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여래행적송 본송
(1) 우리 사는 사바세계 이 가운데에 삼천대천 많고 많은 나라 있으며
삼천대천 낱낱의 나라마다에 제각기 하나의 수미산 있네.
(2) 곁에는 일곱 산이 둘러 있는데 모두 다 칠보로 이루어졌고
그 가운데 각기 향수 바다 있어서 뭇 꽃들이 그 속에 가득하도다.
(3) 다음에는 짠물의 바다 있으니 사갈라 용왕이 그 주인이 되고
바다 속에 네 개의 큰 섬 있어서 사륜왕이 큰 섬들을 다스리도다.
(4) 섬 밖에는 철위산이 둘러 있으며 그 밑의 바깥에는 지옥들 있어
해와 달과 셀 수 없는 별자리들이 수미산을 휘감아 돌아가도다.
(5) 사천왕은 수미산의 가운데 있고 도리천은 꼭대기에 살고 있으며
야마 도솔 화락천과 타화자재천
(6) 이 네 하늘 허공 속에 머물고 있어 수명 복덕 앞보다도 배가 되는데
이와 같은 여섯 개의 하늘 세상을 모두 욕계 하늘이라 이름하도다.
(7) 사선정의 열여덟 하늘 세계는 욕계의 거친 번뇌 여의었으나
물질의 얽힘 아직 벗지 못하니 그 세계를 색계라 이름하도다.
(8) 색계 위의 사공처의 하늘 있으니 선정락이 사선천을 뛰어넘는데
물질의 얽매임은 벗어났으나 수상행식 네 쌓임의 얽힘 있으니
그 세계를 무색계라 이름하도다.
(9) 중생세계 모두어서 삼계라 하고 나누어서 스물 다섯 존재라 하며
이것이 한 나라의 분량이 되니 한 부처님 교화하는 바가 되도다.
(10) 이와 같은 나라 수가 천에 이르면 하나의 소천계라 이름 부르고
소천계의 숫자가 천에 이르면 하나의 중천계라 이름 부르며
(11) 중천계의 숫자가 천에 이르면 대천계의 세계라 이름 부르니
이와 같은 삼천의 나라마다에 제각기 철위산이 감싸고 있네.
(12) 이와 같이 많고 많은 모든 국토들 지륜 위에 바둑판처럼 펼쳤고
그 아래는 금륜과 수륜 풍륜의 세 바퀴가 차례로 받치고 있네.
(13) 세계가 바야흐로 이루어질 때 대범천왕 맨 처음 일으켜졌고
범보천과 범중천 등 색계 하늘과 욕계천과 사공천이 이루어졌고
한량 없는 유정세간 기세간들 인연따라 차례로 이루어졌네.
(14) 아래 세계 크나큰 풍륜이 이니 그 분량이 삼천대천세계에 같고
솟구쳐 펼쳐지고 곁으로 펼침 소반과 서까래의 모습 같아라.
(15) 광음천의 넓고 넓게 구름 펼쳐서 크나큰 풍륜 위를 두루 덮으며
큰 수레 축같은 비 쏟아 부으니 물이 깊어 밑바닥 잴 수 없도다.
(16) 물에 바람 치니 위는 금륜 이루고 그 나머지 아래는 수륜이 되며
허공에서 거듭 다시 비를 내리니 금륜 위에 큰 물이 가득하도다.
(17) 바람 부니 크나큰 땅 이루어지고 수미산과 수미산 곁의 뭇 산들
네 개의 큰 섬들과 강과 바다가 예처럼 모두 이루어 세워졌네.
(18) 이선천에 태어난 복 다한 자들은 승금주에 내려와 태어나나니
몸은 크고 목숨은 한량 없으며 허공 날며 몸의 빛은 멀리 비치네.
(19) 먹는 것은 땅에서 난 맛들과 떡 숲에 얽힌 등줄기와 좁쌀들인데
이 모든 뛰어난 좋은 맛들도 탐욕스리 먹음 따라 곧 없어졌네.
(20) 다음에 향기로운 벼 생겨나자 사람들이 또한 다퉈 뺏어 먹으니
몸의 빛은 사라지고 신통 없어져 남녀의 생식기관 나뉘어 생겼네.
(21) 옛날부터 익혀온 버릇 때문에 서로 사귀어 깨끗치 않음 행하니
이로부터 자손이 늘게 되었고 사람들이 넉넉하게 번성하였네.
(22) 점점 삿되 착하지 않음 행하니 죽어서 삼악도를 가득 채우고
악 두려워해 여러 가지 착함 닦으면 삼주와 육욕천에 태어나도다.
(23) 오취의 유정들과 기세간이 여기에서 갖추어 지어졌으니
스무번의 늘고 주는 겁을 머물고 다음에 괴겁의 일 일어나도다.
(24) 맨 끝의 무간지옥으로부터 맨 뒤의 타화자재천 이르기까지
유정이 차례로 세계 버리니 기세계는 이미 다 모두 비었네.
(25) 그 때에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 바다물은 마르고 산과 돌 녹고
큰 땅마저 활활 모두 불타니 삼천대천세계가 다 재가 되도다
(26) 타는 불꽃 초선천에서 솟구쳐 세 하늘에 차제로 솟아 올라와
이선천 한복판까지 이르니 텅빈 아래 마치 검은 구멍 같아라
(27) 성겁과 주겁, 괴겁, 그리고 공겁 대략의 모습 이미 이와 같은데
성.주.괴.공 이 네 가지 겁 가운데에 여든 번의 늘고 주는 겁이 있도다.
