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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이준석]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렸다"

잠용(潛蓉) 2021. 12. 22. 16:34

'조수진 패싱' 후 사퇴한 이준석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렸다"
이데일리ㅣ이선영 입력 2021. 12. 22. 00:00 댓글 67개

李, 선대위 사퇴 선언 "조 위원 사과 받아들일 생각 없다"
"세대결합론 사실상 무산, 새로운 대전략 누군가 구상하시라"
"복어(젠더이슈) 조심히 다루라 누누히 얘기했건만.."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선대위 사퇴를 선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후보 측 핵심 관계자(윤핵관)을 겨냥하며 “선거에서 손을 뗐다”고 못 박았다. 그는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라며 젠더 이슈에 대한 당의 전략을 비판했다. 이날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조수진 최고위원 역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직 사퇴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결심은 뒤바뀌지 않았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21일 이 대표는 조 위원이 선대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오후 9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관(핵심관계자)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떼었다”며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의 사퇴와 상관없이 이번 선거에서 한발짝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히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표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늘 (젠더 이슈를) 복어 요리에 비유한다”며 “복어 요리는 진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지 맛있는 식재료이지 아무나 그냥 뿍뿍 지르면 그건 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젠더 이슈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어젠다로 떠오름에 따라, 이를 잘 아는 전문가가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을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 위원과 갈등이 불거지며 조 위원에게 공개적으로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조 의원이 전날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난 후보 말만 듣는다”는 등 취지로 말하면서다. 이에 격분한 이 대표가 책상을 크게 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조 위원이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일부 기자들에게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이날 오후 4시 이 대표는 사과하기 위해 자신을 기다리는 조 위원을 외면하고 국회 기자회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덧붙여 “조 위원이 당 대표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질문에는 “관심 없다. 조 위원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마친 지 약 20분쯤 후 당 대표실에서 나온 조 위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정말 송구하다. 3시쯤 (당 대표실에) 왔고, 한 시간 반쯤 기다렸는데, 간곡히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시간이 잘 안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대선이라고 하는 건 후보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 이것에 대해 모두 동의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잘못 받아들여진 것도 있는 것 같다. 그것 역시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날 이 대표가 선대위에서 사퇴한 후 4시간여 만에 조 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선영 bliss24@edaily.co.kr]

 

김문기 성남도개공 처장 숨진 채 발견... 대장동 수사 대상자 잇달아 사망
경향신문ㅣ이효상·유선희 기자 입력 2021. 12. 21. 22:03 수정 2021. 12. 21. 23:15 댓글 2240개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연합뉴스


[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했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검·경의 대장동 비리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망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처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김 처장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은 3처 직원이 공사 1층 사무실에서 숨져 있는 김 처장을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 처장은 전날 매주 월요일 열리는 공사 부장단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했으며, 이날 김 처장을 만난 직원들도 특이사항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열흘 전쯤에는 변호사와 만나 검찰 진술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공사 투자사업파트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에게 내부 정보를 유출한 의혹으로 감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가 이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는 감사 결과 정보 유출 의혹이 사실이라고 판단해 김 처장에 대한 중징계 및 형사고발을 결정했고, 이 같은 내용을 22일 김 처장에게 통보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2015년 3월 내부심사 위원으로 민간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 인물이다. 당시 공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에 지원한 컨소시엄 3곳을 대상으로 두 차례 평가를 벌였다. 공사 내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절대평가, 외부 심사위원과 내부 인사 일부가 참여하는 상대평가가 이뤄졌는데 김 처장은 유한기 전 본부장, 정민용 당시 공사 투자사업파트장과 함께 두 평가에 모두 참여했다. 심사 결과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처장 등 두 차례 심사에 모두 참여한 내부 인사 3명은 구속기소된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공사 내 첫째, 둘째가는 실세라는 의미에서 ‘유원’, ‘유투’라 불렸고, 정민용 변호사는 공사 퇴직 후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유원홀딩스’를 설립해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 건설사 영업부장이던 김 처장은 리모델링 조합장을 하던 유동규 전 본부장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김 처장과 유 전 본부장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공사에 입사했다.

김 처장이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장동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정민용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지난 10일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 김 처장도 대장동 민간사업자 심사 과정,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경위 등과 관련해 검·경의 조사를 받았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의 잇달은 사망으로 검·경 수사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로비 의혹과 배임 윗선 수사를, 경찰은 성남시 시의원의 수뢰 의혹 수사를 벌여왔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인권 친화적 수사를 표방한 검찰개혁 이후에도 수사 대상자의 사망이 잇따르면서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효상·유선희 기자 hs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