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만평] 2014년06월19일자 '태풍과 맞선 비장한 용기'
"만신창이 돼도 청문회"... 문창극, 청문회 고집 이유는?
MBN | 입력 2014.06.19 19:41 | 수정 2014.06.19 20:31
[앵커멘트] 그렇다면,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모두가 자신에게 등을 돌렸음에도, 왜 이렇게 꿋꿋하게 버티는 걸까요? 이미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후 깜짝 발탁된 문창극 후보자.
▶ 인터뷰 : 문창극 / 국무총리 후보자 (지난 10일)
- "제가 미력이나마 저의 마지막 여생을 모아서 나라를 위해 한번 바쳐볼까 합니다."
하지만, 곧바로 문 후보자의 일본 식민지배와 위안부를 당연시하는 발언이 담긴 과거 교회 강연 동영상이 논란으로 떠올랐습니다.
문 후보자가 공개 사과로 부랴부랴 진압에 나섰지만, 이미 여론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황.
▶ 인터뷰 : 윤희웅 /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
- "(문 후보자가) 이른바 친일과 반일 프레임에 갇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하더라도 (여론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
새누리당도 등을 돌리고, 대통령도 인사청문요청안 재가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면초가에 처한 문 후보자.
하지만, 문 후보자는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민족반역자'로까지 낙인찍힌 상황에서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면서, 물러나더라도 명예는 회복하고 싶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박상병 / 정치평론가
- "끝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는 자신은, 내가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겠다는 겁니다. 난 잘못한 거 없다, 억울하다는 겁니다."
과연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억울함을 벗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오명 속에 사라질지 이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이미혜입니다.
문창극 "안중근 안창호 존경하는데 내가 왜 친일인가?" (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4.06.19 18:59 | 수정 2014.06.19 19:10
안중근칼럼·안중근기념관 헌화 등 공개… '식민사관' 논란불식 시도
퇴근길 로비서 선채로 20여분간 호소… 총리 후보자로는 '이례적' 행보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오예진 기자 =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19일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친일(식민)사관' 논란과 관련,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라며 논란 불식과 여론 반전을 적극 시도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로비를 통해 퇴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우리 현대 인물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안중근 의사님과 안창호 선생님"이라며 "저는 나라를 사랑하셨던 분, 그 분을 가슴이 시려오도록 닮고 싶다"고 말했다.
↑ 적극 해명하는 문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자신의 칼럼 보여주는 문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에게 자신이 쓴 칼럼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을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데 왜 저보고 친일이다, 왜 저보고 반민족적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다른 얘기는 다 들어도 저보고 친일이라고 그러고, 반민족적이라고 말씀을 하면 저는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이어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은 중국의 뤼순 감옥과 재판정을 자신이 직접 다녀온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소감을 바탕으로 쓴 자신의 과거 칼럼의 일부를 읽기도 했다.
또 세종대에서 '국가와 정체성'이라는 강의를 나간 사실을 알리며 강의안의 일부도 낭독했으며, 남산의 안중근기념관에 자신이 헌화한 사진을 준비해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사실이면 사실대로 보도해 달라. 여기서 이런 얘기, 저기서 이런 얘기 소문대로 보도하면 얼마나 나의 명예가 훼손되는가"라며 "그것을 모르는가.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가 이처럼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선생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소개한 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친일사관 논란과 그 결과로 조성된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자는 이와 관련, "제가 개인적으로 그동안 공부를 하면서 '이게 혹시 국민께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문제가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그 점에 대해 정말로 송구스럽고, 또 '국민 여러분과 언론인 여러분께 이해를 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제가 출퇴근을 하면서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한가지씩만 말씀드리려 한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의 해명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후보자는 로비에 선 채로 20여분 넘게 해명과 호소를 이어갔다. 총리 후보자가 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min22@yna.co.kr]
文 퇴근길 20분 격정 호소... 친정 언론에 서운함 표출
연합뉴스 | 입력 2014.06.19 20:19 | 수정 2014.06.19 21:13
감정섞인 말투·행동… 안중근기념관 헌화사진 공개하며 취재진 다그쳐
"거짓말인지 취재해보라" 사실보도 요구… "너무 흥분했다"며 발언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오예진 기자 =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19일 퇴근길은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반드시 가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작심한 듯 드러내는 자리였다. 중앙아시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 재가를 주말까지 미루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진 사퇴론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절대 사퇴는 없다"고 쐐기를 박는 장면을 연출한 것.
