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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민심] 윤석열 20% 지지... ‘보수무풍 지대’ 깨질까?

잠용(潛蓉) 2021. 7. 10. 10:11

윤석열 20% 지지? 호남민심 바닥에 흐르는 저류는?
경향신문ㅣ정용인 기자 입력 2021. 07. 10. 09:00 댓글 696개

[경향신문]
[호남 민심 르포] 민주당 기득권에 대한 반발로 ‘보수무풍 지대’ 깨질까?

7월 6일 아침 광주광역시. 폭우가 쏟아졌다. 와이퍼를 최대속도로 올려도 앞이 분간되지 않는다. 카페사장 배훈천씨(53)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최저임금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자영업 정책을 비판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네비게이션 상에는 약 23분이면 도착한다고 되어 있는데 꽉 막혀있다. 차량행렬이 빠지지 않는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길은 천변도로다.광주천. 기자는 어린 시절을 ‘전라도 광주’에서 보냈다. 시내 중심가에 집이 있었다. 농담처럼 사람들은 말했다. 광주 사람들이 똥·오줌을 싸지 않는다면 광주천은 흐르지 않을 거라고. 진짜 그랬는지 모른다.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흐르지 않고 정지하듯 고여있는 얕은 천과 천변에 올라오던 퀴퀴한 냄새였다. 대학 들어가서 ‘광주천’이라는 민중가요를 배웠다. “흘러라/네 온갖 서러움/더러운 네 굴욕과 수모/흘러라/네 온갖 서러움 보리밭길…”라는 노래가사에서 그 광주천의 퀴퀴한 회색빛 물을 떠올렸다. 도로 정체의 원인은 광주천이었다. 범람했다. 흙탕물이 무섭게 천변을 휩쓸고 있었다. 새벽께 내린 폭우의 결과다.

 

▲ 7월 6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천 두물머리에서 북구청 건설과 하수팀 직원들이 하천 수위 상승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산책로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여의도 정가에 도는 소문은 이랬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민생행보’ 첫 방문지는 광주, 그리고 호남이 될 것이다. 5·18묘역을 방문해 참배한다는 것이었다. 윤석열 지지를 선언한 몇몇 인사들에게도 “7월 초에 뵙겠다”고 약속을 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막판에 틀었다. 첫 행선지는 국립현충원과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이었다. 대전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만민토론회에 참석해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탈원전 반대 주장을 내놨다. 광주 방문 무산엔 5·18단체들이 그의 망월동 묘역 참배를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 윤석열 ‘민생행보’ 1순위 호남→대전으로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 후 호남지역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그에 대한 지지가 화제를 모았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편차가 있지만, 15~2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 20%대에 이른다는 윤석열 지지 민심의 실체는 무엇일까? 배훈천씨의 가게를 찾아갔다, 청소를 마친 배씨가 기자가 주문한 커피를 들고 앞에 앉았다.

“이제 2주 정도 지났나요? 개인적인 느낌은 한 10년이 지난 것 같았습니다.”
지난 6월 12일, 그는 광주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 참석했다. 실명과 가게이름을 공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자영업 정책을 비판했다. 이튿날 조선일보는 행사에서 그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기사 제목은 이렇다.
‘‘文 경제정책, 무능·무식·무대뽀’ 光州 커피숍 사장님 실명 건 외침’
기사 반향은 전송된 포털에서 더 컸다. 어찌된 영문인지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오전부터 심야까지 하루종일 포털 메인에 걸려 있었다. 3일 뒤 더 큰 파고가 닥쳐왔다. 광주커피숍 사장으로 장사를 한 조선일보는 조국 전 장관이 자사 보도를 비판한 라디오방송의 유튜브 링크를 게시한 것을 두고 이렇게 제목을 뽑았다.
‘조국이 좌표찍자… 文 비판한 광주 자영업자 마녀사냥 당했다’

배씨는 말한다.
“조국 트윗이 나오고 난 다음에 전화나 댓글, 문자나 이런 것으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그런 사람은 없었는데, 저녁에 마감할 때 들어와 시비를 거는 취객이 있었어요. 커피를 달래요. 그러면 술도 깨실 겸 시럽을 넣어드릴까요, 그렇게 물으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내가 술 취했다고, 당신 우익이라면서 어디 나도 넘겨봐’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경찰까지 불렀습니다. 어떤 분은 문 한번 열어보더니 ‘밤길 조심하셔야겠어요’라고 하고 가고… 와이프 혼자 있을 때 그런 일이 생기면 벌벌 떨 수밖에 없지 않나요.”

