 길에
님의 맘을 알고 오소


젊으나 젊은 남의 집 딸을
무슨 罪로 싫다는 지를
알고알고 돌아 오소
부디부디 알고 오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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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房物장사 : 여인들 소품을 팔러다니는 사람
* 부령청진(富寧淸津) : 함경북도의 도시들.
청진은 한때 정어리로 유명했다.
* 큰애기 : 나이가 찬 처녀
* 삼수갑산(三水甲山) : 함경남도의 고산지대 도시들
현재는 양강도로 바뀌었다.


(방물장사 아주머니 가사지)



<房物장사 아주머니>는 가수 王竹姬(본명;이연순)님이 1941년 2월에 콜럼비아레코드에서 발표한 노래입니다. <他鄕에 찾는 情;C44026/桂壽男노래>과 같이 발매된 이 노래는,李嘉實(타명;趙鳴岩)作詩/全基玹作曲/奧山貞吉編曲의 작품으로,<追憶의 靑春街(40/10)>를 馬月松님과 같이 취입하면서 데뷔한 王竹姬님이 불렀읍니다. 1940~41년간에 콜럼비아에서 짧은 기간 활동했던 王竹姬님이,1941년에 들어,<胡弓處女>,<그늘진 純情>에 이어 발표한 <房物장사 아주머니>,귀한 작품 잘듣고 갑니다. <雲水衲子>


어머니의 거짓말/ 왕언니 2003/12/22 02:57:55
방물장수 아주머니가 동네 끝인 우리집에 도착한 것은 해가 떨어지고도 한참 뒤였다.
우리 가족은 식사중 이었다.
어머니는 아주머니에게 밥은 좀 자셨느냐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대답 대신 함지박에 든 품목들을 설명하려 들었다.
어머니는 밥 한 그릇을 퍼 왔다.
아주머니는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어머니는 돈이 없어서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곡식도 받는다고 했다.
“젊은 아줌마, 마음씨가 고와서 아주 싸게 드릴 테니까 한번 골라 보소.
애들도 사탕한티 넋을 빼고 있고….” 어머니는 동동구리무와 양초와 왕사탕 한 꾸러미를 사고,
쌀 두 됫박을 아주머니 쌀자루에 부어 주었다.
이런 당부와 함께.
“우리 신랑한테는 절대로 얘기하시면 안 돼요.”

나는 내 방을 아주머니에게 빼앗겼다.
광산에서 퇴근한 아버지도 못마땅해했다.
허락도 없이 낯선 사람을 들였다고. 어머니는 얇은 벽 너머 아주머니가 들을까 저어하는 듯 소곤거렸다.
“어차피 남의집에서 구걸 잠을 자야 할 텐데, 우리가 재워 드리고 말지 이 밤에 어디로 내보내요.
하룻밤만 봐 줘요.”

왕사탕 몇 개 먹은 대가치고는 참으로 혹독하였다.
내 방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아버지와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한 방에서 자야 했다.
내 방의 아주머니도 우리 식구들만큼이나 밤새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쉼 없이 기침을 해 대었다.
어머니도 잠 못 들고 있었는지 중얼거렸다.
“해소를 앓으시나 보네. 저 몸을 해 가지고는 먹고 살아 보겠다고….”

코를 골던 아버지는 코 고는 소리를 잠깐 멈추고서는, “환장하겠네” 한 뒤에 다시 코를 골았다.
나는 결국 잠이 들기는 했나 보다. 문득문득 깨었는데 그때마다 아주머니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내가 깨어났을 때 아주머니는 없었다. 아주머니랑 아침밥까지 함께 먹어야 하는가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었다.

동생들이 빨고 있는 왕사탕을 비롯해서, 어머니가 아주머니에게 쌀 주고 산 것들의 일부를 아버지가 알아보았다.
아버지는 화가 나서 어머니를 닦아세웠다.
어머니가 말했다. “사기는 누가 샀다고 그래요. 방물장수 아줌마가 방값으로 주고 간 거예요.
요새 세상에 누가 돈도 안 받고 밥 주고 재워 주고 그래요.”
 “당신은 자주 그러잖아. 당신이 쌀 퍼 준 게 한두 번이야?”
 “당신한테 그만큼 혼났는데 내가 또 그러겠어요.”
 “그래도 이상해. 방물장수가 그거 조금 팔아 가지구 뭐가 남는다고 이렇게 많이 주고 가?”
 “악착같이 받아 냈죠.”

그것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어 본 어머니의 거짓말이었다.
<출처/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