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이야기" (1986)
작사 작곡 이혜민/ 낭송 배따라기
(배경음악/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앨범/ 1986년 아세아레코드 발매 ALS-1329)
(타이틀/ 배따라기 토크송)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답니다.
제가 경아라는 조그만 연인을 잃어버린 까닭이였죠
겨울이 다 가고 따스한 봄이 오는 길목을 그녀와 아직 동행하고 있다는
착각에 겨울 바닷가를 찾아 봤답니다.
그애의 하얗고 작은 손바닥처럼 옹기종깃한 겨울 해안의 눈덮힌 하얀 백사장,
그리고 가난한 물새들은 언젠가
낯설은 거리를 헤매이던 둘만의 모습처럼 갈 곳이 없었죠...
제가 경아를 처음 본 순간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질퍼런하게 깔린 아스팔트 위에
빨간 단풍잎이 구르던 그해 가을이었답니다.
경아!
경아는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아이스크림처럼 제게는 너무 깨끗하고
소중한 연인이었답니다.
언젠가는 커다란 털 쉐타에 작은 몸을 파묻히어 도톰한 입술로 하얀 입김을 내품고
투정하는 모습은 마치 망가진 곰인형 같았죠
어둡고 초라한 제방에서 그해 긴 겨울을 맞이하기엔 그애와 저는 너무 나약했기에
언젠가 눈오던 날 본 영화 속 주인공의 화려한 생활을 동경했답니다.
하지만 미운 겨울을 사랑할 수 있는 그녀와 따스하고 포근한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조그만 방이 저는 무척 고마웠답니다.
성탄의 종소리가 가난한 연인들의 옷깃에 머물 때
엄숙하게 고개 숙인 그녀의 가냘프고 긴 속눈썹에서
저는 감동을 받았답니다.
아무튼 그해 겨울은 따뜻했답니다.
허지만 봄의 기차는 제게 많은 추억의 전부인 그녀를 실어갔답니다.
아직 차가운 겨울바람이 제 빈 가슴 깊이서 비명을 지르는데
그녀가 떠나버린 비인 방으론 예전보다 더 짙은 달빛만이
휘청거리는 제 모습을 비쳐줄뿐...
깨끗이 걷힌 겨울하늘에 처음 그애를 만날 때의 모습 그대로
나의 눈물마져 얼려버린답니다.
제가 그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것 뿐입니다~
배따라기 그해 겨울이야기(Talk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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