그러나 그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조선이나 나에 대한 시민기자의 공개비판 기사를 실은 오마이뉴스나, 심지어 내가 공동대표를 맡았던 우리 단체나 다 똑같구나. 시민 개인에게는 관심이 없고 진영의 이익이나 입지 강화에만 골몰하는구나’라는 것이다.

■ 커피숍 대표 배훈천씨의 경우

 

▲ 7월 6일 기자를 만난 커피가게 대표 배훈천씨가 주문 받은 요리를 하고 있다. /정용인 기자


“광주사람이 그렇게 용기를 냈다, 대단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도 광주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사람들을 가볍게 생각하고 하찮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요. 그제(7월 4일) 정미경 전 새누리당 의원이 찾아오셔서 제가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이봉두TV라고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는데, 제목을 ‘배훈천의 사명’이라고 해놓고 희희낙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들 진영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니, ‘광주의 자영업자 배훈천이 한칼에 문재인 정부를 박살내 버렸다’면서 개인 배훈천이 겪고 있는 고통에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정 전 의원과 이런 토론을 했다고 덧붙였다.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으면 쇼를 하지 말고 진심과 성의를 다하라고 했어요. 그러니 ‘우리가 정말 잘하면 호남사람이 찍어줘요? 여전히 호남은 민주당일 거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정치인조차 그런 인식이라는 게 답답했어요. 호남사람은 뿔 달린 괴물이 아니에요. 호남사람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민심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밥상을 풍요롭게 해주겠다는 정치인을 왜 미워하겠습니까.”

여당 정치인들도 그를 찾았다. 6월 26일 당 대변인이자 광주가 지역구인 이용빈 의원이 그를 찾았다. 대선후보로 뛰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도 그가 커피를 볶다가 데었다는 말을 듣자 상처치료제를 들고 그를 방문했다. 배씨는 “이용빈 의원이 주장하는 공공의료정책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최소한 공유할 수 있는 합의한 선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소수를 짓밟는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해 몰이해에 기반한 것이고, 그에 맞서 함께 싸울 수 있다는 연대감은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빈 의원은 7월 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와 인터뷰에서 “배씨처럼 비주류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부담 없이 주류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언급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진영의 흑백논리로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거나 중간지대의 목소리가 전혀 안 들어가면 공론장의 상태가 건강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먼저 만남을 요청해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호남 86기득권? 혁신 안 하면 교체되겠죠” 이용빈 의원 인터뷰 기사 참조)
윤석열 전 총장이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처럼 호남의 민심 기류도 저변에서는 변하고 있을까?
하루 앞서 만난 주동식 국민의힘 광주 서구당협위원장의 생각은 다르다.
“솔직히 말해서 호남민심이 변했다고 믿지 않는다. 제가 보기엔 그렇다. 호남이 정치의식이 앞선다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정치공학적 판단이 빠른 편이다. 지금의 윤석열 지지율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특유의 분산투자다.”

그는 호남민심이 앞으로 변해야 하겠지만 변화를 바라지 않기를 바라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는 호남이 낙후하고 한(恨)을 품어야 정치적 이득을 보는 민주당이고, 또 하나는 변하지 않아야 자기주장이 정당화되는 우파꼴통들이다.”
그는 현재의 호남 상황을 혐오하지 말고 비판해야 한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다른 지방처럼 광주 역시 토호가 있었다. 광주일고 출신 인맥네트워크고, 지금은 전남대 출신들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된 사람들 전남대가 대부분이고 한두명이 조선대다. 정말 비참한 것은 광주에 기업이 없으니까 ‘캐리어패스’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기 경력을 쌓아가고 만들어갈 경로 자체가 없다. 가장 만만한 것이 시민단체 노조 상근자, 덧붙이면 언론사 기자 이런 직종인데, 말이좋지 소위 정치권 룸펜들 아닌가. 그러다가 정치인들 눈에 뜨이면 ‘가방모찌(가방 들어주는 수행원)’하다가 잘 트이면 국회의원하는 거고. 여기서는 노조 상근자가 월 300만원씩 받는다. 그거 하다가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41년 동안 외지에 있다가 돌아와 가장 놀란 게 뭔지 아는가. 5·18 단체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다. 무등경기장 옆에 일신방직터가 있다. 내가 혼자 복합쇼핑몰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기존 시민단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개발보다 보전하자는 건데, 보존하면 공공기구, 세금으로 자기들 일자리를 만드는 거다.”