(28) 이 모습이 한번의 불의 겁이니 일곱 번 화재 있고 한 수재가 나
일곱 번의 수재 겪고 다시 일곱 번 화재 난 뒤 한 번의 풍재가 나네
(29) 불의 재난 땅으로부터 일어나 무너뜨림이 초선천까지 이르고
물의 재난 이선천에서 일어나 소금 녹이듯 기세간 무너뜨리네.
(30) 바람 재난 삼선천에서 일어나 무너뜨림이 뼈마디 말림 같으며
사선천엔 바깥의 재앙이 없어 하늘궁과 함께 나고 사라지도다.
(31) 불의 겁엔 이뤄지고 무너뜨림이 매우 자주 일어나 반복되지만
물의 겁과 그 다음 바람의 겁엔 재앙의 일어남이 크고 드무니
무너지고 나서는 다시 일어나 돌고 돌아 끝마칠 때가 없도다.
(32) 바람 재앙 그 겁수가 백번이 되면 한 아승지 겁이라 이름 부르니
이와 같이 한량 없는 겁 가운데 부처님이 세상 오심 매우 드무네.
(33)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면 반드시 염부주에 내려 오시니
만억의 염부주 그 가운데에 제각기 한 부처님 나오시도다.
(34) 위없는 도 이루고 법륜 굴리며 열반에 들어가심 모두 한 때니
이와 같은 천백억 변화의 몸은 노사나 부처님이 본신이시네
(35) 비유하면 깨끗하고 둥근 보름달 널리 온갖 물 가운데 다 나타남에
그림자의 모습 비록 한량 없으나 본래 달은 일찍이 둘 아님 같아라.
(36) 우리 사는 여기 이 곳 염부제 속에 나라 있어 가비라라 이름했나니
나라 왕의 그 이름은 정반이시오 왕의 부인 마야라 부르셨도다.
(37) 중국 땅 주나라의 소왕 계축년 칠월 십오일 밤 마야 부인이
상서로운 태몽을 느껴 꾸시니 한 보살이 코끼리 타고 품에 들었네.
(38) 마야 부인 이윽고 태기 있으니 그 뒤로는 하늘 공양 받아 드시고
사람 세상 여러 가지 뛰어난 맛들 거듭 다시 혀와 입술 대지 않았네.
(39) 마야 부인 태몽 꾸신 그 이듬해인 갑인년 사월이라 초파일 날에
오른쪽 옆구리로 아이 낳으니 단정하고 잘 생긴 남자였었네.
(40) 태어날 때 신령하고 상서로운 일 갖추어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니
하늘은 꽃비 내려 땅에 뿌리고 아홉 용은 물을 뿜어 몸을 씻겼네.
(41) 태어나자 연꽃이 발을 받치니 사방으로 각기 일곱 걸음을 걷고
두 손으로 하늘과 땅 가리키시며 사자 같은 외침으로 말씀하셨네.
(42) 하늘 위나 하늘 아래 모든 곳에서 오직 나 하나만이 홀로 높도다.
어버이가 이를 모두 이상히 여겨 이 아이를 싣달타라 이름했도다.
(43) 관상가를 모두 불러 점치게 하니 관상가들 아이 얼굴 살피고 나선
태자 나이 열 아홉 살 오르게 되면 전륜왕이 꼭 되리라 아뢰었도다.
(44) 만약 곧 태자께서 출가한다면 일체지를 얻으리라 말씀 드리니
향산의 선인 있어 절을 올린 뒤 스스로 슬퍼하여 눈물 흘렸네.
(45) 태자가 태어난 지 이레날 만에 어머니는 돌아가셔 도리에 나니
이모이신 마하파사파제 부인이 젖 먹여 길러 노고 잊으시었네.
(46) 일곱 살에 지혜가 남들을 넘고 뭇 기예에 통달하지 못함 없으며
열 살 되자 힘을 당할 이가 없으사 코끼리를 내던지며 활을 잘 쐈네.
(47) 태자 나이 열일곱 살이 되시자 부왕은 태자비를 맞고자 하여
석가족의 처녀들을 널리 모으사 만 사람을 가리어 한 사람 뽑았네
(48) 뽑힌 처녀 아쇼다라라 이름하니 단정한 모습 짝할 이 없었네.
태자 비록 아쇼다라 받아들이나 세속에서 사실 마음 전혀 없었네.
(49) 하루는 부왕에게 말씀드리고 태자가 네 성문 밖 둘러 살피다
인생의 네 모습을 보시었으니 나고 늙고 병들어 죽음이어라.
(50) 태자가 이를 보고 궁에 돌아와 슬픈 마음 품고서 기꺼워 않자
부왕은 이를 크게 이상히 여겨 근심하는 아들 마음 풀고자 했네.
(51) 그리하여 즐거운 일 지어 보이나 태자 끝내 첫 마음 바꾸지 않고
다만 어서 스스로 출가하여서 네 가지 근심 떠날 것만 생각하였네.
