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우한실태 고발한 시민기자 천추스 실종"
연합뉴스TVㅣ허선진 입력 2020.02.10. 10:42 수정 2020.02.10. 10:43 댓글 0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현지 실태를 고발해오던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가 실종 상태라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괴담 유포자로 지목됐던 의사 리원량의 죽음에 이어 중국 내 분노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내용]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우한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실상을 외부에 알려왔던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 천추스
[천추스/ 시민기자/] 마스크 부족, 방호복 부족, 물자 부족…가장 중요한 것은 검역 증서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검역 증서가 없으면 치료를 못 받습니다. 그냥 집에만 있어야 됩니다. 미국 CNN방송은 천추스가 "지난 6일부터 실종 상태"라고 가족 등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천추스의 모친 등 가족들은 당국으로부터 "강제 격리됐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천추스 가족과 지인들은 "천추스가 격리라는 이름으로 구금됐다"며 "실종 상태에서 바이러스 감염 등 안전이 걱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천추스는 봉쇄령이 내려지기 하루전인 지난달 23일 우한 지역에 들어가 "많은 외부인에게 눈과 귀가 되어주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민주화 요구 시위가 한창인 홍콩을 찾아 중국 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대부분 평화적인 시위'라는 사실을 영상으로 알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또다른 리원량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신종코로나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지목됐던 의사 리원량은 자신 역시 바이러스 감염으로 투병하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나 거센 분노와 비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취재/ 윤석이 기자]
“우한실태 해외에 고발한 시민기자 천추스 실종...
가족엔 ‘격리됐다’ 통보”
연합뉴스ㅣ2020년 2월 10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0일
유튜브 영상으로 우한 실태 고발하는 천추스 (워싱턴=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비판적 보도를 해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실종상태라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2.9. [유튜브 캡처] | 연합뉴스
CNN “지난 6일 저녁부터 연락 안돼”... 모친 “아들 찾아달라” 트위터서 호소
봉쇄령 직후 우한 찾아 실상 보도..”외부에 눈과 귀 되어준 진실 수호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감염 확산 및 당국 대응을 고발해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지난 6일부터 실종 상태라고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추스의 가족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으나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우한 지역 실태 고발을 주저하지 않았던 동갑내기 시민기자의 행방도 불분명해진 것이다.
이날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우한에서 비판적 보도를 이어온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가 지난 6일 저녁부터 연락이 끊겼다. 안전을 염려한 친구들과 가족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천추스에게 연락을 취해왔는데 천추스가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이다. 중국 동북부 칭다오 지역 출신인 천추스는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1월 24일 도착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 우한의 암울한 실상을 부지런히 알렸다. 가족에게는 천추스가 강제 격리에 들어갔다는 경찰의 통보가 왔다. 그러나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 등 자세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구는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천추스 모친의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천추스는 당국에 끌려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 정보를 이 친구에게 남겼다고 한다. 게시된 영상 메시지에서 천추스의 모친은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천추스의 친구이자 유명 무술인인 쉬샤오둥은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천추스가 격리라는 이름으로 구금됐다고 당국이 부모에게 알려왔으며 천추스의 모친이 ‘언제 어디로 간 것이냐’고 물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고 알렸다.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 정보를 받아뒀던 친구는 “우리는 그의 안전이 걱정되고 실종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고 CNN에 말했다.
▲ 우한의 체온 검사 /연합뉴스
앞서 의사 리원량의 사망으로 거센 분노와 비판이 인 상황에서 천추스의 실종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 이용자는 “정부가 천추스를 공평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또다른 리원량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천추스를 리원량과 함께 ‘진실의 수호자’라고 치켜세우며 천추스가 우한에서 올린 영상 등을 토대로 그간의 활약을 상세히 소개했다. 천추스는 우한에 도착한 날 “나는 이전에 내가 시민기자라고 밝혔다. 만약 재앙이 있는 전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면 내가 무슨 기자겠냐”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여기 있는 동안 루머를 퍼뜨리지 않고 공포나 패닉을 조장하지 않겠다. 그러나 진실을 덮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천추스가 그 이후 우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알고 싶어 하는 많은 외부인에게 눈과 귀가 되어주었다면서 그의 카메라가 신종코로나로 인한 고통과 절망을 가감 없이 찍었다고 전했다.