앞서 배훈천씨는 대학 재학시절에 민학련이라는 학생운동단체를 만들고, 비주류 정파 후보로 총학생회장에 출마하는 등의 운동권 경력이 있다.
주동식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과거 주간노동자신문 출신인 그는 오랫동안 좌파활동을 하다 지역차별/호남혐오에 반대하는 지역평등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이끌었다.
그후 ‘86운동권의 대표격인 전대협 의장을 역임한 송갑석 의원의 당선을 막고자’ 혈혈단신 내려와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내가 배웠던 마르크스, 레닌은 생산력 발달을 진보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좌파는 진보가 아니다. 생산력 발달을 증오하는 세력들이다. 오랫동안 내적으로 갈등했다. 적어도 현재 진보라고 하는 세력은 사회경제적으로는 진보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 7월 3일 배훈천씨의 가게를 찾은 정세균 전 총리가 배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훈천 페이스북


■ 공통점은 좌파 출신 인사들의 ‘전향’?
기자가 이들의 ‘입장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진영에 충실한 시각이라면 ‘변절’이다. 그리고 조국 사태, 윤석열의 등장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길로 갔다. 진보의 대분열이다.
이날 저녁 만난 칼럼니스트 나연준씨(40)의 경우도 그렇다. 그는 자신이 20대땐 열혈 민주노동당 지지자였다고 말한다.
“2003년에 고향인 광주에서 공익근무요원을 했다. 소집해제될 때쯤 되니까 시간이 남았다. 서점에 가서 사회비평 서적을 봤다. 그때 사회비평 코너에 가면 다 좌파논객이었다. 홍세화, 박노자, 진중권, 김규항, 강준만 같은. 읽다 보니 대체적으로 그런 사람들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이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분회에 들어갔다. “지금도 왼쪽에 있는 친구 중에는 한 번씩 연락해 술을 마시는 친구들이 있다. 물론 내가 변절했다며 연락을 끊은 친구들도 있다.”
그는 현재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념정체성을 우파라고 말했다.
“나는 20대 때 가졌던 사회민주주의 이데올로기를 버렸다. 이데올로기는 그것을 목표로 추구하는 과정에 여러 회의를 불러온다. 나는 전향이라기보다는 진화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걸 부정하는 건 위선이다. 내 옛날 동지 중에서는 사석에서는 그렇게 조국과 문재인을 비난하지만, 막상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침묵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는 ‘호남 정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분명 민주당 기득권을 비판하는 정서도 있지만 여전히 우파를 싫어하는 감정이 크다보니 결국 민주당으로 회귀한다. 여기서 정치하려면 무조건 민주당 간판을 달아야 한다. 못 달아도 정치예비군을 형성하는 게 오피니언 리더들인데, 이 사람들은 나중을 생각하면 민주당을 비판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지역여론이 친 민주당 일색으로 주도되는 것이다.”

그 역시 지역 문제와 관련한 독특한 분석을 내놨다.
“지역구도가 확 바뀔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세대나 젠더 문제가 뜨겁지만, 가장 깊숙한 곳에는 지역 문제가 있다. 지금 정권을 지역적으로 보면 PK가 주도권을 쥔 정권이다. 검찰 칼부림이 필요할 때 호남 출신을 궂은일, 칼잡이로 쓴다. 보수가 호남에 대해 혐오하거나 비판하는 정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소위 진보 정부가 욕먹을 때는 호남을 살짝 앞세워 잘 써먹고 있다. 다시 말하면 보수는 호남을 이민족으로 보고, 좌파는 호남을 노예로 본다.”