(52) 부왕께 은근하게 말씀드리어 나의 출가 들어주십사 원하니
왕은 그 말 듣고 슬피 눈물 흘리며 그런 마음 마땅히 쉬라 말씀하셨네.
(53) 이 걱정 옛부터 면하기 어려운데 너만 홀로 어찌 미리 걱정하는가.
만약 능히 뒤 이을 이라도 있으면 내 마땅히 너의 원을 따라주리라.
(54) 태자는 아버지의 말씀 따라서 아쇼다라 부인의 배 가리키시며
이 뒤로 6년이 지나게 되면 꼭 아들을 낳으리라 말씀드렸네.
(55) 부왕은 이같은 말 믿지 못하고 머물러 두지도 못할 것 알고서
사방을 늘 병사에게 지키게 하고 부인 또한 잠깐도 곁 뜨지 않았네.
(56) 임신년 2월8일 한밤이 되어 사람들이 고요히 자고 있을 때
태자는 마부 차익에게 명하여 건척이라는 말 데려 오게 하였네.
(57) 사천왕은 말의 발을 받쳐올리고 제석 범천 깃발과 일산을 잡아
태자를 호위하여 북문 나선 뒤 모든 하늘 홀연히 사라졌도다.
(58) 가고 나서 3유순 쯤에 이르러 한가한 숲 속에서 몸을 쉬면서
차익에게 쓰던 관과 목걸이 맡겨 부왕이 계신 곳에 돌려보냈네.
(59) 칼로서 머리털과 수염을 깍고 곧바로 이와 같은 원을 발하되
있는 바 모든 중생 나와 똑같이 번뇌 없애지이다 라고 하였네.
(60) 사냥꾼이 사냥하는 곳에 이르러 보배옷을 삼베옷과 바꿔 입고서
여러 선인 있는 곳에 두루 나아가 수도하는 법을 널리 물어 보았네.
(61) 그들의 법 다 해탈의 도가 아니니 그들을 조복한 뒤 버리고 떠나
마침내 니련선하 곁에 이르러 홀로 앉아 그 생각 고요히 했네.
(62) 정반왕은 소식 듣고 더욱 걱정해 다섯 명의 시자를 가려 보내니
하루에 한 알의 삼씨를 먹고 이레에 보리 한 톨 먹고 지냈네.
(63) 세 사람은 괴로움 참지 못하여 버리고 곧 다른 곳으로 떠나가고
두 사람은 좌우에서 태자 모시어 6년 동안 마음 바꾸지 않았도다.
(64) 태자는 이와 같이 생각했어라. 내 이제 괴로운 행 참고 행함에
여읜 모습 메마른 나무와 같고 목숨줄은 거의 끊어지려 하도다.
(65) 스스로 굶음 참된 도가 아니며 나와 남에 모두 이익됨이 없으니
내 마땅히 음식을 받아 먹은 뒤 바야흐로 위 없는 붓다 이루리.
(66) 가까이에 소치는 여인이 있어 우유죽을 보살에게 받쳐 드리고
보살이 우유죽을 받아 드시자 두 사람도 또한 놀라 떠나갔도다.
(67) 보살은 계미년 2월 8일에 보리 나무 아래로 홀로 나아가
마군을 항복받아 정각 이루고 한량 없는 공덕을 모두 갖췄네.
(68) 그 때 세존 이와 같이 생각했도다. 내가 지금 얻은 바 미묘한 법을
마땅히 널리 펴 연설하여서 온갖 중생 이익 주고 기쁨 주리라.
(69) 맨 처음 적멸장에 앉아 계심에 시방의 현성들이 모여 드시니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과 같으신 법신의 여러 크신 보살이어라
(70) 그리고 여러 용과 하늘신들이 두 손 잡아 그림자와 메아리 되니
부처님은 노사나의 몸을 나투어 화엄경의 높은 진리 단박 설했네.
(71) 이 법은 말과 생각 모두 끊기어 모습 없는 법계로써 바탕 삼으니
한 티끌이 시방 세계 모두 머금고 한 찰나가 삼세를 두루 거두네.
(72) 하나와 여럿은 곧 둘이 없으며 마음 부처 중생의 세 법 차별 없으니
청정하고 미묘한 여래의 법신 고요하여 온갖 것에 널리 응하네.
(73) 진리의 마음 처음 낼 때가 곧 바로 바른 깨침을 이룸이지만
또한 다시 여러 보살들로 하여금 오위법을 제각기 말하게 하네.
(74) 또한 다시 선재라는 동자가 있어 여러 선지식들을 두루 찾으니
선재의 물음 따라 선지식들은 갖가지 법 대답하여 보여주시네.
(75) 이와 같이 원만한 여래 가르침 큰 산 같은 근기라야 감당하나니
적은 기틀 그 자리에 비록 있어도 귀머거리와 같고 벙어리 같네
(76) 비유하면 집 잃은 아들 같나니 어느날 아버지 계신 집에 이르러
아버지의 위세가 높음을 보고 크게 놀라 그 아들은 달아나 가네.
(77) 부처님은 곧 이같이 생각했도다. 만약 내가 불승만을 찬탄한다면
중생이 그 법 믿어 받지 못하고 법 깨뜨려 악도에 떨어지리라.
(78) 그러므로 차라리 법 설하지 않고 열반에 어서 빨리 들어가리라.