고열로 고생하며 입원하려고 며칠을 기다리다 병원 밖에서 쓰러진 사람, 늘어선 임시 병상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누운 환자들 같이 신종코로나의 확산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는 것이다. 천추스는 1월 30일 올린 영상에서는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두려움을 토로한 뒤 “살아있는 한 여기서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는 칭다오에 있는 부모가 이미 당국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천추스는 지난해 8월에는 홍콩에서 격화한 민주화 요구 시위를 보도하러 현장을 찾았으며 폭도들의 시위라는 중국 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대부분 평화적으로 시위가 진행됐다는 영상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의 홍콩행은 당국의 호출로 급작스럽게 종료됐으며 중국에 돌아와서는 여러 부처에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그는 이후 올린 영상에서 주장했다. 뒤이어 74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천추스의 웨이보 계정이 삭제됐다. 그러나 천추스는 작년 10월초 유튜브 영상으로 통해 그의 ‘컴백’을 알리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0월 올린 영상에서는 “표현의 자유는 중국 헌법 35조에 명시된 기본적 시민의 권리”라며 “압박과 방해를 만나더라도 옳은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종코로나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지목됐던 의사 리원량이 해당 바이러스 감염으로 투병하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나 거센 분노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천추스가 당국의 조치로 ‘침묵’하게 된 상황이 확인되면 중국 내 분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연합뉴스]
“앞엔 바이러스, 뒤엔 공안 있다”던 천추스, 강제구금 된듯
문화일보ㅣ2020년 02월 10일(月)
▲ 시민 기자 천추스(陳秋實·34) /연합뉴스
공안, 모친에 ‘격리’ 통보
장례식장 잠복 실상 취재
中 언론탄압 논란 불붙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참상을 외부에 알려온 변호사 출신 시민 기자 천추스(陳秋實·34)가 지난 6일부터 강제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추스는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뒤에는 중국 공안이 있다”며 당국의 통제를 하소연해왔다. 우한 폐렴 초기 방역 대응에 실패한 중국 정부에 경종을 울린 리원량(李文亮·34)의 죽음에 이어 중국의 언론탄압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9일 CNN은 천추스의 모친이 중국 칭다오(靑島) 공안으로부터 ‘격리’라는 명목으로 구금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천추스는 6일부터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천추스의 모친은 중국 공안에 아들이 어디에 격리돼 있는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원량과 같은 중국 북동부 출신이자 동갑내기인 천추스는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에 있던 지난달 24일 봉쇄된 우한에 들어가 취재활동을 벌여왔다. 주로 우한의 임시 격리 병동의 열악한 실태를 보여주거나, 병원 장례식장에 잠복해 실제 사망자 수가 중국의 공식 발표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집중 취재했다. 연락이 끊기기 전 올린 마지막 영상에는 지난달 29일 밤 3시간 동안 우한의 한 병원에 몇 대의 운구 차량이 드나드는지 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같은 달 30일 호텔 방에서 녹화한 동영상에서 공안의 감시를 비판하며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 이 도시에서 살아 있는 한 계속해서 보도할 것”이라고 했다. 천추스는 당국에 끌려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 정보를 친구이자 이종 격투기 선수인 쉬샤오둥(徐曉東)에게 남겼다고 한다.
천추스의 모친은 이 친구가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온라인에 있는 모든 분들, 특히 우한에 있는 친구들에게 천추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천추스는 중국 당국에 의해 베이징(北京)으로 소환돼 여러 부처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내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한에 있는 화중(華中)사범대의 탕이밍(唐翼明) 국학원 원장과 동료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성명은 웨이보에서 즉각 삭제됐으나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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