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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투표분석] 文, 역대 최다 558만 표 차이… 호남 줄고 영남 늘어

잠용(潛蓉) 2017. 5. 11. 21:23

[단독] 文, 역대 최다 558만 표 차이 당선…

18대보다 호남표 줄고 영남표 늘어
중앙일보ㅣ2017.05.11 02:39 수정 2017.05.11 03:21



제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987년 직선제 도입 이래 최다 표차 승리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오전 6시49분에 최종 개표를 마친 결과 문 대통령은 1342만3800표를 받아 2위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785만2849표)를 557만951표 차로 눌렀다. 종전까지 최다 표차 승리 기록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1149만2389표)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617만4681표)를 531만7708표 차로 이긴 것이었다.


홍, 보수색 강한 TK서도 과반 실패
지역주의 몰표 현상 크게 옅어져
다만 문 대통령의 최종 득표율은 41.1%로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40.3% 이래 당선인으로선 가장 낮은 득표율이었다. 이는 이번 대선이 다자 구도로 전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699만8342표), 4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8%(220만8771표), 5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6.2%(201만7458표)를 각각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득표율 41.1%는 5년 전 대선 때 자신이 거둔 48.0%보다 6.9%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87년 28.0%→92년 42.0%)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87년 27.0%→92년 33.8%→97년 40.3%)은 출마할 때마다 득표율을 높여서 당선됐는데, 문 대통령은 득표율이 떨어지고도 당선된 첫 케이스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호남에서 9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번엔 60% 안팎으로 떨어졌다. 안철수 후보가 호남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영남권 득표율은 5년 전에 비해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호남권 득표수는 5년 전 284만2406표에서 이번에 210만515표로 감소했지만, 영남권 득표수는 250만8551표에서 264만6998표로 증가했다. 호남권 득표보다 영남권 득표가 더 많아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영남권에서 지지층을 강하게 묶은 반면 홍준표 후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보수 정서가 가장 강한 경북(48.6%)과 대구(45.4%)에서도 홍 후보는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부산·울산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밀려 2위였다. 92년 대선 이래 전신 정당을 포함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영남권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때선 때와 같은 지역별 표 쏠림 현상이 이번에 상당히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선 바로미터 인천=광역단체 중에선 인천이 대선의 ‘바로미터’ 지역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인천 득표율은 41.2%로, 전국 득표율 41.1%와 0.1%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천에서 전국 득표율과 같은 51.6%를 얻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에선 전국 득표율과의 격차가 0.5%포인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0.9%포인트 차이였다.
 
충청권 표심을 얻은 후보가 대권을 쥔다는 공식은 이번에도 통했다. 문 대통령은 대전에서 42.9%, 충북과 충청에서 각각 38.6%로 1위를 했다. 서울에선 문 대통령의 중구 득표율이 41.2%로 전국 평균과 가장 비슷했다. 청와대가 있는 종로구에선 41.6%였다. [김정하·이소아 기자 wormhole@joongang.co.kr]


[단독] 洪, 사드 반대한 성주서 56% 압승… 安·劉, 지역구서 고전
중앙일보ㅣ2017.05.11 02:39 수정 2017.05.11 03:22 | 종합 8면 지면보기


