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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

[불교음악] ' 경허 참선곡' - 영인스님 노래

잠용(潛蓉) 2015. 3. 8. 12:00

 

'경허스님 참선곡' (鏡虛 參禪曲)

영인스님

 

홀연(忽然)히 생각하니

도시몽중(都是夢中)이로다

천만고(千萬古) 영웅호걸(英雄豪傑)

북망산(北邙山)에 무덤이요

부귀(富貴) 문장(文章) 쓸데없다

황천객(黃泉客)을 면(免)할소냐

오호(嗚呼)라 나의 몸이

풀 끝에 이슬이요 바람 속에 등불이라.

 

삼계대사(三界大師) 부처님이

정녕(叮嚀)히 이르사대

마음 깨쳐 성불(成佛)하여

생사윤회(生死(輪廻) 영단(永斷)하고

불생불멸(不生不滅) 저 국토(國土)에

상락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

사람마다 다할 줄로

팔만장교(八萬藏敎) 유전(遺傳)이라.

 

사람 되어 못 닦으면

다시 공부(工夫) 어려우니

나도 어서 닦아보세

닦는 길을 말하려면

허다(許多)히도 많건마는

대강(大綱) 추려 적어보세.

 

앉고 서고 보고 듣고

착의끽반(着衣喫飯) 대인접화(對人接話)

일체처(一切處)에 일체시(一切時)에

소소영영(昭昭靈靈) 지각(知覺)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번뇌(妄想煩惱) 본공(本空)하고

천진면목(天眞面目) 나의 부처.

 

보고 듣고 앉고 눕고

잠도 자고 일도 하고

눈 한번 깜짝할 제

천리만리 다녀오고

허다(許多)한 신통묘용(神通妙用)

분명(分明)한 나의 마음.

 

어떻게 생겼는가?

의심하고 의심하되

고양이가 쥐 잡듯이

주린 사람 밥 찾듯이

목마른 이 물 찾듯이

 

육칠십(六七十) 늙은 과부(寡婦)

외자식(子息)을 잃은 후에

자식(子息) 생각 간절하듯

생각생각 잊지 말고

깊이 궁구(窮究) 하여 가되

일념만년(一念萬年) 되게 하여

폐침망찬(廢寢忘饌)할 지경(地境)에

대오(大悟)하기 가깝도다.

 

홀연(忽然)히 깨달으면

본래(本來) 생긴 나의 부처

천진면목(天眞面目) 절묘(絶妙)하다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니시면

석가여래(釋迦如來) 아니신가

젊도 않고 늙도 않고 크도 않고 작도 않고

본래(本來) 생긴 자기영광(自己靈光)

개천개지(蓋天蓋地) 이러하고

열반진락(涅槃眞樂) 가이없다

 

지옥천당(地獄天堂) 본공(本空)하고

생사윤회(生死輪回) 본래(本來) 없다

선지식(善知識)을 찾아가서

요연(了然)히 인가(印可) 받아

다시 의심(疑心) 없앤 후에

세상만사(世上萬事) 망각(忘却)하고

수연방광(隨緣放曠) 지내가되

빈 배 같이 떠놀면서

유연중생(有緣衆生) 제도(濟度)하면

보불은덕(報佛恩德) 이 아니던가?

 

일체계행(一切戒行) 지켜 가면

천상인간(天上人間) 복수(福壽)하고

대원력(大願力)을 발(發)하여서

항수불학(恒隨佛學) 생각하고

동체대비(同體大悲) 마음먹어

 

빈병걸인(貧病乞人) 괄세(恝視) 말고

오온색신(五蘊色身) 생각하되

거품같이 관(觀)을 하고

바깥으로 역순경계(逆順境界)

몸뚱이로 몽중(夢中)으로 관찰(觀察)하여

희로심(喜怒心)을 내지 말고

허령(虛靈)한 이내 마음

허공(虛空)과 같은 줄로

진실(眞實)히 생각하여

팔풍오욕(八風五慾) 일체경계(一切境界)

 

부동(不動)한 이 마음을

태산(泰山) 같이 써 나가세

헛튼소리 우시개로

이날 저날 다 보내고

늙는 줄을 망각(忘却)하니

무슨 공부 하여 볼까

죽을 제 고통 중에

후회한들 무엇하리

사지백절(四肢百節) 오려내고

머릿골을 쪼개는 듯

오장육부(五臟六腑) 타는 중에

앞 길이 캄캄하니

 

한심참혹(寒心慘酷) 내 노릇이

이런 줄을 누가 알꼬

저 지옥과 저 축생(畜生)에

나의 신세(身世) 참혹(慘酷)하다

백천만겁(百千萬劫) 차타(蹉跎)하여

 

다시 인신(人身) 망연(茫然)하다

참선(參禪) 잘한 저 도인(道人)은

서서 죽고 앉아 죽고

앓도 않고 선탈(蟬脫)하며

오래 살고 곧 죽기를

마음대로 자재(自在)하며

항하사수(恒河沙數) 신통묘용(神通妙用)

임의쾌락(任意快樂) 소요(逍遙)하니

 

아무쪼록 이 세상(世上)에

눈코를 쥐어뜯고

부지런히 하여 보세

오늘 내일 가는 것이

죽을 날에 당도하니

푸줏간에 가는 소가

자욱자욱 사지(死地)로세.

 

예전 사람 참선할 제

잠깐을 아꼈거늘

나는 어이 방일(放逸)하며

예전 사람 참선할 제

잠 오는 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렀거늘

 

나는 어이 방일하며

예전 사람 참선할 제

하루 해가 가게 되면

다리 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한고

무명업식(無明業識) 독(毒)한 술에

혼혼불각(昏昏不覺) 지내다니.

 

오호(嗚呼)라 슬프도다

타일러도 아니 듣고

꾸짖어도 조심(操心) 않고

심상(尋常)히 지내가니

혼미(昏迷)한 이 마음을

 

어이하여 인도(引導)할꼬

쓸데없는 탐심진심(貪心嗔心)

공연(空然)히 일으키고 쓸데없는

허다분별(許多分別) 날마다 분요(紛擾)하니

우습도다 나의 지혜

누구를 한탄(恨歎) 할꼬?

 

지각(知覺) 없는 저 나비가

불빛을 탐(貪)하여서

제 죽을 줄 모르도다

내 마음을 못 닦으면

 

여간계행(如干戒行) 소분복덕(小分福德)

도무지 허사로세

오호라 한심(寒心)하다

이 글을 자세(仔細)히 보아

하루에도 열두 때며

밤으로도 조금 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이 노래를 깊이 믿어

책상 위에 펼쳐 놓고

시시(時時) 때때 경책(警策)하소

할 말을 다하려면

해묵서이부진(海墨書而不盡)이라

이만 적고 끝내오니

부디부디 깊이 아소

다시 할 말 있사오니

돌장승이 아이 나면

그때 가서 말 할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