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사(廢寺)" 법철(法徹)스님 ‘정업이야기’ 중에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음습(陰濕)한 날, 지박령(地縛靈)의 신세가 되어 원한으로 사무친 저주와 탄식 속에서..." (본문 중에서) -------------------------------------------------- 지금부터 나는 젊은 날, 지리산(智異山) 기슭에 있는 어느 큰절의 산내 암자인 동암(東庵)에서 있었던 너무도 가슴아픈 이야기를 회상하고자 한다. 동암은 큰절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작은 천년 고찰이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그때로부터 어언 30년이 흘렀건만, 나는 지금도 그 동암만 생각하면, 눈앞에 암자를 에워싼 울창한 대나무 숲이 세찬 비바람에 서로 부비면서 몸부림치며 흐느끼는 듯 호곡하는 소리와 그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