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애청곡
[배따라기 토크송] "가을 이야기" (1990) - 배따라기 낭송
잠용(潛蓉)
2021. 7. 4. 18:46
[토크송] "가을 이야기" (1990)
작사 작곡 이혜민/ 낭송 배따라기
제가 그녀에 관한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요?
햇살 같이 가벼운 웃음으로 옅은 눈가엔
장난기만 가득했던 연인을
이른 가을날 언덕에 피어난 가냘픈 코스모스처럼
해맑은 그 모습은 먼 발치에서라도
아련한 슬픔을 저에게 보냈죠
그녀는 늘 어색한 표정의 제 모습을 보고
'미운 오리새끼'라고 놀리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곤 했답니다
해맑은 그녀의 뒷 모습에
쓸쓸한 그림자를 보면
저는 먼 옛날에 풋풋한 추억을
떠올리곤 했답니다
제가 그녀를 언제 만났을까요?
아마 그 애를 처음 만난 것은
빨간 단풍잎이 쓸쓸한 공원 가에
하나 둘씩 쌓여가던 그해 가을이였죠
진한 커피의 쓸쓸한 향기처럼
외로운 둘이는 짧고 긴 그 가을 속을
동행했답니다
그리고 어렴풋한 꿈속 같은
가을나그네처럼
낙엽 속에서 잠이 들었답니다
그녀와 제가 짧은 가을 잠에서
깨어난 것이 언제였을까요?
또다시 숨막힐듯한 외로움과
쌩쌩 이는 추위가 더해가는
그해 겨울이였답니다
거리는 꽁꽁 얼어 텅빈 가을의 추억마저
하얀 눈 속에 덮여버렸답니다
이제 단 한번 그녀를 만날 수만 있다면
차갑고 메마른 겨울하늘 위로 흩어진
낯설은 얼굴의 타인이 되었지만
어두운 내 마음 속
가득히 무지개처럼 다가왔던 연인이였기에
나의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이 새로운
이제는 가나 봅니다
배따라기 - 토크송 가을 이야기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