그러나 지난 세상 부처님들이 행하신 방편의 힘 생각하셨네.
(79) 내가 이제 얻은 바 깨달음 또한 마땅히 삼승 열어 설하리로다.
이 때에 한량 없는 부처님들이 다 나타나 거룩하다 찬탄하셨네.
(80) 과거 여러 부처님 행한 바처럼 여러 가지 방편의 일 베풀기 위해
노사나의 진귀한 옷 벗어버리고 장육신의 때묻은 옷 입으셨도다.
(81) 적멸도량 움직이지 아니하시고 여래께선 녹야원에 걸어가시사
맨 먼저 앞의 다섯 사람 위하여 사제의 법바퀴를 굴리셨어라.
(82) 다섯 사람 법을 듣고 깨침 이루어 세상에 삼보 이름 생기게 되니
처음 설법해서부터 십이년 동안 네 가지 아함경을 말씀하셨네.
(83) 근기 다른 삼승의 사람들 있어 수행을 의지하여 도를 얻음에
이 가르침 반자교로 이름하나니 노란 잎이 울음 멎게 함일 뿐이네.
(84) 아버지가 방편 세워 아들 데려와 똥거름을 치도록 함과 같으니
그 아들은 하루 품삯 겨우 얻어도 스스로 만족하여 불평이 없네.
(85) 화엄경와 방편으로 설한 아함경 한 때라서 앞도 없고 뒤도 없으나
작은 근기 장육신의 부처님께서 아함경만 설하신 것으로 보네.
(86) 큰 근기는 노사나 부처님께서 언제나 화엄경을 설함 보나니
한 부처님 한 소리로 설법하지만 근기 따라 보는 바가 같지 않아라.
(87) 비유하면 물이 다만 한 물이지만 네 부류 보는 바가 각기 다르며
오방천황 한 구슬을 바라볼 때에 각기 다른 빛으로 봄과도 같네.
(88) 부처님은 근기 무딘 여러 사람이 소승의 삼장법을 탐착하여서
소승을 구경 삼아 대승의 마음 기꺼이 내지 못함 슬피 여기네.
(89) 소승을 대승법에 끌어 들이려 팔년간 방등경을 말씀하시사
치우침을 꾸짖고 두렷함 펴며 소승을 물리치고 대승 기렸네.
(90) 타버린 싹 같고 썪은 씨 같은 이승의 사람들을 꾸짖으시되
이들은 부처 씨앗 끊는 자이라 부처님도 교화하기 어렵다 하네.
(91) 이승은 부처님의 이 말씀 듣고 대천세계 움직일 듯 슬피 울고서
마음 돌려 소승법을 부끄러 하고 대승의 법 사모할 뜻 내게 되었네.
(92) 비록 아들 아버지를 두려워 않고 대문을 마음대로 드나들지만
여전히 천한 나그네라 여기며 초가집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네.
(93) 방등경 다음으로 이십이년간 여러 부의 반야경을 설하셨으니
여러 가지 법은 다 청정하여서 색과 공이 서로서로 걸림 없도다.
(94) 부처님의 법을 설해 중생 건지나 듣는 이와 설하는 이가 없으며
보살이 육바라밀 행함 속에도 행하는 모습 제도받는 모습이 없네.
(95) 빛깔과 소리로써 붓다를 구하면 이는 매우 삿되고 뒤바뀐 자요
법을 살펴 너와 나의 모습 여의면 참다운 불자라고 이름하도다.
(96) 부처님이 이같은 뜻 말씀하시고 더욱 다시 수보리와 사리불더러
여러 보살들을 가르치게 하시사 법보장을 모두 다 알게 하셨네.
(97) 보살들이 이 법을 받아 듣고서 밤낮으로 부지런히 정진해가면
뭇 부처님께 성불의 언약을 받고 마땅히 위없는 도를 이루리.
(98) 수보리와 사리불 그 두 사람이 비록 남을 위하여 설하였으나
자신들의 분수가 아니라 여겨 바라 취하려는 생각 길이 없었네.
(99) 마치 아들 아버지의 분부 받들어 모든 보배 창고를 관장하지만
아직껏 낮은 마음 버리지 못해 한 술 밥 먹을 마음 못 품음 같네.
(100) 부처님은 중생 근기가 이미 익어 등창이 곧 터지려 함과 같아서
오래도록 침묵해온 근본의 뜻을 바로 드날려 펴실 때임 아셨네.
(101) 그런 다음 영취산에 이르시어서 삼주로 법화경을 연설하시니
방편 열어 실상 드러내 보이시고 삼승 모아 일승으로 돌이키셨네.
(102) 모든 법은 본래로 적멸하여서 세간 모습 언제나 머물러 있으니
용녀가 단박 붓다를 이뤄 마치고 성문은 부처님의 언약을 받네.
(103) 하늘 사람 그리고 아귀와 축생 나아가서 날아가는 벌레들까지
마음 있는 온갖 중생 그 모든 것들은 하나라도 성불하지 못할 이 없네.
(104) 그러므로 부처님의 지견 오롯이 중생 마음 속에 있음 알아야 하니
불지견을 열고 깨쳐 들게 한다면 일대사가 두렷이 이루어지리.
