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초등교사, 일기장에 업무·생활지도 어려움 담겨"
연합뉴스ㅣ2023-07-24 20:13
교사노조, 유족 동의받아 일기 일부 공개…
"무분별한 민원서 교사 보호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교사의 일기장에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인의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노트 사진을 보면 고인이 숨지기 약 2주일 전인 이달 3일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가 적혀 있다. 일기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쓰여 있다.
▲ 서울교사노조가 공개한 숨진 서이초 교사의 일기장 일부 (서울=연합뉴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교사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2023.7.24
이어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라고도 적혀 있다. '난리' 앞에 쓰인 글자는 학생의 이름으로 보인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노조가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한 명이) 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국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당국이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는 2년차 초등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교육계에서는 고인이 학급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 등으로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망경위를 제대로 규명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
"숨막혀" 서이초 사망 교사 일기장 공개...학부모 경찰 조사
이데일리ㅣ2023-07-24 오후 8:38:47 수정 2023-07-24 오후 8:38:47
▲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일기장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진=서울교사노동조합)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의 일기장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인의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일기장 사진을 보면 해당 교사가 숨지기 약 2주 전인 “7월 3일 월요일”이라고 적혀 있다. 일기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가족들과 있는데도 크게 텐션이 안 오르고 말수도 적고 그랬다)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ㅇㅇ(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인께서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 생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분명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노조에서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큰 소리를 지르는 등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보도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다시 한 번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전국의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 당국이 응답하길 바란다”며 “특히 오늘 현장교사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에 따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고인에게 이른바 ‘갑질’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불러 조사했다. 이날 서초경찰서는 고인이 생전 담임을 맡았던 학급 학부모 일부를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조가 동료 교사들에게 받은 제보에 따르면 “고인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며 “고인은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 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고인 학급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경찰 조사를 받은 학부모는 ‘연필 사건’의 양측 당사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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