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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북통일

[남북회담] 이번 합의한 '남북 당국회담' 의제와 대표자 급은?

잠용(潛蓉) 2015. 8. 25. 19:24

서울 또는 평양 개최 '남북 당국회담' 의제와 급은?
연합뉴스 | 2015/08/25 10:41페이스북

 


↑ 밝은 표정의 남북대표단(서울=연합뉴스) 우리측 대표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대표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왼쪽부터)가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 끝에 타결회의를 가지며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이산가족상봉 정례화·금강산관광 재개 등 논의될 듯
'2+2 회담' 혹은 새로운 장관급 회담 형식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25일 타결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당국 간 대화채널 구축이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협력 활성화에 선결조건이라는 점에서 공동보도문의 첫 항목을 차지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대화 제의를 한미 연합 군사훈련 혹은 5·24 대북제재 조치 등을 이유로 거부하던 북한이 당국 간 대화채널 가동에 호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향후 개최될 남북 당국회담에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전면적 생사확인이 우선적인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은 올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해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음 달 초에 가지기로 했다. 이번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작년 2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성사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금강산 면회소 등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 지난해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 간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통한 전면적인 생사 확인도 북측에 제안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8·15 경축사에서 "연내에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 남한 이산가족 6만여명의 현황을 파악해 북측에 일괄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측의 희망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당국 회담의 논의 주제로 꼽힌다. 1998년 11월에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 총격으로 관광객 박왕자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중단됐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도 박왕자씨 피격 사건에 대한 북측의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경원선 복원 사업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 이산가족 작별 상봉(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 당국회담의 급으로는 우선 이번 합의를 끌어낸 우리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최고위급 '2+2 회담'을 꼽을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장관급 이상 남북 대화채널이 상시 가동되면 정치·군사 분야의 난제는 물론 교류·협력 과제도 과거에 비해 용이하게 풀릴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청와대가 남북 회담의 주체로 나설 수는 없다는 점에서 남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군 총정치국장 간 회담은 총괄회담으로 자리를 잡고, 장관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는 수많은 장관급 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통일부장관과 북측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 파트너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과거 북측은 우리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내각책임참사를 내세웠다. 내각책임참사는 북측에서는 당 부부장급, 우리로서는 차관급에 해당한다. 대화파트너 격 측면에서 우리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남비서 겸 통전부장 간 새로운 채널이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