↑ 자신이 쓴 칼럼 읽어주는 문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에게 자신이 쓴 칼럼을 읽어주고 있다.
↑ 적극 해명 나서는 문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적극 해명하는 문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내가 헌화한 꽃이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에게 자신이 안중근의사 기념관에 헌화한 꽃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이날 오전 출근길에 '나인 투 식스(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라고 예고한 것처럼 문 후보자는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퇴근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동안 취재진의 질문 2∼3개에 짧게 답했던 여느 퇴근길과는 달랐다. 그는 별관 로비에 선 채로 무려 20여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코너에 몰린 문 후보자의 '작심 로비회견'이었던 셈이다.
문 후보자의 이러한 행보는 과거 교회 및 대학 강연에서 자신이 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식민사관' '친일사관' 논란이 불거진 뒤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후임 총리로 낙점한 박 대통령마저 21일 귀국 이후 임명동의안 재가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궁지에 몰리자 그야말로 '셀프 구원작업'에 들어갔다는 인상까지 줄 정도였다.
문 후보자는 특히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밝히면서 총리 후보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다소 감정이 실린 어투와 행동을 보이며 자신이 '친일파'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강하게 표출했다. 문 후보자는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안경을 꺼내면서 "노안이라서 작은 글씨는 볼 수가 없다. 너무 작잖아. 그래서 안경을 끼고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며 안 의사에 대해 쓴 자신의 과거 칼럼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어 "저는 식민지 사관이 뭔지 뚜렷이 모른다. 왜?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저는 나라를 사랑하셨던 분, 그 분은 제가 가슴이 진짜 시려오도록 그분을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 의사에 대해 "제가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히면서 "안 의사 공부를 많이 한 것을 여기서 자랑하는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안 의사가 재판을 받고 수감됐던 중국 뤼순의 감옥과 재판정을 직접 다녀온 일을 공개하면서는 "아…가슴이 떨려오는 것을 전 느꼈다"고 말했다.
안 의사와 관련한 자신의 칼럼 일부분을 발췌해 읽을 때에는 "제가 그 감정을, 느낌을 썼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세종대에 출강해 '국가와 정체성'이란 강의를 했음을 소개할 때는 '친정격'인 언론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러분 지금까지 취재를 안하시는데"라고 운을 뗀 문 후보자는 "여러분 내일 당장 가보라. 일일이 잡고 물어보라. 정말로 문창극 교수가 너희들한테 소위 친일을 가르쳤느냐, 아니면 너희들한테 반민족을 가르쳤느냐. 한번 물어보라. 진짜 물어보라. 그런데 거기서 또 한 명만 딱 (발언을) 따가지고서 그랬다 그렇게 하지 마시고 될 수 있는대로 많은 학생들에게 물어보라. 저는 지금도 떳떳하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헌화한 사진을 공개할 때는 "마지막으로 자랑일 것 같아 공개 안하려 했는데 이건 사실이다. 사실에 바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사진에 나온 '이 꽃은 문창극님께서 헌화해 주셨습니다'라고 쓰인 글귀를 취재진 가운데 읽어 달라고 즉석에서 요구했다.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자 문 후보자는 "한글 모르시나. 이것도 읽어줄 모르나"라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기자들을 다그쳤으며, 글을 읽겠다고 나선 '자원자'의 목소리가 작자 중간에 끊고 "크게 하세요. 크게. 다들 알아듣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헌화한 배경을 설명한 뒤 "2011년 6월이다. 여러분 내일 당장 가시라. 내일 당장 안중근 기념관 가서 이게 거짓말인지 한번 취재해보라. 사실이면 사실대로 보도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오는 21일 전까지 계속 이런 형태로 자신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겠다고 예고했다. 문 후보자는 "제가 너무 흥분했다. 오늘은 이것으로 끝내고 제가 내일 또 여러분 뵙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의 거칠고 투박한 '퇴근길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신의 역사관은 친일에 뿌리를 두지 않고 있으며, 절대로 인사청문회 전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min22@yna.co.kr
[전문] 문창극 "안중근, 안창호 가장 존경... 난 친일·반민족 아니야"
머니투데이 | 이동우 기자 | 입력 2014.06.19 19:28
