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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그리운 가곡] '鄕愁' (향수 1927)- 정지용 시, 김희갑 작곡

잠용(潛蓉) 2014. 6. 17. 15:58




'향수(鄕愁 1927)'

정지용 작사/ 김희갑 작곡/ 이동원 박인수 노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 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鄕愁"는 정지용이 충북 옥천의 고향 마을을 그리워하며
쓴 詩로 1927년 일본 유학시절 <朝鮮之光>에 실렸다. 일제강점기

헐벗고 굶주린 우리 조선의 농촌 모습을 아름다운 시어로써

너무도 여실하게 잘 표현하였다. (그림/ 새쫓기- 운보)

 

 

'향수'- 색소폰 연주


<鄕愁 원문> '향수'는 1927년 3월 『조선지광(朝鮮之光)』 65호에 발표되었고, 작자의 제1시집 『정지용시집(鄭芝溶詩集)』(1935)에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주권과 국토는 물론, 민족과 그 혼의 상징으로서의 국어마저 핍박받고 억압을 당한 일제강점기의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상실의 비애감을 시로 표현한 정지용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산행방 이야기>

 


 


'향수' - 이동원, 박인수 노래 (배경: 시인 정지용 생가)


향수/정지용 - 이동원, 박인수 노래


향수/정지용 - 이동원, 박인수 노래


향수 - 정지용 시, 김희갑 곡 - 국립합창단


향수 - 코리아남성합창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