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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새정치연합] '6·15 공동선언' 등 통일정책 후유증

잠용(潛蓉) 2014. 3. 21. 08:20

대전에 내려온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6·15 등 정강 초안 논란에 휩싸여

[대전일보] 2014-03-21 4면기사 편집 2014-03-21 07:05:12

 

■ 대전시당 창립대회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 중앙당 지도부는 대전시당 창립대회를 개최한 20일 당헌당규 및 정강정책 마련을 둘러싸고 노출된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창당의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최대한 불식시키고, 당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 중앙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날 대전 서구 오페라 웨딩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의 계승'이 빠진 정강정책 초안 제시 논란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우선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안 의원은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의 계승이 빠진 정강정책 초안 제시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하며 남북화해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안 의원은 "엊그제 뜻하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정강정책 전문에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분명하게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제 역사인식은 확고하다.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대한민국 미래의 크나큰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6·15 공동선언과 10·4 공동선언 역시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은 민족 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굳건한 의지로 민주화와 남북화합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이 같은 안 의원의 논란 해소 움직임에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 창당의 의미와 안 의원의 결단을 강조하며 양측간 불협화음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김 대표는 "60년 민주당의 역사와 안철수의 새정치가 만나서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새이름으로 힘차게 출발한다"면서 "특별히 우리 정치사에 남을 큰 결단 해 주신 안철수 위원장께 감사와 격려의 뜨거운 박수 보내달라"고 안 의원의 신당 창당 합류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대표는 "새정치는 시대와 국민이 소망하는 성스러운 소명"이라며 "같은 고지를 향해 달리는 동지로서 서로 신뢰하면서 손 잡고 의지하면서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시작으로 2017년 정권 교체를 향해 정진하자"고 단결을 강조했다.

 

대전시당 공동위원장들도 새정치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불태웠다. 이상민 공동위원장은 "부족한 저에게 공동위원장이라는 자리를 주신데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한분 한분의 어려움과 걱정을 없애드리고 꿈과 소망을 이뤄나가는데 대전시당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김형태 공동위원장도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누구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세상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며 "새정치가 우리시대의 합의고 우리의 꿈인 만큼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다시 용기를 갖고 시작하자"고 말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발기인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소득과 이념을 비롯한 사회전반에 만연된 격차의 악순환을 해소하고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국민을 통합해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민생정치 적극 동참 △지방선거·총선·대선 승리 전력 △정치개혁 지속 추진 등을 결의했다. [성희제 기자 ]

 
김한길과 안철수의 정치 운명 
[충청타임즈] 2014년 03월 20일 (목)  
 
지금 선거판을 누비는 야권후보들의 푸념을 듣다보면 김한길과 안철수의 정치운명은 오는 6월 4일 자정쯤에 확실하게 드러난다. 둘에 대한 이같은 미래예측은 당연하고도 남겠지만 그렇더라도 ‘무공천’ 도박을 실험하는 상황에선 투표함의 뚜껑이 어느 정도 열리는 이 시점은 어쨌든 두 사람에겐 천당과 지옥의 간극이 말 그대로 깻잎 한 장폭도 안되는 처절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선거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두 사람은 당장 보따리를 싸야 한다. 이것이 정치를 투쟁이 아닌 착함, 이른바 선(善)을 향한 선언적 방식으로 풀어가는 그들의 한계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두 사람이 통합을 전격 선언하면서 무공천을 천명한 것은 기발했다. 그렇다면 대통령도 지키지 못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환호가 지금쯤 도처에 넘쳐나야 할텐데 유권자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아직 창당작업에 매몰된 야권이 본격 움직이지 않았고 또 대중에게 무공천의 성전(聖戰)을 알려야 할 야당 후보들이 호흡조정 중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이유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목하 분위기는 무공천이 앞으로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데 역부족이다.

 

상대의 정곡을 찌르겠다는 의욕은 좋았지만 김한길과 안철수의 무공천 결정은 어쨌든 성급했다. 그리고 그로인한 정치적 부하(負荷)는 지금 고스란히 야권 후보들이 짊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야당 지지자들이 바라는 건 무공천의 메리트가 아니라 새누리당 독주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와 후보가 넘쳐나는 새누리당의 자중지란이다. 그렇게라도 돼야 표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정치는 절대로 정직하지도, 착하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정치가 약속을 지키고 스스로 알아서 국민들의 아픈데를 보듬어 주는 선의의 기제(機制)라면 당연히 무공천을 결행한 야권은 지금쯤 봄바람을 타야 하고, 반값등록금과 복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을 쳐야 맞다. 정치가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권력이라는, 결코 공유할 수 없는 그 ‘힘’ 때문이다. 스포츠의 승부에선 패자의 입지가 존중되지만 정치, 특히 선거에서의 패자는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정치는 사악하다고까지 한다.

 

아주 흥미로운 사실은 500여년 전에 이미 마키아벨리가 이를 간파했다는 점이다. 권력자에게 도움이 되는 인간의 심리를 가장 적나라하게 들춰낸 ‘군주론’을 써 권모술수의 화신으로 각인된 그는 이 책의 군주편에서 이런 말을 했다. “무슨 일이든지 선을 행하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자는 나쁜 인간들 속에서는 파멸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보전하고자 하는 군주(지도자)는 나쁜 자가 되는 것을 배워야 하며 더욱이 그것을 필요에 따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기술도 터득해야 한다.”  굳이 의역한다면 군주를 지탱해주는 정치가 그저 선한 것에만 매몰될 경우 100% 깨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약이 결코 허황되지만은 않다는 게 최근 한국 학자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 마키아벨리 재평가에서 드러난다.

 

이들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헌정한 것은 지도자들의 권모술수를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한때 철저하게 핍박받는 삶을 살아온 것에 천착해 오히려 군주(지도자)와 그 주변을 둘러싼 정치의 사악함에 대해 약자들에게 알리고 그 폐해에 대비하라는 차원에서 집필된 책이 군주론이라고 한다. 결론은 지도자와 정치는 결코 착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한길과 안철수의 무공천 결단은 분명 우리나라 정치에서의 선(善)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을 그대로 유권자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랐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이를 지방선거의 아젠다로 확실하게 정립하려는 그 투쟁력이 지금으로선 더 절실하다.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는 언제나 패한다고 했다. 새정치를 예언한 김한길과 안철수는 더 무장하고 더 투쟁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공자님 말씀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충청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