(105) 아버지가 아들 마음 커짐 알고서 왕과 친척 모이도록 명령하시어
집안 보물 모두 다 부쳐 주시니 서로 대해 한 가지로 기뻐하도다.
(106) 적문의 일 설하시어 두루 하시고 본지의 긴 수명 드러내시려
본지의 권속들을 불러 모으사 일찍이 말 안했던 것 말씀하셨네.
(107) 부처님이 성불하여 지내온 세월 한량 없는 아승지의 멀고 오랜 겁
티끌 수 세계 속의 티끌수라도 그 겁은 이 숫자를 훨씬 지나리.
(108) 일생보처 거룩한 보살이라도 오히려 겁의 끝을 다 알 수 없는데
하물며 그 나머지의 여러 보살이 어떻게 조금이라도 알 수 있으리.
(109) 비록 열반 드신다고 말한다 해도 이것 또한 실로 열반 듦이 아니니
미친 자식 다스려 구하기 위해 의사가 다른 나라 떠남과 같네.
(110) 부처님께서 수명을 말씀하실 때 이익 얻은 이들은 셀 수 없었으니
여덟 세계 티끌 수 많은 대중이 모두 다 보리 마음 일으켰도다.
(111) 다시 여러 보살들 도를 늘리고 나고 죽음 덜어냄이 매우 많아서
세 가지 현인 지위 얻기도 하고 열 가지 성인 자리 오르시도다.
(112) 또한 금강의 마음에 들기도 하고 큰 깨달음의 자리에 가까이 가서
이와 같이 빼어난 이익 얻은 이 대천 세계 국토의 티끌 수 같네.
(113) 이와 같이 두렷하고 미묘한 법을 오랫동안 침묵하여 말씀 않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열어 펼치니 왕이 상투 속 구슬을 풀어줌 같네
(114) 이 경을 원만함 속 원만함이며 또한 왕 가운데 왕이라 말하고
제호의 가장 으뜸가는 맛이며 병을 잘 낫는 좋은 약이라 하네.
(115) 한 생각이라도 따라 기뻐하는 이 그 복은 이루 한정할 수 없으니
부처님이 이 경을 말씀하신 때 인간 세상 세월로 여덟 해라네.
(116) 교화의 인연 이미 마쳐 다하여 열반에 드실 때가 이르렀나니
여래께서 열반 드신 마지막 해는 임신년 이월 십오일이었네.
(117) 여래께선 곧 구시나가라성에 있는 두 그루 사라 나무 사이로 가사
정성스레 대중 가르쳐 말씀하셨네 내 이제 곧 열반에 들어가리라.
(118) 가르침에 의심하는 바가 있는 자 마땅히 와 의심하는 뜻을 물으라
분부 듣고 다투어 와 여쭈어보니 낱낱이 물음 따라 답해 주시네.
(119) 한량 없는 온갖 하늘 사람 대중이 다투어 마지막 공양 올리려 하니
다른 이 다 잠자코 허락치 않고 순타의 공양만을 받아 드셨네.
(120) 부처님은 말법의 여러 중생이 부처님의 법에 대해 단견 일으켜
지혜의 수명 일찍 없애버리며 또한 법신 잃을까 걱정하셨네.
(121) 그러므로 다시 세 가지 방편 베풀어 원만하고 참된 일승 붙들었나니
온갖 이께 붓다의 성품이 있고 온갖 법은 언제나 머무르도다.
(122) 열반회상 이마 넓은 소백정 또한 땅에 선 채로 단박 부처 이루고
오역죄를 저지른 아사세왕도 죄를 없애 묘한 깨침 이루었도다.
(123) 죄와 복 본래 평등한 이 법이 바로 니르바나의 법인 줄 알아야 하니
만약 단박 현세에서 성불하려면 마땅히 이 같은 법 배워야 하리.
(124) 부처님이 이 경을 설해 다하고 일대에 해야 할 일 모두 마친 뒤
문수사리 보살에게 법을 부치고 동을 등져 오른 옆구리로 누우셨네.
(125) 편안하게 열반에 들어가심에 섶이 다해 불이 꺼진 것과 같으니
세상에 머무심은 칠십구세요 법회를 열어주심 삼백여회네.
(126) 응하신 몸 비록 열반 보이더라도 참된 몸은 본래 항상 머무르나니
한낮 되어 달이 떨어진다고 해도 외로운 빛 옛 길 밟아 돌아감 같네.
(127) 이 때 바로 크나큰 땅 흔들리고 모든 하늘 향그런 꽃 뿌려 내리니
거기 모은 온갖 모든 사부대중은 넋을 잃고 모두 땅에 쓰러졌도다.
(128) 마야부인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부처님의 금관 보고 슬피 우시니
부처님이 관 속에서 일어나시어 게를 설해 어머님을 위로하셨네.
(129) 구시나가라성의 여러 사람들 부처님의 관을 옮겨 성에 들려고
힘센 이 열여섯 명 관 들었으나 그 관은 조금도 움쩍 않았네.
(130) 관이 절로 들려져 공중에 올라 성의 네 문 걸림없이 드나들다가
일곱 번 성을 돌고 땅에 내리니 대중은 슬픔 기쁨 엇갈리었네.
(131) 가섭 존자 다른 나라에 가 계시다 뒤늦게 열반 알고 서둘러 와서
뵙고자 간절하게 세 번 청하니 부처님은 잠시 두 발 보여주셨네.
