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 일파만파… 그 진실은?
SBS ㅣ 고희경 기자 입력 : 2015.07.22 21:36
국정원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진상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그 해법을 놓고도 여야가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맞서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몇 시간 국정원에 가서 현장 조사를 하는 것은 ‘쇼윈도 검증’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가정보원이 사용한 해킹프로그램인 RCS의 로그 파일 원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국정원과 SK텔레콤에 30가지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안 의원은 특히 RCS 프로그램의 테스트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로그파일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로그파일 원본 제출 요구는 국정원을 해체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며 야당이 진상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근거 없이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7월 22일 SBS <이슈인사이드> ‘국정원 해킹의혹..진실은?’ 편에서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당장 현장검증을 하자는 것 아니냐 국정원이 현장검증을 하자고 하는 것은 국정원의 파일 원본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야당에 안철수라는 최고의 전문가가 있으니 그분이 들어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인의 참여는 절대 안 된다. 만약 민간인이 국정원 현장조사에 갔다 와서 엄청난 내용이 있더라는 식으로 폭로해 모든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국정원은 존폐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함께 출연한 같은 정보위 소속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장검증을 가봐야 별거 없다. 컴퓨터와 사무실이 전부다. 관계자들을 심문하는 게 더 중요하다. 현장검증을 가면 당연히 죽은 임모 과장이 삭제한 파일도 복구해야한다. 하지만 야당도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 없이 견학 가듯이 갈 순 없다. 충분히 준비를 한 후에 현장검증 하는 것이 옳다"며 현장검증이 아닌 전방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변 “국정원은 안철수 위원장 자료요구 등
해킹사태 의혹 해소에 협조하라”
[로이슈] 승인 2015.07.22 17:53:59
[로이슈=신종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2일 “국가정보원은 해킹 사태의 의혹 해소에 적극 협력하라”며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요구에 적극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민변(회장 한택근)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정원의 국민 해킹 사태의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민변은 “국정원은 이병호 원장의 국회 답변을 통해 내국인에 대한 해킹은 없었다고 강변했지만, 국정원이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갤럭시폰을 해킹하고자 한 점에 비추어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게다가 오늘자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가정보원이 ‘중국 내 한국인’을 해킹의 주 타깃(목표물)으로 삼았다는 진술까지 나왔다”며 “이번 사태의 본질이 국정원에 의한 국민해킹, 국민사찰이라는 점은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그런데도 국정원은 여전히 연구용이니 대북용이니 하는 기존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며 “더욱 더 가관인 것은 새누리당의 이철우 의원이 행정부를 견제ㆍ감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국정원의 대변인역을 자임하면서 국정원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RCS)의 로그파일 원본, RCS와 유사한 프로그램 구매ㆍ운용 여부와 관련된 자료, 숨진 국정원 임OO 과장이 삭제하거나 수정한 디스크 원본과 복구 파일 등 30가지의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에 원본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있을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국정원이 그런 자료를 제출한다면 해체해야 된다”며 안철수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변은 “이번 국정원의 해킹사태가 갖는 엄중함에 비추어 모든 의혹이 해소돼야 하며, 국정원도 의혹 해소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안철수 의원의 자료공개요구는 정당하며, 국정원이 이 요구에 협력하는가 여부는 국정원이 이번 사태의 의혹해소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국민의 60% 이상이 이번 해킹사태에 대한 국정원의 해명을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그기록의 공개가 국정원의 해체를 의미한다는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국정원은 더는 이철우 의원의 등 뒤에 숨지 말고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요구에 적극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신종철 기자]
국정원 원본파일 요구한 안철수…
이철우 “국정원 해체하잔 말”
[중앙일보] 입력 2015.07.22 01:36
안철수 “해킹 로그파일 분석하면 민간사찰 여부 알 수 있어”
박민식 “국정원 민감한 내용 1구두로 보고하게 돼 있어”
“여당은 국정원 대변인으로 전락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21일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다. 안 위원장은 “국정원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직원 일동 명의의 성명 발표를 통해 진상규명 노력을 정치 공세로 몰아붙이고 있고, 여당은 저에 대한 정쟁화에 앞장서고 있다”며 국정원과 새누리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그런 뒤 국정원에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겠다면서 목록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사(社)’에서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RCS)의 로그파일 원본, RCS와 유사한 프로그램 구매·운용 여부와 관련된 자료, 숨진 국정원 임모(45) 과장이 삭제하거나 수정한 디스크 원본과 복구 파일 등 30가지에 이른다.