[머니투데이 이동우기자]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님입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9일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나서는 길에서 친일·반민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문 후보자는 과거 자신이 쓴 칼럼과 한 대학에서 했던 강의 내용을 읽으며 자신을 향한 친일·반민족 논란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내놓았다. 또 문 후보자는 자신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헌화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헌화 사진을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다. 그간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문 후보자가 이날 발언한 내용의 전문이다.
(서울=뉴스1) 송은석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퇴근하며 자신이 과거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헌화한 꽃 사진을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며 자신에 대해 "왜 친일, 반민족적이라고 하는 지 모르겠다. 가슴이 아프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4.6.19/뉴스1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발언 전문
오늘 제가 하루종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하는 것과 박근혜 대통령님의 카자흐스탄 방문 과정에 대해 또 살펴 봤습니다.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인 안전. 그것이 초점이 됐습니다. 저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해서 오늘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계시는데, 오늘 성과는 자원외교가 중점인 것 같습니다. 1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 수주가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오늘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제가 일일히 말씀 드려야 하는 것 같아서… 하루종일 저는 청문회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그 동안 공부를 하면서 혹시 국민들께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겠구나. 그 부분에 대해 제가 정말로 송구스럽고… 우리 국민과 언론인 여러분에게 이해를 구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에 출퇴근 하면서,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우리 근현대사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입니다. 저는 식민지 사관이라는 것이 뭔지 뚜렷이 모릅니다. 왜?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라를 사랑하셨던 분, 저는 가슴이 시려오도록 그 분을 닮고 싶습니다. 제가 현대사 인물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님입니다.
남산에 가면 안중근기념관이 있습니다. 강남에 가면 도산기념관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데, 왜 저보고 '친일이다' 왜 저보고 '반민족적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저는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다른 얘기를 다 들어도 저보고 친일이라 그러고, 반민족적이라 하시면 저는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안중근 의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거를 여기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안 의사가 돌아가신지 100주년. 2009년에 하얼빈역, 뤼순 재판소, 뤼순 감옥을 100주년 당시에 다 돌아봤습니다. 그때 제가 쓴 글이 있습니다. 다 읽어 드릴 순 없지만 잠깐만 제가 읽겠습니다.
이건 그때 나온 제 칼럼입니다. 제가 실수할까봐 이 칼럼을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부분만. "코레아 우라"입니다. 이건 '코리아 만세'라는 뜻입니다. 러시아 말인데 왜 러시아 말이냐? 당시 하얼빈을 러시아가 관할하고 있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우리의 역적 이등박문을 '탁' 쏘고 '코리아 우레'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우리 안 의사는 순순히 붙잡혔습니다. 제가 그 전 곳을 돌아보고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을 칼럼으로 썼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지 꼭 100년이 되는 올해. 안중근 의사님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나는 그를 잊고 살았다. 내가 부끄러웠다" 이건 제 칼럼입니다. 그래서 감옥을 제가 다 가봤습니다. 뤼순감옥입니다. 그 전날 안 의사의 두 형제가 오셨습니다. 이건 안 의사가 하신 말입니다 "내가 죽은 뒤 내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안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 국권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대한독립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이게 안 의사님이 두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한 유언입니다. 거기에 대한 제 감회를 뒤에 썼습니다.