(132) 부처님의 몸을 다비하려 할 때에 세 번 불을 붙였으나 바로 꺼지고
여래께서 성취한 삼매의 불이 가슴에서 솟아나 저절로 탔네.
(133)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는 그 숫자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하늘과 용 인간 세계의 왕들이 다투어 나누어서 탑을 세웠네.
(134) 뒷 날에 아쇼카란 왕이 있어서 사리를 나누어서 금탑 세움에
세운 탑의 숫자 팔만 사천이 되니 한 천하에 널리 두루 안치되었네.
(135) 존자이신 마하 카아샤파께서 부처님이 승가리를 이어 받으사
지금 계족산 속에 들어가시어 다음 세상 미륵불을 기다리도다.
(136) 부처님의 시자이신 경희존자는 부처님의 법보장을 받아지니어
일천의 아라한과 함께 결집해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전했네.
(137) 이어서 스물 한 분 높은 성인과 나머지 여러 아라한들이 있어
논을 지속 그 뜻을 자세히 풀어 더욱 굴려 가르침을 널리 폈도다.
(138) 불법이 인도 땅에서 행하여온 지 일천 년 남짓이 지난 뒤에야
동으로 흘러서 중국에 이르니 그 때는 곧 후한의 명제 때였네.
(139) 불경을 가져온 이 그 누구인가 가섭마등 축법란 두 스님이니
임금과 신하 선비와 여러 백성들 모두 믿고 받들어 받아 행했네.
(140) 그로 인해 처음으로 백마사 세워 사리와 경과 불상 안치했으니
중국 땅에 많은 탑과 여러 절들이 이로 말미암아 처음 일어났도다.
(141) 이 때에 이 곳 중국 땅에서는 도교법이 널리 일어나 퍼졌으니
절 세운다는 말 듣고 오악 도사인 육백구십 사람들 모여들었네.
(142) 함께 의논하여 이렇게 소를 올렸네. 인도 신의 가르침 믿지 마소서
성상께서 만약 이 법 믿으신다면 중국 풍속 삿됨에 돌아가리라.
(143) 저 법과 이 법의 참됨과 거짓 원하오니 불로써 시험하소서.
명제가 곧 그 말을 받아들여서 백마사에 모이라 명령하였네.
(144) 그 때에 오악의 도사 무리들 제각기 도교의 경전 가져와
두 단에 나누어서 안치해놓고 몸가짐 매우 엄숙하고 깨끗이 했네.
(145) 사리와 경전과 부처님 상은 따로 도경의 서쪽에 안치해놓고
도사 무리 이름난 향을 사르며 단을 둘러싸 돌며 울며 말했네.
(146) 우리 도가 일어나고 가라앉음이 다만 오늘에 달려 있사옵니다.
하늘 향해 바라는 뜻 고해 말하고 곧바로 불을 놓아 태워버렸네.
(147) 도경은 불에 타서 재가 됐으나 불경은 온전하게 타지 않았고
사리는 곧장 바로 허공에 올라 다섯 빛깔 환히 밝은 빛을 놓았네.
(148) 비추는 빛 밝은 햇빛 가려버리고 고리처럼 돌아 일산 덮은 듯하니
가섭마등 허공 위에 솟구쳐 올라 여러 가지 신통 변화 널리 나퉜네.
(149) 크나큰 범천의 소리를 내서 붓다의 공덕 바다 찬탄하시고
또한 다시 출가의 공덕 설하여 뭇 착함 속에 으뜸이라 하였네.
(150) 여러 대중 말씀 듣고 크게 기뻐해 뭇 의심 또한 모두 쉬어버렸네.
그 때 여러 대신과 높고 낮은 이 여러 선비 여인들의 많은 무리 중
(151) 일천 삼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 한 때에 모두 같이 출가하였고
그 여러 도사의 무리들까지 출가함에 순히 따름 보여주었네.
(152) 한조에서 당조에 이르기까지 패엽경이 많이 여기 전하여 오니
번역하여 가죽 꾸러미를 이룸이 그 숫자 육천여 축이나 되었네.
(153) 역대의 여러 많은 제왕들과 신하의 무리들이 한 마음으로
불법을 크게 널리 드날려 펴니 나라는 태평하고 몸 안온했네.
(154) 불법 헐고 비방하는 자가 있으면 현세에 바로 재앙 불러들이고
뒷 세상 받는 고통 또한 크리니 뉘우친들 어떻게 미칠 것인가
(155) 불법이 이 세간에 머물게 됨이 그 세월 일만이천 년이 되는데
정법 상법 제각기 천년씩이고 말법은 일만년의 긴 세월 되리.
(156) 이 가운데 다섯 굳셈의 때가 나뉘어 제각기 오백 년을 지나게 되니
근기가 차츰 변해 옮김에 따라 법도 또한 따라 줄고 사라지도다.
(157) 첫째 때는 해탈이 굳센 때이니 이 때의 사람들 근기 날카로워
정법 만나 도를 얻음 매우 쉬우니 부처님이 계신 때와 다름 없도다.
(158) 둘째 때는 선정이 굳센 때이니 사람들의 근기가 조금 낮아져
오래도록 선나를 닦아 익혀야 세 가지 밝은 지혜 얻게 되도다.