후보들 연고지 희비 엇갈려
문 고향 거제 득표, 2위의 거의 2배
심, 지역구 고양갑서 10%대 선전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현안이 걸려 있던 지역에서 후보들은 어떤 성적을 올렸을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는 대선 막바지까지 후보들 간의 주요 논쟁거리였다. 사드 체계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군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56.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홍 후보의 성주군에서의 득표율은 그의 경북 평균 득표율(48.6%)보다 7.6%포인트 높다. 대구·경북(TK)은 보수정당의 텃밭이지만 박근혜 정부가 배치를 결정한 사드에 대한 지역의 반감이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성주군에서는 유권자 4만284명 중 3만70명이 투표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사드 배치가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연고 지역에서의 득표율은 후보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냈던 부산 사상구에서 41.4%를 득표, 홍 후보를 10.2%포인트 앞섰다. 문 대통령의 사상구 득표율은 그의 부산 전체 평균 득표율(38.7%)보다 높았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직전까지 지사를 지낸 경남지역에서 37.2%를 득표해 문 대통령(36.7%)에 조금 앞서는 데 그쳤다. 고향에선 두 사람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문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45.7%를 득표해 홍 후보(26%)를 크게 앞섰고, 홍 후보도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57.6% 득표로 문 대통령(24.3%)을 크게 제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연고 지역에서 고전했다. 지역구(서울 노원병)가 속한 노원구에서 문 대통령에게 16.6%포인트 뒤진 25.8%에 머물렀다. 자신의 서울 지역 평균 득표율(22.7%)보다 약 3%포인트 더 높았을 뿐이다.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이 위치한 부산진구에서도 문 대통령이 38.8%를 득표한 데 비해 안 후보는 16.6%에 그쳤다. 안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인 박지원 대표의 지역구(전남 목포)에서도 문 대통령은 53.7%를 득표해 안 후보(36.8%)에 앞섰다. 두 사람의 호남 평균 득표율은 각각 59.9% 대 30.7%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지역구(대구 동을)가 속한 동구에서 홍 후보에 44.4% 대 15.9%로 패했다. 두 후보의 대구 평균 득표율(45.4% 대 12.6%)과 비교할 때 유 후보가 3%포인트 정도만 더 득표했을 뿐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역구인 고양갑(고양시 덕양구)에서 10.5%의 득표율을 기록해 경기도 지역 평균 득표율(6.9%)을 웃돌았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상세 지도로 보는 대선 표심… 서울 압구정동, 홍준표에 몰표
중앙일보ㅣ2017.05.10 17:49 수정 2017.05.10 22:07


말 그대로 '압도적인' 승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 2위 홍준표 후보보다 1.7배 많은 표(1342만3800표)를 얻으며 당선됐다. 대구와 경남·경북을 제외한 전국 특별·광역시, 도를 석권했다. 하지만 지역 단위를 잘게 쪼개 보면 전체 결과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유권자 수는 많지 않지만 홍 후보가 1등을 차지한 지역이 꽤 많았다.  

2017 대선에서 전국 시ㆍ군ㆍ구 별로 어떤 후보가 1위를 차지했는지 표시했다. 빨간색은 홍준표 후보가 1위, 파란색은 문재인 대통령이 1위인 지역이다. /데이터시각화=코드나무 김승범  


홍 후보는 전국의 시·군·구 가운데 북한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포천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가평·양평·여주, 강원도 강릉·평창·정선·영월·삼척 등과 충남 일부 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도시인 서울·부산을 포함해 나머지 모든 시·군·구에서 홍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지도를 동 단위까지 더 잘게 쪼개보면 서울에서도 13곳에선 홍 후보가 문 대통령을 앞섰다. 이 중 6개 동이 강남구다.   

서울시 동(행정동 기준)별로 어떤 후보가 득표율 1위를 차지했는지 표시했다. 빨간색은 홍준표 후보가 1위, 파란색은 문재인 대통령이 1위인 곳이다. /데이터 시각화=코드나무 김승범 


특히 압구정동에선 홍 후보가 문 대통령의 두 배가량을 득표했다. 문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3234명이었던 반면, 홍 후보를 뽑은 사람은 6449명이었다. 이 외 청담동·도곡2동·신사동·삼성1동·대치1동이 강남구의 이른바 '숨은 빨간 지역'으로 분류됐다.


홍 후보가 문 대통령보다 더 많이 득표한 서울 행정동 13곳.