그러면서도 나씨는 “지역에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라고 덧붙인다.
“당분간 구도가 엎어질 일은 없다.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비판을 받아야 하는 정부인데, 다른 지역에 비해 호남에서 문재인 정부를 거의 2배가량 더 지지해 떠받치고 있다. 만약 정권이 바뀐다면 호남은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고립될 것이다. 내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호남에 문재인을 따라다니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록에 남기고 싶어서다.”

그가 말한 이런 활동이란 앞서 배씨 등이 공동대표를 했던 호남대안포럼이다. 나씨 역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카페사장 배훈천씨는 사건 이후 탈퇴했다. “정치성향과 상관없는 모임인데, 자신이 평범한 카페사장이 아니었다는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의 ‘공격’과 조 전 장관의 SNS 좌표찍기로 극우단체로 낙인찍혀 참여한 선량한 사람이 매도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배씨의 설명이다. 배씨는 조 전 장관과 라디오방송에서 자신들을 극우성향이라고 발언한 <헬마우스> 임경빈 작가, <MBC 시선집중> 제작진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보수는 호남을 이민족으로, 진보는 호남을 노예로 본다?

 

▲ 7월 6일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학생들과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윤석열 페이스북


이제 정치권 인사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공정사회연구원은 7월 12일 ‘호남 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창립 후 첫 공식행사를 갖는다.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한필 전략기획위원장은 7월 6일 기자를 만나 “윤석열이 나타난 지금이 호남 정치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모임은 호남에만 20여개가 있다. 윤공정포럼이나 다함께 자유당, 윤사모, 호남대안포럼 등 기존 모임과도 교류를 하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출마 선언에서 ‘9개가 달라도 하나가 같으면 정권교체를 위해 모일 수 있다’고 했는데 나는 정의당과 진보당만 빼면 국민의당·민생당 등이 모두 모여 야권통합에 함께할 세력으로 본다.”

그는 왜 윤석열이 호남정치 문제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흔히 3지대라는 말을 쓰는데 호남에는 정치구도상 2지대가 없다. 의회에서 아무도 견제 못 한다. 반면 영남은 2지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10에서 40%가 꾸준히 나오지 않나. 반면 호남은 국민의힘으로선 불모지다.”

그가 보기에는 이대로는 지역기득권을 독점하고 있는 민주당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다.
“광주엔 586이 깔려 있다. 내년 대선 후 지방선거에 구의원, 시의원, 시장을 뽑는데, 이제 5060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줄 서 있다. 대부분 86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선배 또는 후배라며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다음번엔 국회의원을 또 할지 안 할지 모르니 내년 지방선거가 감투를 쓸 마지막 기회다. 더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이 승리하면서 재편된다면 지방선거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렇게 될까?

민주당 쪽 정치권 인사는 ‘호남86기득권’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가 새정치라면서 바람을 일으켰는데, 호남에서 안철수가 손잡은 사람들은 확실히 구정치였다. 그들이 들고나온 것도 중앙정치에서 자신이 영향력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 서울에서 SKY 나오고 약간의 요직을 거쳤다, 이런 경력팔이가 통했던 것이 18대 총선 직전까지 선거였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지난 총선에서 광주에서 광주 출신으로, 광주지역에서 활동한 분들이 대거 자리를 잡게 됐다.”
‘지역 토호 기득권 지배가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에 이 인사는 “기득권이라기보다 새로운 지역정치의 시대가 열렸고, 새로운 기회가 호남에 찾아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씨의 사과요구에 대해 임경빈 작가는 7월 7일 기자와 통화에서 “사과해야 할 당사자는 MBC나 내가 아니라 방송이 애초에 비판대상으로 삼았던 조선일보라는 점에서 우리가 사과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배씨가 소속된 단체가 대안 우파단체라고 이야기한 것은 딱지 붙이는 것이 아니라 호남지역의 다른 언론이나 그 주장을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 자체가 그분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닌데 불똥이 튄 것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개인적으로 만날 용의가 없지만 그와는 별개로 지금도 공론장을 통해 비판·반비판과 같은 대화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