(159) 셋째 때는 많이 들음 굳센 때이니 뜻과 마음 점차 어둡고 무디어져
비록 법을 많이 들어 지닌다 해도 지혜로 가려 앎에 밝지 못하네.
(160) 넷째 대는 탑사 세움 굳센 때이니 사람들은 다투어 불탑 세우고
곳곳마다 도량을 건설하지만 깨닫는 이 만사람중 하나 뿐이리.
(161) 다섯째 때 다툼이 굳센 때이니 다만 여러 법에 대해 논쟁만 할 뿐
그윽하고 깊은 뜻 알지 못하고 교만하여 남의 종지 비방만 하네.
(162) 맨 뒤의 오백 년 때라 하여도 또한 닦아 깨치는 이가 있지만
그 뒤로 만년 세월 이르기까지 많은 이가 닦지만 얻는 이 없네.
(163) 이 때에 태어나는 여러 사람은 복이 엷고 장애가 짙고 두터워
착하지 않은 일만 많이 행하니 죽어서는 악도에 떨어지리라.
(164) 비록 가르침에 의지하는 사람도 그 마음은 이양을 탐착하여서
일찍이 한 생각의 믿음 없거니 법이 어찌 그의 마음 물들일건가.
(165) 비유하면 사자의 몸 속 벌레가 스스로 사자살을 먹음 같나니
법 가운데 사람도 또한 그러해 법 의지해 도리어 법을 깨도다.
(166) 또한 다시 하늘의 마왕이 있어 부처님의 제자 모습 꾸며 지어서
기이함 보여 대중 미혹시키며 부처님을 헐고 마의 법을 기리네.
(167) 부처님 법 그의 마음 거슬리므로 마치 헌신 버리듯 던져버리고
마의 법이 자신의 뜻에 맞음에 목마를 때 물 마시듯 이를 따르네.
(168) 부처님이 열반 든 뒤 칠천 년 되면 사람 목숨 서른밖에 되지 않으니
이로부터 목숨 열 살 되는 때까지 세 가지 재난 차제로 일어나도다.
(169) 기근겁엔 여러 곡식 없어지나니 어디에서 좋은 맛을 얻게 될건가.
사람들은 오직 뻐만 달여 마시니 굶주리고 바짝 말라 죽는 이 많네.
(170) 질병겁엔 사람 아닌 것들 성하여 활활 타는 불꽃처럼 독을 토하니
독에 맞는 이들은 목숨을 잃어 주검이 온 세상에 가득하리라.
(171) 도병겁엔 사람들 성냄이 많아 손에 쥐는 대로 모두 칼을 이루며
아비 자식 마저도 서로 죽이어 온 세상에 사람 거의 없어지도다.
(172) 경전과 불상 비록 세상 있으나 한 사람도 우러러 받드는 이 없고
비구들은 속된 행만 자주 지으며 성현 또한 나타나지 아니하도다.
(173) 그 때 불상 스스로 무너져 버리고 경전 다해 용궁으로 돌아가지만
오직 아미타 부처님 법이 있어서 백년간 이 세상에 머물게 되리.
(174) 모든 인연 있는 중생 이끌어주사 극락세계 모두 태어나게 하시니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의 서원 가장 깊고 간절함을 이로써 알라.
(175) 아, 애달프다 우리들 모든 중생은 비롯없는 업의 장애 짙고 두터워
뒤늦게 흐리고 악한 세상 태어나 법 듣고도 믿음을 내지 않도다.
(176) 비록 그러나 다행히 기뻐할 것은 아직 세상 무너질 대 되지 않음이니
이러한 때 사람의 몸 얻기 어렵고 장부의 몸을 지음 또한 어렵네.
(177) 사람 되어 출가하기 가장 어렵고 법을 들음 어렵고도 또 어려운데
이 네 가지 어려움 이제 얻었으니 이는 참으로 작은 인연 아니네.
(178) 여러 새로 배우는 이게 권하니 마땅히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또한 다시 우리들의 덧없는 이 몸 마치 돌에 튀는 불꽃 같다 생각하라.
(179) 우물 마르니 고기의 물 줄어들고 코끼리는 좇고 쥐는 넝쿨 갉으니
생각생각 목숨은 따라서 줄고 숨 가쁘니 이 몸 어찌 보존할건가.
(180) 때때로 세 가지의 업을 삼가고 악한 이와 서로 만나 사귀지 말며
삼보에 지심으로 귀의하여서 오계와 팔관재계 지킬지니라.
(181) 십중계와 마흔 여덟 가벼운 계와 나아가서 팔만의 계를 지니어
비록 굳게 다 지키지 못한다 해도 날마다 외워서 생각할지니라.
(182) 중생에게 보시하고 편안히 참고 정진하여 선정과 지혜 닦으며
경을 읽고 외우며 경론 베끼고 불보 살께 절하며 명호 부르라.
(183) 혹은 부처님의 탑을 고쳐 세우고 스님들의 수행하는 방을 지으며
성인 모습 빚거나 그림 그리며 오래된 경과 불상 새로 고치라.
(184) 혹은 삼보 공덕 노래로 읊조리고 깨끗이 탑 치우고 꽃을 올리며
향을 살라 공양하고 등을 밝히며 혹은 음악 연주하여 공양하여라.
