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홍준표가 심은
'채무제로 나무' 철거키로
연합뉴스ㅣ2018.06.27. 16:25 수정 2018.06.27. 16:35 댓글 835개
세 번째 교체한 나무 또다시 고사 판정,
새 지사 취임전 철거키로
홍지사 때 행정부지사 윤한홍은 반발
"새 당선인 취임전 전임 도지사 지우기"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직할 때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결국 뽑혔다. 경남도는 도청 정문 앞에 심은 40년생 주목이 최근 나무전문가로부터 고사 판정을 받자 27일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했다. 철거한 나무는 폐기하고 기존 나무가 있던 자리는 화단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 회계과 관계자는 "영양제를 투입하는 등 최대한 살리려고 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나무가 말라 죽은 것으로 보인다"며 "나무를 심은 자리는 복사열을 바로 받는 대로변이라 생육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홍 전 지사는 2016년 6월 1일 경남도가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빚이 한 푼도 없는 채무제로 선포를 기념해 20년생 홍로 품종 사과나무를 심었다. 도는 홍 전 지사 취임 직후인 2013년 1월 기준으로 1조3천488억원의 채무를 3년 6개월 만에 모두 갚았다. 홍 전 지사는 기념식 당시 "미래 세대에 빚이 아닌 희망을 물려준다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육환경이 좋지 않아 시름시름 말라가던 사과나무는 2016년 10월에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존적응률이 높은 주목으로 교체됐다. 교체된 주목도 반년을 넘기지 못해 누렇게 말라 들자 지난해 4월 세 번째 나무인 주목을 또 심었지만 이 나무마저 말라죽어 결국 철거하게 되었다.
▲ 홍준표 기념식수 철거 전과 후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경남도청 앞에 심었던 기념식수(왼쪽)가 27일 오후 제거되고 있다. /image@yna.co.kr
▲ 뽑히는 홍준표 기념식수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7일 오후 경남도 관계자가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를 뽑고 있다. /2018.6.27 image@yna.co.kr
▲ 홍준표 기념식수 뽑힌 자리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7일 오후 사회단체 관계자가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와 표지석을 제거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있다. 경남도는 이날 기념식수를 철거했다. /image@yna.co.kr
▲ 밟히는 홍준표 표지석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7일 오후 사회단체 관계자가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 앞에 설치된 표지석을 밟고 있다. /2018.6.27 image@yna.co.kr
잇따른 교체에다 홍 전지사 사퇴 이후 적폐의 상징으로 찍힌 채무제로 나무를 놓고 그동안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계속됐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채무제로 나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채무제로 나무 철거현장에서도 "홍 전지사가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채무제로는 경남도민의 고통과 눈물로 만들어졌다"며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쇄, 시·군 보조금 삭감 등을 전용해 억지로 조작한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무제로 나무만 없앨 것이 아니라 표지석도 같이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는 이 날 나무만 철거하고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상남도지사 홍준표'가 적힌 표지석은 정치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 채무제로 나무 철거와 관련해 홍 전지사 재임 때 행정부지사로 근무한 윤한홍 국회의원은 "경남지사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전임 도지사 지우기부터 한다"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 번 생긴 채무는 갚는 것이 정말 어렵다. 빚을 갚기 위해서는 긴축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며 "정쟁으로 사람을 미워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된 정책까지 미워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전임 도지사가 힘들게 이뤄낸 채무제로 정책을 단지 흠집 내기를 위한 정치적인 의도로 폐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일밖에 모르는 아버지가 피땀 흘려 집 대출금 다 갚았더니, 호의호식하던 자식이 물려받은 집을 담보로 흥청망청 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난했다. [bong@yna.co.kr]
포크레인으로 뿌리 채 뽑힌 홍준표 나무
뉴스1ㅣ여주연 기자ㅣ2018.06.27. 16:03 댓글 3개
(창원=뉴스1) 여주연 기자 = 27일 오후 경상남도 관계자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져 있던 '홍준표 나무(채무제로 기념식수)'를 포크레인으로 뽑고 있다. 홍준표 나무는 홍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로 취임 이후 3년 6개월 만에 1조3488억원에 달하던 경상남도의 빚을 모두 다 갚은 것을 기념하는 의미로 심었으며, 경상남도는 나무가 말라 죽어 소생이 불가능하다는 조경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뽑아낸 뒤 폐기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8.6.27/뉴스1 [yeon7@news1.kr]
경남도, 시민단체가 땅속에 묻었던 '홍준표 표지석' 원상 복구...
김경수 "시민단체 행동에 유감"
경향신문ㅣ김정훈 기자ㅣ2018.06.29. 22:10 댓글 892개
▲ 지난 28일 땅에 묻히는 표지석(왼쪽)과 29일 복구된 표지석
[경향신문] 경남도는 29일 시민단체가 땅에 묻은 “홍준표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표지석을 원상복구했다.
경남도는 “채무제로 기념나무는 고사해서 철거했지만 표지석은 예산을 들인 공용물이기 때문에 철거하기 어려워 원상복구했다”며 “복구와 관련해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측과 사전 협의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은 지난 28일 “경남도가 채무제로 기념 나무는 철거하면서 표지석은 그대로 남겨뒀다”며 “기념식수와 표지석을 없애는 것이 완전한 철거다”며 삽과 괭이로 땅에 파묻었다. 당시 시민단체와 경남도청 직원간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측은 표지석 철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남위원회 명희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시민단체가 도청 공무원들의 제지에도 물리력을 동원해 공공기물인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은 소통과 협치라는 김 당선인의 소신과도 배치되는 행위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수 도정은 도민 모두와의 소통을 위해 항상 열려있을 것이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경남을 함께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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