"그렇게 원하시던 국권이 회복되고 대한민국은 자랑스런 나라가 됐습니다. 천국에서 승리의 만세를 부를 당신을 그려봅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당신의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병사의 시신조차도 끝까지 찾기 위해 애쓰는 나라를 보면 정말 부끄럽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건 제 칼럼에서 의견입니다. 그 다음에 뤼순에 재판소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사진이 다 돼 있습니다. 거기에 안중근 의사님이 왜 이토히로부미를 쐈나? 분명히 재판장에서 얘기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이토를 죽인 것은 대한 독립전쟁의 한 부분이요. 나는 개인 자격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니오. 대한의군 참모장 자격으로 조국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한 것이니 만국법(국제법)으로 처리해달라" 우리 안 의사님이 재판장에서 당당히 얘기했어요.
왜 이토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 고종을 폐위시키고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런 15가지를 재판장에서 말했어요, 당당하게. 이 재판을 본 영국의 그래픽지 기자는 '이 세계적 재판의 승리자는 안중근이었다. 그의 입을 통해 이토 히로부미는 한낮 파렴치한 독재자로 전락했다' 이걸 보고 제가 느낀 감정을 썼습니다. "스스로 한 명의 의군이 되어 희생을 택하신 당신은 3천만을 의군으로 만들었습니다. 왼손 무명지를 잘라 대한독립을 썼던 당신은 대한국인 안중근과 함께 무명지 없는 왼손으로 낙관 대신 찍었습니다. 당신의 간절한 소망은 대한국인 즉 대한의 국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도 원했던 대한국민이 됐습니다. 이 국민됨을 모두가 소중히 여기며 살겠습니다." 이렇게 제 느낌을 썼어요.
그 밑에 사실이 있어요. 그 때 사건현장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쏠 때, 러시아 사진사가 있었어요. 그 사진사가 말하길 "안중근은 누구보다 침착했다." 또 홍콩의 화자일보라는 곳에 이런 평가가 있어요. "생명을 버리려는 마음을 가졌기에 그의 마음은 안정됐다. 마음이 안정됐기에 손이 안정됐다. 손이 안정됐기에 탄환이 명중됐다." 이걸 보고 느낀 감정을 또 썼어요.
"맺돌 하나를 들고 거인 골리앗 앞에선 소년 다윗을 생각합니다. 그는 골리앗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떨리는 손이었다면 그의 이마를 명중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의 손도 떨리지 않았습니다.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확신이 당신을 두려움으로부터 해방시켰습니다. 그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지금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그럴 자격이 없지만, 안 의사님과 같은, 또 소년 다윗과 같은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얘기가 길어지는데 한 가지만 더… 제가 여러분이 지금까지 취재를 안 하시던데… 제가 세종대 강의를 나갔어요. "국가와 정체성"이라는 제목. 내일 당장 가보세요. 그 "국가와 정체성"이라는 강의에서 제가 무슨 강의를 했는지... 제 수강생이 5~60명 됐습니다. 정말로 문 교수가 너희들에게 친일과 반민족을 가르쳤는지 물어보십시오. 딱 한 명만 따서 물어보지 마시고 될 수 있는대로 많은 학생을 물어보십시오. 정말로 저는 떳떳합니다. 우리 학생들한테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세종대에 나갔습니다. 거기서 했던 강의안 입니다.
강의안 앞 부분 읽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길어져서. "안 의사가 없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꾀죄죄한 나라가 됐을까? 지배집단이라는 작자가 나라를 팔아먹은 나라, 아 얼마나 부끄러운가? 그런 가운데 홀연히 나타난 안중근. 그 이름만 들어도 우리의 가슴이 뛰게 만든다. 우리의 어깨를 펴게 만든다. 그가 있었기에 민족의 자긍심을 지킬 수 있었다. 그는 단순히 나라를 빼앗긴 데 저항한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 그는 평화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동양평화라는 명분으로 거사했다. 그는 우리에게 나라가 목숨보다 소중함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이게 제 강의안입니다.
