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봄을> 군부 탄압 피해 한국 온 소모뚜
"이번이 민주화 마지막 기회"
KBSㅣ유승용 입력 2021. 02. 24. 15:28 수정 2021. 02. 24. 15:42
▲ ‘민주화’ 성공을 바라며 ‘따비에’ 나뭇가지를 든 미얀마 시민들. ‘따비에’는 평화와 행복, 안녕을 상징하는 나무로 ‘따비에 꽃’을 흔들며 성공을 기원한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 미얀마 현지 언론 SNS
지난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와 '불복종 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쿠데타와 민주화 시위, 총격 사망자 발생까지 40여년 전 광주 5·18민주화운동 떠올리게 합니다. 아웅산 수치 고문과 민주화 운동가 민코나잉은 '광주인권상' 수상자이기도 한데요.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이들이 미얀마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광주를 방문한 미얀마 출신 인권운동가 소모뚜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미얀마 현지 동료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고국의 민주화에 힘을 보태고 있는 소모뚜 씨. 민주화운동에 대한 군부의 탄압을 피해 26년 전 한국에 온 이민자이자 정지적 망명자입니다.
인터뷰는 23일(화) KBS7시뉴스광주전남 앵커인 유도희 아나운서가 진행했습니다.
▲ 2월 23일(화) KBS 7시뉴스 광주전남에 출연한 소모뚜씨
소모뚜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
1994년 미얀마 양곤 공과대학 중퇴
1995년 한국 입국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크랙다운' 활동
'버마행동한국' 활동
2004년 난민 신청
2011년 대법원 난민 인정 판결
(23일(화) 7시뉴스 소모뚜 씨 출연 영상)
■ 22일 미얀마 전국 '22222' 시위 상황은?
소모뚜 : 22일이 2 다섯 개, 2021년 2월 22일. 그래서 저희들은 2 다섯 개의 특별한 날로 정해서, 봄의 혁명이란 이름 하에서 모든 국민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민주주의를 원한다. 우리의 문민정부를 돌려 달라. 그래서 군경들도 새벽부터 대사관 앞을 막아가지고, 그리고 다리 같은 곳에서도 큰 차와 트럭 같은 것이 막아가지고 시민들을 양곤에 못 오게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 막은 트럭들을 힘으로 같이 밀어내 가지고 양곤에서 모여서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집중 시위, 양곤 도심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 /사진 : 양곤 현지 쩌우 뚜라 씨 제공
■ "사망자 다수 발생… 6백여 명 체포"
소모뚜 : 현재까지 7명의 사상자, 대다수가 머리에 총 맞아서 돌아가셨고요. 연행을 당하신 분들은 21일까지 해서 한 6백 명 정도 있습니다. 거의 다 젊은 분들이 잡혀있고, 저희 지도자들은 아직은 무사히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사망했고 22222 시위 이후 추가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민코나잉 '88세대' 대표 등에 대해 군부가 체포 명령을 내렸고 시위 지도자들은 숨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민코나잉 씨의 음성 인터뷰가 일부 외신에 보도됐습니다.)
■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결성,
연대 시위와 모금 활동
소모뚜 : 저희가 한국에 있는 노동자들, 유학생들, 저희처럼 활동하는 분들이 모여가지고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를 결성해서 위원회가 회의들을 하면서 미얀마 무관부 앞에, 중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단체도 함께 힘을 모아서 성명서를 내고 미얀마 내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후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한미얀마인들과 미얀마정보카페 '미야비즈', 소모뚜 씨가 운영하는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등이 참여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를 결성해 활동중입니다. 주말마다 대사관 앞 시위를 하고 있고, 미얀마 현지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한미얀마인들은 일주일만에 2억여 원을 모금해 이미 미얀마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은 한국 시민들의 모금 참여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모금 관련은 여기로 https://m.socialfunch.org/savemyanmar)
■ 미얀마 민주화, 국제사회 지지 중요
소모뚜 : 국제사회의 이번 지지가 너무 뜨겁습니다. 미국을 포함해서 이런 큰 나라들도 마찬가지고, 한국을 포함해서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고. 이번 쿠데타는 받아줄 수 없다. 문민 정부 빨리 다시 되돌려 달라. 연행되어 있는, 구금되어 있는 지도자를 빨리 석방하라. 국민들의 뜻대로 해달라고 군부한테 계속 압박을 하고 제재도 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외교당국이 쿠데타 군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등은 쿠데타 주요 인사 관련 제재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
■ 국제 사회 지지와 관심 높아, '군부 함부로 행동 못해'
소모뚜 :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쟁취하는 것이 저희의 핵심입니다. 그래도 세계화 시대에서 미얀마의 민주화는 국제사회의 민주화이기도 합니다. 국제사회도 그렇게 압박하고 관심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 군부가 자기 멋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 '불복종 운동' 지원 모금 활동, "문민정부 지지해야"
소모뚜 : 저희가 지금 공무원들이 회사를 나가지 않고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생계비가 필요하잖아요? 생계는 국민들이 책임진다고 하면서 저희들이 후원금을 모아서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것에도 동참할 수 있고.
그리고 저희들이 이미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어떤 분들은 구금되어 있지만, 어떤 분들은 피해 다니면서 CRPH라는 연방의회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해야 하는 일들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성명서를 내면서.
유엔에서도 저희 미얀마 특사를 임명했습니다.(기존 군부 측 특사가 최근 교체됐습니다.) 그래서 저희 정부는 아직 있습니다. 군부 독재하고 손잡지 말고, 우리의 문민 정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문민 정부에게 많은 지지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집회 (집회가 열린 날은 2월 21일)
■ 1980년 광주 5·18 떠올려… 5월 단체와도 연대
소모뚜 : 사실은 광주 민주항쟁, 80년도의 민주항쟁이 저희의 1988 민주항쟁을 일으켰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광주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서 뜨거운 관심과 뜨거운 지지를 해왔던 특이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쿠데타 일어나자마자 광주에 있는 시민단체들이 항의서도 내고, 저한테도 역시 계속 연락을 하면서 함께하는 방향들도 계속 찾고 있습니다.
■ "이번이 미얀마 민주화 마지막 기회… 불복종 운동 연대 계속"
소모뚜 : 세 가지의 활동을 핵심적으로 하고 있어요. 공무원들의 불복종운동. 그리고 그 불복종하는 공무원들의 생계비에 대한 후원을 하는 것. 지금처럼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것. 그 세 가지를 핵심으로 해서 우리가 국제사회의 지지와, 물론 한국의 지지와 함께해서 이번 싸움이 저희는 마지막 싸움이라고 생각하면서 무조건 이겨야합니다.
※ 소모뚜 씨는 인천에 거주합니다. 인터뷰 요청에 선뜻 광주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재한미얀마인들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아픔과 역사적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교류해왔습니다. 소모뚜 씨는 KBS 광주총국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5·18기념재단과 5월단체를 찾았습니다. 현지 시위대 지원을 위해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재한미얀마인들은 일주일만에 2억여 원을 모아 미얀마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은 한국 시민들의 모금 참여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모금 관련은 여기로. https://m.socialfunch.org/savemyanmar
[유승용 기자 hara184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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