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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불교·죽음

[불교문화] 보명선사(普明禪師)의 목우도(牧牛圖) 해설

잠용(潛蓉) 2015. 3. 22. 13:48

목우도(牧牛圖) 해설

 

1. 미목(未牧 : 길들기 전에 날뛰는 소)

 


욕심에 얽메여 세상 속을 방황하면서 잘못만 저지르던 습성에 사로잡힌 검은 소의 생활을 목동이 바꾸려

는 모습이다. 이 목동은 고삐도 없이 미쳐 날뛰는 이 소를 어떻게 하면 안정시켜 고삐를 멜 것인가에 큰 관

심을 두면서 한 손에는 회초리, 다른 손에는 맛있는 풀을 쥐고 날뛰는 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데 전력

을 기울인다. 여기에서 목동은 소보다 더 마음이 괴롭지만 소가 날뛰는 모습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오직

자기부터 편안히 마음이 안정되어야 소도 안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2. 초조(初調 : 목동이 처음으로 소의 고삐를 쥠)

 


목동이 소에 곤두레를 꿰어서 고삐를 걸고 길들이기 시작하니 잘못된 습성을 지금부터 제어하게 된다.
목동은 소를 바라보면 안쓰럽지만 오히려 아픈 매를 더하면서 소의 습성을 가라앉히는 데 전력을 기울인

다. 소가 한바탕 달아나면 그 고삐를 부여잡고 아픈 매를 쳐서 소가 목동에게 돌아오도록 힘든 노력을 다

한다. 여기에는 무한한 인내와 목동의 결단력으로 습성을 궁굴려 다시 녹여내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3. 수제(受制 : 제압을 받아들임, 소가 목동의 말에 따른다)

 


소가 점차 목동의 말을 듣게되어 목동의 마음에 너그러워지고 편안해져 목동은 세워 잡았던 회초리를

어께에 매고 있다. 그의 앞길이 편해지니 흰구름이 열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상태이다. 소는 목동을

바라보고 따르고, 목동도 소에게 편안한 얼굴이다. 소와 사람이 함께 가야할 한없이 넓고 먼길, 가야

할 앞길이 편히 풀려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목동은 아직 소의 고삐를 꼭 잡고 소에게 경계하는 회초리를

놓지 아니하고 주의심을 가지고 살아가니 이것은 바로 소와 목동의 일거리다. 

 

4. 회수(廻首 : 소가 머리를 돌리다)

 


목동이 소에게 오래도록 공을 들였다. 이제 목동은 소의 마음을 읽어 마침내 버드나무 기둥에 소를 메어

놓고 편안히 쉴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소의 미친 마음이 대체로 부드러워져 안정을 되칮게 되는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동은 소에게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고삐를 잡고 있지만 마음만은 편안하다.

기둥에 소의고삐를 메는 것은 한 마음 뜻을 세워 마음이 다시 밖으로 달려나가지 않게 힘을 기르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니 한 생애를 통해 영생을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움직이는 근본 번뇌를 소멸시킴이니 곧 깨달음을 위한 첩경이다.  

 

5. 순복(馴伏 :  길들어 복종함, 소가 길들여지다)

 


목동이 소의 고삐를 나무에서 풀어 편안한 마음으로 놓아기르니 버드나무는 푸르고 시냇물은 더욱 맑다.
그래도 목동은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아직 회촣리를 어께에 메고 있다. 날은 저물고 저녁노을에 밝은 달이

소와 목동을 비춘다. 소는 이제 반이상 흰색으로 바뀌었고 스스로 고향길을 찾아가니 목동이 고삐를 당길

필요가 없다.

 

6. 무애(無碍 ; 거리낌이 없음, 목동은 이제 할일이 없다)

 


그렇게 날뛰던 소가 편안히 누워 잠이 드니 목동은 이제 채찍을 들 수고가 필요없다. 소는 노지에서도 자

유롭고 편안하게 잠자니 목동은 흥에 겨워 피리를 분다. 이는 어느 경계에도 걸림이 없음이니 한 마음 맑은

속에 자연의 쉬원함이 들어와 있다. 목동이 앉아있는 곳은 푸른 소나무 밑이니 그 아래서 목동은 더욱 쉬

원함이 넘쳐나고 소는 더욱 편안함이 넘치는 모습이다. 소는 꼬리만 남기고 몸뚱이는 모두 희게 되었다.

 

7. 임운(任運 : 움직임을 맡기다. 소에게 움익임을 맡겨 놓았다)

 


소를 잠재운 뒤에 목동도 잠이 들었는데 이렇게 소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아도 소는 잘못을 저지르지 아니

한다. 소는 완전히 흰소가 되어 배가 고프면 풀을 뜯고 목마르면 물을 마실 뿐 잘못을 하지 않으니 가히 소

애게 맡겨도 좋은 한가로운 마음이다. 목동이 잠을 잘 때 석양에 비친 달은 이제 흰소의 몸을 비춤이라 흐르는 물을 마셔도 좋고 방초를 뜯어도 좋은 그 모습에 목동의 단잠은 무르녹는다. 이렇게 전항에서는 소가 잠을 자고 여기서는 목동이 잠을 자니 속세의 어두운 습성이 모두 녹아 없어졌다. 이런 속에 목동은 소에게 모든 것을 맏겨도 아무런 걸릴 바가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8. 상망(相忘 : 서로 잊었다)

 


소와 사람이 각각 한숨씩 단잠을 자고나니 소와 사람이 구름 위에 올라와 있다. 둘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서로를 잊어버린 상태이다. 소와 사람이 오직 구름 위에 떠 있음은 무시한 가운데 서로 잊고 있으며

서로 즐거워하며 고향에 돌아가도록 함이다. 흰 구름 사이에 밝은 달이 나타나서 구름은 달에 비치고 달 그

림자도 희다. 그런 가운데 슶성이 담박해진 소와 사람은 무한히 청정한 세계를 보고 흰 구름과 밝은 달은

동과 서에 임하여 각각 임의로 왕래한다.

 

9. 독조(獨照 : 혼자 비춤, 소는 없고 사람만 홀로 남아있다)

 


소가 없으니 목동만 홀로 한가히 천지와 합일하여 즐거움 가운데 있다. 목동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

니 밝은 달과 빛나는 북두성이 똑똑히 드러난다. 소나무 언덕 밑에는 나무 가지가 자연스레 푸른데 한 조

각 맑은 구름은 산봉우리를 감돌았고 무한한 세상이 열리는 그 모습은 천만세에 영원히 살아움직이는 즐

거움이로다. 그러나 저 목동은 홀로 있는 외로움 속에 텅비어 있음이라 홀로 있는 그 모습은 완성을 향해

가는 길을 가리킴이니 더욱 분발하여 한 관문을 지나 더큰 길로 향하게 된다.

 

10. 쌍민(雙泯 : 둘이 없어짐, 소와 사람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원상만 드러난다)

 


소와 사람이 모두 없어져 그 자취가 묘연하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에 둥글고 밝은 달은 그 빛이 창

연하여 빛 가운데 천만 사리가 드러남이라. 목동의 눈을 밝히는 들꽃이 만발하고 소를 살찌우는 방초만

스스로 총총히 드러난 모습이다. 이 원상 속에 소와 사람은 없지만 밝은 달 속에 살아움직이는 그 기운들

이 드러남이니 이것이 곧 천만세에 길이 빛나는 진리의 광명이라. 이렇듯 밝은 달에 소와 목동이 함께

하되  그 흔적은 묘연하고 오직 하나의 원상만 드러날 뿐이다. [출처: 불교문화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