마지막 하나만 더 읽겠다. "그의 생각은 지금도 우리 가슴 속에 전수되고 있다. 나라는 소중한 것이며,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라는 지켜야 한다. 그의 마음은 나라사랑 애국심으로 충만했다. 그 애국심은 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으로 승화됐다. 나라의 안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심어준 것이다. 그의 용기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 듯이 그는 일본의 거인 이토를 쓰러뜨렸다. 그가 용기와 담력이 없는 인물이었다면 손이 떨려 이토를 쓰러뜨릴 수 있었겠는가? 그는 우리 가슴 속에 나라가 위급할 때 용기를 가지고 나가 싸우라는 명령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남겨주었다." 이게 제가 강의한 자료입니다.
이걸 세종대 학생들에게 물어보세요. 저는 우리 학생을 믿어요. 우리 학생들이 왜곡된 것을 받아들여 휘둘릴 애들이 아니라고 믿어요. 취재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이건 제 자랑이 될 것 같아 공개를 안 하려고 하는데 사실이니까... 우리는 사실이 필요한 거니까... 사실에 바탕이 된 보도가 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제 사실을 알아 달라... 읽어주세요. "이 꽃은 문창극님께서 헌화해 주셨습니다" (기자가 읽음)
남산에 가시면 안 의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기념관에는 영정이 있습니다. 그 영정에 시민들이 헌화하게 돼 있습니다. 저는 안 의사를 존경하기 때문에 기념관에 갔습니다. 가서 꽃이 시들어있어서 '이거 안되겠구나 꽃을 바쳐야겠구나' 해서 그때 나는 일개 언론인에 불과햇습니다. 얘기도 안 했습니다. 거기 제 이름을 적고 그 꽃을 '다음 주에 몇월몇일부터 제 꽃을 여기다 놔주세요.' 이게 그 꽃입니다. 이게 언제... 2010년 6월입니다.
내일 당장 기념관 가서 이게 거짓인지 취재해보세요. 사실이면 사실대로 보도해주세요. 사실보도가 중요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언론이 사실 확인을 안 하십니까? 저는 언론인 출신입니다. 그게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이 사실 확인을 안 하시고 이런데서 저렇더라, 저런데서 이렇더라, 이런 말씀만 하시면 저는 개인적으로 얼마나 명예가 훼손됩니까? 그거 모르십니까? 우리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입니다. 제가 "저널리즘의 이해"라는 강의를 서울대서 합니다. 저널리즘이 뭡니까? 공정하고 사실대로 쓰는겁니다. 소문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또 뵙겠습니다. <끝> [머니투데이 이동우기자 canelo@]
|
사퇴론 확산에도 文 '버티기' 고수... 정국 혼돈 속으로 (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4.06.19 20:27 | 수정 2014.06.19 21:06
'시한부 총리' 54일째·국정원장 공석 29일째… 국정 공백 장기화
野 "2기 내각 전면 재구성해야" 파상공세…與 지도부 '침묵'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박성민 임형섭 기자 =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19일 여권 내부에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문 후보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며 배수진을 치고 나서 '대통령 부재정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 굳은 표정의 문창극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 '이게 내가 쓴 칼럼이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며 기자들에게 자신이 쓴 칼럼 등을 들어보이고 있다.
