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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국민의힘] ‘당심’ 윤석열 vs ‘민심’ 홍준표, 누가 더 유리할까?

잠용(潛蓉) 2021. 10. 28. 12:42

‘당심’ 윤석열 vs ‘민심’ 홍준표, 누가 더 유리할까?
시사저널ㅣ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승인 2021.10.28 10:00

국민의힘 본경선 최종 변수로 떠오른 당심-민심 ‘괴리’
준비는 끝났다. 링 위에 오를 일만 남았다. 11월5일 본경선을 앞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의 이야기다. 국민의힘은 최종 대선 후보 결정을 앞두고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양자대결을 전제로 한 4지선다’로 거의 결정했다. 본 경선에선 이 같은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가 절반씩 적용된다. ‘민심’과 ‘당심’을 고루고루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선두 주자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뚜렷한 흐름은 보인다. 시사저널이 국민의힘 2차 경선 종료 시점인 10월 첫째 주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18개를 추려 그 추이를 분석한 결과, 윤석열전 검찰총장은 당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민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 홍준표(왼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0월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힘 지지층‧60대는 尹, 무당층‧20대는 洪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결과의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행 기관마다 조사 방법과 대상이 제각각이어서, 결과를 단순 비교하면 여론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매주 선거 관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관은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 의뢰)과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TBS 의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자체 조사) 등이다. 해당 기관에서 발표한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 결과의 추세를 살펴본 결과,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6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홍 의원은 무당층과 20대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 대한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 안팎에 달한다.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의 결과(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 10월22~23일 조사, 무선ARS 100% 방식, 25일 발표)를 보면, 윤 전 총장은 3주간 조사에서 내리 50%대 중반을 기록한 반면, 홍 의원은 30%대에 그쳤다. 그러나 ‘지지하는 정당 없다’고 응답한 대상 사이에서는 홍 의원이 38.3%를 기록하며 29.2%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제쳤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연령별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크다. KSOI-TBS(전국 성인남녀 1005명 대상 10월22~23일 조사, 무선ARS 100% 방식, 25일 발표)의 결과를 보면, 20대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 대에 그친 반면, 홍 의원의 지지율은 39.5%를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윤 전 총장이 43.4%로 압도적 선두를 달렸고, 홍 의원은 17%에 머물렀다. 고령층이 전통적 보수지지층으로 통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결과도 당심과 민심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당심이 민심 따라 변할 수 있다”
다만 변수가 생겼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지지율 적신호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19일 이후 발표된 조사에선 보수 진영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KSOI-TBS 조사와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각각 2.2%포인트(29.1%→26.9%), 2.7%포인트(37.5%→34.8%) 빠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이 홍 의원보다 밀린다는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10월20부터 일주일간 발표된 가상 양자대결 관련 여론조사 9개 결과를 종합한 결과, 윤 전 총장은 5번 패한 반면, 홍 의원은 6번 이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7일 발표된 한국갤럽-머니투데이 조사(전국 성인남녀 1008명 대상 10월25~26일 조사, 무선 87.4% 유선 12.6% 방식) 결과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35.7% 대 45.8%로 뒤쳐졌다. 2주 전 2.6%포인트에 불과했던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10.1%포인트 차로 벌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심이 민심에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는 윤 전 총장이 당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당심이 민심을 따라 윤 전 총장에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윤 전 총장의 계속되는 실언으로 중도보수 표가 빠졌고, 상대적으로 홍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심도 민심을 따라 변하는지 여부가 최종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긴급 기자회견] 윤석열 대국민 지지호소문 발표... 지지율 하락세 되돌릴 수 있을까?
경향신문ㅣ유설희 기자 입력 2021. 10. 28. 11:01 수정 2021. 10. 28. 11:16 댓글 3509개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을 정권교체의 도구로” 호소
최근 잇따른 실언 논란 의식한 듯
“신인 약점 극복 위해 노력할 것”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8일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했다. 전두환씨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논란의 영향으로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자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로 부패를 척결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잇따른 실언 논란을 의식한 듯 “제가 정치참여 선언을 한 지 넉 달이 됐다. 미지의 길을 가다 보니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면서도 “저는 신인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밤샘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대한민국 정상화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윤 전 총장은 “상식, 공정, 정의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비상식과 불공정, 불의와 위선의 상징인 ‘문-재명’ 세력과 선명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몇년간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윤석열이 가장 잘 할 수 있다”며 “모든 것을 걸고 대장동 국민약탈 사건의 특검 도입과 모든 형태의 정치공작을 분쇄하기 위해 결연히 맞서 싸우는 선명한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국민의힘을 혁신하여 품 넓은 국민정당(catch-all party), 유연한 보수정당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은 30대의 젊은 당 대표를 선출한 당”이라며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국민과 당원이 오케이 할 때까지 혁신 또 혁신하여 건전 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마지막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죽인 무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땅값을 폭등시켜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희망을 앗아간 부동산 정책, 북한과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한 줏대 없는 외교안보 정책을 뜯어고치겠다”고 했다.윤 전 총장은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라며 “저 윤석열을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도구로 써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진정성 있게 제 모습을 국민들꼐 보여드리려고 한다”며 “국민과 당원 목소리를 경청해 고칠 거 있으면 고치고 그런 마음으로 본선에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개사과’ 사진을 부인 김건희씨가 그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찍은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기획하고 지시한 일”이라며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