안 위원장은 특히 “로그파일은 컴퓨터의 모든 활동내역이 기록된 파일로, ‘컴퓨터의 발자국’ 같은 것”이라며 “해킹 프로그램의 로그파일을 분석하면 국정원이 어떻게 이용했는지, (해킹) 대상이 국내 민간인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그파일은) 출력한 유인물이 아닌 파일 자체를 제출해 달라”고도 했다.
새누리당은 안 위원장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의혹 해소가 아닌 의혹 부풀리기”(김영우 수석대변인)라고 비판했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에 원본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있을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국정원이 그런 자료를 제출한다면 해체해야 된다”고 말했다.
정보위 소속 박민식 의원은 “국회법상 정보위원회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국가 기밀사안에 관한 건 국정원이 거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민감한 내용은 정보위에서 구두로 보고하게 돼 있는데 이런 내용을 모르면 무식한 거고, 알면서도 광범위하게 요구했다면 그야말로 정치 공세”라고 받아쳤다.
새누리당은 임 과장이 특별감찰의 압박에 시달렸을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철우 의원은 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정원 확인 결과 전화로 몇 마디 물어본 것밖에 없다고 한다”면서 “감찰실에서 전화가 오면 압박을 받을 수는 있지만 불러서 세게 조사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임 과장이 숨지기 전 삭제한 자료가 복구되면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자료 복구와 국정원 현장조사를 최대한 서두르고 논란을 매듭짓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2+2 회동’을 하고 국정원 해킹 의혹 규명 방안과 함께 정부 추경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이 커 진통을 거듭했다. [김형구·김경희 기자]
임 과장이 삭제한 ‘로그파일’…그것이 태풍의 눈
국민일보ㅣ2015-07-23 03:04
삭제 파일 복원 공개되면 사용처 등 의혹 풀리지만
국정원 정보 역량 훼손 우려
국가정보원 민간인 도·감청 의혹이 여의도를 강타하면서 ‘임 과장 삭제 로그파일’이 정국을 가를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로그파일을 다 풀어내면 그동안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의 사용처와 대상 인물 등 모든 궁금증이 풀리기 때문이다. 야당은 해킹 대상자가 민간인들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국정원과 여권은 대공 용의점이 짙은 인물들로 국가안보를 위해 감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국정원의 해킹 대상자로 추정된 사람들은 민간인과 대공 용의자의 경계선상에 있는 인물로 보인다. 앞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RCS(리모트컨트롤서비스)를 민간인에게 사용하지 않았으며 20개를 구입해 18개는 대공 용의자에게, 나머지는 연구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정원과 해킹팀의 거래를 중개한 업체 대표는 “(국정원의 타깃은) 중국 내 내국인”이라고 했다. 관심의 초점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자살 직전 삭제한 부분이다. 기록 복원 후 내국인 도·감청 실행 정황이 드러난다면 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해킹 대상자로 알려진 인물은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몽골 국적 변호사 등이다. 안 박사는 중국에서 북한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의 북한 소행을 부인하는 발표를 한 사람이다. 중국 안에서 활동하는 ‘북한 스파이’ 상당수가 대상이었을 가능성도 높다.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전직 관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북한 스파이들이 남측 인사와 다양하게 접촉하는 가장 큰 무대”라고 말했다.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 등지에선 남북 간 치열한 첩보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이나 조선족이 북한에 납치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미 국정원은 지금까지의 의혹 제기만으로도 “정보 역량이 크게 훼손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그파일 저장방식 특성상 RCS 외에도 다른 시스템의 로그파일까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정원이 원본 공개를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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