↑ 생각 중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이완구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김한길 "대통령 귀국 즉시 2기내각 전면 재구성해야"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중앙아시아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는 21일) 귀국하는 즉시 제2기 내각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주말까지 여권과 문 후보자가 대치하는 모양새가 계속될 전망이고, 국회도 물러나는 정홍원 총리를 상대로 맥빠진 대정부질문을 이어가고 있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비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4월27일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가 어정쩡한 '시한부 총리'로서 54일째 집무를 보고 있고, 국정원장 공석상태는 29일째 이어지고 있는데다 8개 부처에서는 물러날 장관들이 업무를 지휘중이어서 공직사회 기강해이·국정공백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창극 후보자 낙마에 당력을 집중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주류 측 인사들까지 하나 둘 '사퇴 불가피론'을 제기하는 흐름은 문 후보자의 입지를 시간이 갈수록 좁히고 있다. 여당 지도부조차 문 후보자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함구하면서 여권 핵심부에서 일종의 '출구 전략'이 가동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의원총회 (이후) 입장에서 변화한 게 없다"며 소속 의원과 국민 여론을 더 수렴한 뒤 당의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재가 여부에 대한 결정을 주말까지 연기한 상황에서 여당 내부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당 지도부는 지원 사격을 멈춤에 따라 문 후보자는 사실상 고립에 가까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여권 핵심부의 기류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자는 오히려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버티기' 행보를 계속 이어가 여권의 해법도 꼬이는 양상이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집무실에서 퇴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친일(식민)사관' 논란과 관련,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라며 논란불식과 여론반전을 적극 시도했다. 앞서 오전 출근길에는 "밤사이에 (입장) 변화가 없다.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문제 있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추려내라는 '2기 내각 전면 재구성'을 요구했다. 점차 표적을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변함없는 불통 오만과 독선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면서 "귀국하는 즉시 제2기 내각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새정치연합이 김 실장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김 실장을 비판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 인사검증 책임자의 책임은 물론이고, 국정원장 후보와 다른 장관 후보, 청와대 수석의 많은 문제들이 덮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최근 한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김 실장과 손에 꼽히는 몇몇 핵심 친박들이 자기들끼리만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면서 "차제에 외부인사위원회 시스템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김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이니까 이렇든저렇든 이런 논란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leslie@yna.co.kr]
<표>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발언 논란과 해명
"해명 못하면 이 땅에 못살아" 완강한 文... 靑은 속수무책
동아일보 | 입력 2014.06.20 03:06
“청문회 가겠다”… 사퇴 가능성 일축
[동아일보] "하루 종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서 공부했습니다. 내일 또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19일 오후 6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퇴근길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처럼, 소년 다윗처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자진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0분 동안 내내 자신을 둘러싼 친일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 귀국일(21일)이 다가오지만 여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 文, "정말 떳떳해"
문 후보자는 기자들 앞에 종이 여러 장을 들고 나타났다. 그는 "우리 현대 인물사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안중근 의사님과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라며 2009년 안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100주년을 맞아 썼던 자신의 칼럼을 읽어내려 갔다. 이어 "왜 저한테 친일이다, 반민족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안 의사의 애국심을 칭송한 강의 내용도 소개했다. "제 자랑이 될 것 같아서 안 하려고 했다가…"라면서 2011년 남산 안 의사 기념관에 헌화하고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확인 안 하고 이런 데서 저렇더라 말만 하면 얼마나 제 명예가 훼손됩니까. 저널리즘의 기본이 뭐냐"며 언론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았다. "제가 너무 흥분했다"고 할 정도로 격앙됐다.
이에 앞서 문 후보자는 출근 때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권의 사퇴 압박이 심하다'는 질문에 "전혀 그런 이야기 들은 적이 없다"며 서류 가방을 들어 보이면서 "공부하려고 집에 있는 자료를 잔뜩 들고 왔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최근 지인에게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나는 대한민국 땅에서 살 수가 없다"며 청문회에서 명예회복을 해야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고 한다. 청와대와 여당의 부정적인 기류를 전달하는 총리실 실무진에게도 청문회 강행 의지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 與 "청문위원 하려는 사람 없어"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은 이날도 "(스스로) 물러나는 게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자진사퇴를 재차 압박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 누구도 청문위원으로 참석하려고 하지 않아 청문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가 버티면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게 여권의 고민이다.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하거나 청문회를 거쳐 국회 표결을 하는 방식뿐이다. 두 가지 모두 큰 부담이다.