강남구와 함께 소위 '강남 3구'로 분류되는 서초·송파구에선 각각 서초4동·반포2동과 잠실7동에서 홍 후보의 득표수(총 2439표)가 문재인 대통령(총 1755표)보다 많았다. 이 외 영등포구 여의동(법정동명 여의도동), 용산구 서빙고동 주민들도 문 대통령보다 홍준표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전국 읍·면·동별로 어떤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했는지 표시했다. 빨간색은 홍준표 후보가 1위, 파란색은 문재인 대통령이 1위, 초록색은 안철수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곳이다. /데이터 시각화=코드나무 김승범 


이 같은 읍·면·동 단위 득표지도를 보면 홍 후보가 문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지역 면적과 인구가 비례하지 않아 생기는 착시 현상이다. 가령 충남이나 강원지역을 보면 문 대통령은 면적은 적지만 인구가 많은 읍·면·동 지역에서 이긴 반면, 홍 후보의 경우는 반대였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득표수가 홍 후보를 앞섰다.


충남ㆍ전남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지역들(초록색). 데이터 시각화=코드나무 김승범

 
.한편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한 안철수 후보는 시·군·구 단위에선 한 곳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읍·면·동 단위에선 충남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읍과 계룡시 신도안면 주민들이 문 대통령보다 안철수 후보를 더 지지했다. 안 후보는 전라남도 목포시 연동·동명동·목원동·만호동 등에서도 득표율 1위에 올랐다. 진도군에선 고군면·의신면, 신안군에선 압해읍·안좌면·하의면 주민들이 안철수 후보를 많이 뽑았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단독] 文, 서울 강남 3구 모두 1위…  압구정동선 홍에 더블스코어 패배
중앙일보ㅣ2017.05.11 02:38 수정 2017.05.11 03:23 |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시 구·동별 득표 살펴보니 문, 전체평균 42.3%로 25개 구 석권
타워팰리스 있는 도곡2동 등 빼곤 강남구 22개 동 중 16개 동서 승리

‘서울 강남 3구=보수성향’ 등식이 깨졌다.

19대 대선 최종 개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25개 구를 석권했다. 서울에서 평균 득표율 42.3%(278만 표)를 얻으며 2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22.7%(149만 표)를 20%포인트가량 앞섰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 후보가 서울 강남·서초·송파 3구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 전역 1위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1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강남구에서 35.4%(12만8927표)를 얻어 26.8%(9만7639표)에 그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보다 3만1288표(8.6%포인트)를 더 득표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땐 강남에서 39.5%로, 60.1%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0.6%포인트 차로 뒤졌다. 하지만 5년 만에 강남구 22개 동 가운데 압구정·청담·도곡2·대치1·삼성1·신사 등 6개 동을 제외한 16개 동에서 승리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던 삼성2동에서도 6373표(36.5%)를 얻어 4555표(26.1%)에 그친 홍 후보를 크게 앞섰다.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선 세곡동에선 9831표(42.0%)를 얻어 홍 후보(5178표·22.1%)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대신 70년대 강남 개발의 상징인 현대아파트가 있는 압구정동에선 문 대통령이 3234표(21.0%)를 얻어 홍 후보(6449표·41.9%)에게 거의 더블 스코어 차이로 졌다.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2동에서도 문 대통령(4799표·24.9%)은 홍 후보(6966표·36.2%)에 비해 크게 뒤졌다.

 
문 대통령은 서초구에선 36.4%(10만6416표)로 홍 후보(25.6%·7만4891표)를 10.8%포인트, 송파구에서도 40.3%(17만7328표)로 홍 후보(22.4%·9만8549)를 17.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서울 25개구 가운데는 마포구에서 45.8%로 최대 득표율을 올렸다. 홍 후보(18.2%)와의 차이가 27.6%포인트였다. 최다 표 차는 관악구의 9만9940표로 문 후보가 15만9854표(45.7%)를 얻은 데 비해 홍 후보는 5만9914표(17.1%)에 그쳤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계층 투표 성향이 옅어지고 강남좌파가 부각된 대선”이라며 “이번엔 3자 구도로 안철수 후보가 22% 안팎을 얻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정당 재편에 따라 이념·계층 투표가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