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애청곡

[배따라기 토크송] "빛바랜 양철지붕" (1986) - 배따라기 낭송

잠용(潛蓉) 2021. 7. 8. 08:39

"빛바랜 양철지붕" (1986)

작사 작곡 이혜민/ 노래 배따라기

(배경음악/ 해바라기 꽃송이)   

(앨범/ 1986년 아세아레코드 발매 ALS-1329)
(타이틀/ 배따라기 토크송)


저는 매일밤 꿈을 꾼답니다.
제 꿈 속의 주인공은 언제나 슬픈 소녀죠


바람부는 언덕에 홀로 앉아 빗물에 바랜 양철지붕의 교회당과
멀숙히 키큰 겨울 해바라기만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소녀였죠

 

그녀는 언제나 제 마음 속의 조그마한 창에서 살고있던 소녀였죠

마치 연약한 사슴처럼 항상 제 곁에 있으면서도 서로가 그리워했죠

 

슬픈 소녀는 늘 빨간 스웨터만 입고 있어
저는 그녀를 이따금 스케치할 수가 있었죠

 

언덕 위에 또다시 바람이 불고

창백한 가을이 울고 지나가는 걸 느끼며 

아주 오래 전에 시간이 멈춘 후 누군가가 우리들의 창을 넘볼까

빨갛게 빛바랜 양철지붕의 조그만 집과

멀숙히 키큰 겨울 해바라기만이


거리에 던져진 가엾은 여인처럼

언덕 위에 덩그러니 남겨둔채

그녀와 저는 짙은 색연필로 소중한 창을 가리웠죠

 

노을과 햇볕이 들어오고

눈송이와 빗줄기를 맞이하는 창...


먼 간이역 기차소리를 그릴 수 있는 내 마음의 외로운 창을 
그녀도 사랑했죠...

그 슬픈 소녀는 사랑스러운 여자였죠

 

제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제가 만났던 또 한 사람의 소중한 연인이였죠


비록 짧았던 꿈 속의 이야기지만

촉수 낮은 불빛 아래서 오늘밤도
저는 누군가에게 나즉히 얘기하겠죠...

 

배따라기 빛바랜 양철지붕(Talk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