대통령이 공직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유일하다. 그 외에는 모두 자진사퇴라는 형식을 취했다. 전 전 후보자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지명 철회를 요청해 대통령이 수락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후보자의 반발이 거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명 철회를 한 경우는 없다. 대통령 스스로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어서 후폭풍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재가한 뒤 청문회와 국회 표결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여당 분위기를 고려할 때 표결을 통과할 가능성이 적은 데다 표결까지 2주 이상 시간이 걸려 국정 공백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 靑, 후폭풍 대비에 골머리
청와대는 문 후보자 낙마 이후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거취가 최대 고민이다. 김 비서실장 유임을 전제로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이미 마친 상황이라 향후 국정운영 계획이 모두 헝클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인선 시스템을 개선해 김 비서실장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인선 책임론을 피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고민이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호흡이 맞으면서도 장악력도 있어야 하는 비서실장의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후임 국무총리 콘셉트도 고민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추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월호 수습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청문회 통과 경험이 있는 명망가형으로 하자는 의견, 야권 인사 영입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셀프 구원' 나선 文... "안중근 존경하는데 왜 친일파냐?"
국민일보 | 입력 2014.06.20 04:01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9일 사퇴 의사가 없으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반드시 가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로부터도 자진사퇴 '올코트 프레싱'을 받고 있음에도 물러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고수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문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며 배수진을 치고 나서면서 '대통령 부재정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주말까지 여권과 문 후보자가 대치하는 모양새는 계속될 전망이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나인 투 식스'(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라고 예고한 것처럼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와 퇴근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동안 취재진의 질문 2∼3개에 짧게 답했던 여느 퇴근길과는 달랐다. 그는 별관 로비에 선 채 무려 20여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작심 로비회견'이었다.
그는 "현대 인물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안중근 의사님과 안창호 선생님"이라며 "나라를 사랑하셨던 분을 가슴이 시려오도록 닮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을 정말로 존경하는데 왜 저보고 친일이다, 반민족적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는 말도 했다. 이어 안 의사가 재판을 받은 중국 뤼순 감옥과 재판정을 둘러본 소감을 바탕으로 쓴 과거 칼럼을 읽었다. 서울 남산의 안중근기념관에 헌화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제가 너무 흥분했다. 오늘은 이것으로 끝내고 내일 또 여러분 뵙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그의 거칠고 투박한 '퇴근길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신의 역사관은 친일에 뿌리를 두지 않고 있으며, 절대로 인사청문회 전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행보는 과거 교회 및 대학 강연에서 자신이 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식민사관' '친일사관' 논란이 불거진 뒤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출퇴근 때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한가지씩만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해 이 같은 방식의 해명을 계속할 것임을 내비쳤다. 자신을 후임 총리로 낙점한 박 대통령마저 임명동의안 재가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궁지에 몰리자 '셀프 구원작업'에 들어갔다는 인상까지 들었다. 문 후보자는 앞서 오전 집무실로 출근하면서도 '여권 쪽의 압박이 거세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밤 사이에 (입장) 변화가 없다. 저는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박용석 만평] 6월 18일 '청와대 인사검증' (뽑기 참새)
'文정부·청와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창극 유보론] 朴대통령 유보... 인선만큼 출구도 난망 (0) | 2014.06.24 |
---|---|
[문창극 옹호론] '절대 사퇴하지 마십시오' 1인시위에 성명서까지 (0) | 2014.06.23 |
[문창극] '병합신의론'(倂合神意論) 日군국주의 망령 부활시킬수도 (0) | 2014.06.18 |
[극우친일 문창극] '김복동 할머니한테 재대로 걸렸다' (0) | 2014.06.17 |
[박근혜 지지율] 세월호와 문창극 때문에 40%대로 하락 (0) | 2014.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