(185) 혹은 스승과 어버이 모셔 섬기고 세간에 어진 일과 정의 행하며
어르신을 공경하고 아이 아끼며 모든 중생 슬피 여겨 살필지니라.
(186) 혹은 남의 착함 따라서 기뻐하고 겸손한 뜻 부드러운 말을 행하여
맞음 따라 하나라도 행해 간다면 마땅히 부처님의 도를 이루리.
(187) 만약 저 안양국에 나기 원하면 공덕 따라 아홉 연꽃 태에 태어나
아미타 부처님을 만나 뵈옵고 법을 들어 남이 없는 법인 깨치리.
(188) 그렇지 아니하면 오는 세상에 반드시 미륵부처님 만나 뵈옵고
용화세계 세 번의 회상 가운데 스스로 모두 도를 깨쳐 얻으리.
(189) 앞서 말한 여러 가지 착함의 씨앗 대승과 소승법에 다 통하지만
범부의 근기 성질 서로 다르니 회향 또한 한결 같지 아니하도다.
(190) 어떤 이는 사람 하늘 기쁨 바라고 어떤 이는 네 성인위 과위 바라니
이것들도 비록 착함 과보이지만 붓다 이룸 아주 크게 늦어지리라.
(191) 닦아가는 중간 한량 없는 겁 동안 헛되이 괴로움만 받게 되리니
만약 빨리 괴로움을 벗고자 하면 마땅히 대승에 회향하여야 하리.
(192) 지은 바 크고 작은 온갖 착한 일 마땅히 세 곳 회향하여야 하니
그 첫째는 네 가지 은혜 끼친 이들과 삼계와 법계 모든 중생이라네.
(193) 그 다음은 부처님의 깨달음이고 마지막은 깨친 바 진여실제니
만약 이와 같이 세 곳 회향한다면 털끝만한 착한 일도 허공 같으리.
(194) 비유하면 작고 작은 한 방울 물을 크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림에
한 방울 물 바다와 한 몸이 되어 깊고 넓어 끝과 바닥 없음 같아라.
(195) 비록 계품 온전히 하지 못하고 뭇 착함 아직 닦지 못했다 해도
다만 대승법에 연을 맺기만 하면 다른 착함보다 공덕 배가 되리라.
(196) 대승의 뜻이라 함 어떤 것인가 모든 법의 참된 모습 이것이도다.
불자는 참 모습의 이치 듣고서 그 마음 놀라 움직이지 않으리.
(197) 잠시라도 한 생각 믿음을 내면 복덕이 이미 한량 없을 것이니
위없는 보리 마음 일으키므로 이미 자비. 지혜와 서원 갖추리.
(198) 그리하여 세간의 바른 눈 되고 마땅히 하늘과 사람 스승 되리니
비록 범부의 지위에 있다 하여도 그 공덕 성문 연각 성인 넘으리.
(199) 이 사람을 참다운 불자라 하니 부처님의 은혜 그는 능히 갚으리
그러므로 여래의 방에 들려고 하면 대승이 여래의 방 드는 문이네.
(200) 아란야에 머물기를 늘 즐겨하며 그렇지 않으면 대중 따라 살지니
여럿 살 땐 반드시 입을 삼가며 홀로 있을 때엔 마음 막을지니라.
(201) 나쁜 스승 언제나 멀리 여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마땅히 좇고
이 몸은 가사옷을 떠나지 않고 밥 먹을 때 반드시 발우를 쓰라.
(202) 손에는 부처님의 경 놓지 않고 외도의 책 보기 즐겨하지 않으며
눈으로는 여인들 쳐다보지 말고 볼 때는 마치 독사 보듯이 하라.
(203) 아프지 않으면 낮에 눕지 말고 누울 때는 오른 옆구리로 누우며
배 안고프면 때 아닌 밥 먹지 말고 먹을 때는 반드시 양 조절하라.
(204) 잠잘 때엔 자리끼 깔지 않고 잠 또한 함부로 놓아 자지 않으며
앉음에 꼭 서쪽을 등지지 말며 걸을 때는 땅만 쳐다보고 걸으라.
(205) 말할 때는 우스개를 멀리 떠나고 요점 취해 수다를 떨지 않으며
먹을거리 받으면 셋으로 나눠 홀로 받아 화합 깨지 말도록 하라.
(206) 재물을 아주 많이 쌓아 두어서 도를 막는 모든 인연 만들지 말며
거느리고 사는 이들 번성케 하여 교만과 성냄 늘려 키우지 말라.
(207) 이와 같이 보여준 몇 가지 일은 사문이 급히 먼저 할 일들이니
참으로 이와 같이 할 수 없다면 어찌 붓다의 제자라 할 수 있으리.
(208) 사문이 비록 네 가지 공양 받으나 마치 미끼 삼킨 물고기 같으니
앞으로 반드시 빚 갚고 나서야 부끄러움과 두려움 없게 되리라.
(209) 위와 같은 갖가지 많은 일들이 여러 경론 가운데 흩어져 있어
지금 모아 간략한 송을 이루니 부처님 일생의 뜻 여기 모였네.
(210) 마치 저 큰 바다의 한 방울 물이 백 가지 냇물 맛을 머금고 있듯
하나 맛봐 여러 맛을 알 수 있으니 모든 중생은 소홀히 여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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