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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

[국정원 개입] 유병언과 국정원, 동업자 관계라는 생각

잠용(潛蓉) 2014. 8. 3. 12:23

“유병언과 국정원, 동업자 관계라는 생각 들 수밖에 없는 상황”
‘국정원 개입 정황’ 세월호 참사, 또 다른 의혹 증폭

[위클리서울] 2014년 7월 27일자
 

국정원이 세월호 구입과 증개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면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세월호 유족을 비롯한 시민들은 연일 도심 집회를 열고 “국정원과 유병언, 그리고 세월호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수사권, 기소권이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세월호 참사 유족들, 그리고 시민 등 2000여 명은 26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주민 세월호 가족대책위 변호사는 “어제 세월호 선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무용 노트북에 대한 증거보전 절차가 진행됐다. 복원된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을 켰을 때 수많은 파일과 폴더 사이로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한글 파일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열어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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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5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는 세월호에서 발견된 노트북에 대한 증거보전 기일이 열렸다. 이 노트북은 세월호 참사 후 약 2달 간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2달여가 지난 6월 24일 발견된 물품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노트북에서 발견한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문건은 지난해인 2013년 2월 27일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는 ‘선내 여객구역 작업 예정 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약 100여 건의 작업내용과 작업자 등이 기재 돼 있다. 작업지시 내용으로는 천정칸막이 및 도색작업, 자판기 설치, 바닥 타일 교체, 침대 등 교체, 심지어 선원들의 휴가계획 등 상세한 지시 사항이 포함 돼 있다. 문건이 작성된 2013년 2월 27일은 세월호의 증개축 작업이 끝난 시기와 맞물린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 경 일본에서 구입해 약 4개월 가량의 증개축 작업을 거쳤다.

 

박주민 변호사는 “검찰이 유병언을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지목한 이유는 그가 세월호 증개축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있다는 논리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국정원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은 세월호 증개축의 결과를 체크한 정황이 발견됐고,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유병언과 국정원은 무슨 관계냐. 동업자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가 해당 문건을 언론에 발표한 후, 국정원은 곧바로 ‘지난 3월 해양수산부의 요청으로 보안측정을 한 것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보안측정’은 전쟁이나 테러 등 비상사태 시 대형 선박과 항공기를 적의 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국가보호 장비로 지정하기 앞서 실시하는 조사다. 하지만 국정원의 해명에는 석연치 않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박 변호사는 “국정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보안측정을 3월 18일~3월 20일까지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문건은 그 보다 한 달 전인 2월 27일 작성됐다”며 “또한 보안업무 규정에 따른 보안측정은 전쟁 발생을 대비해 선박의 훼손이나 복원 등을 조사하는 것이지만, 문건은 정상적 보안 측정 내용이 아닌 영업을 잘 되게 하기 위한 실소유주의 문건 내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심지어 대책위가 오후 5시 경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유대균이 체포됐다. 그 때부터 언론에서는 유대균 압송 과정을 마라톤 중계하듯 보도했고, 국정원에 대한 의혹 제기는 모두 묻혀버렸다”며 “국정원과 유병언, 그리고 세월호의 관계를 밝혀내야 한다. 하지만 검경은 국정원이 개입된 사건은 번번이 어떤 수사도 하지 못했다. 수사권, 기소권을 가진 특별법을 제정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13일 째 단식농성을 진행 중인 유족들도 수사권, 기소권이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향후 단식농성 등의 싸움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국정원 문건이 발표되면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의혹들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저들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나”며 “또 다른 참극을 막기 위해 진실은 밝혀져야 하기에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수사권, 기소권을 가진 특별법이 제정될 때 까지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 끝까지 남겠다. 가족들이 외롭지 않게 여러분이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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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9일 째 동조단식을 이어온 노동, 시민사회, 종교, 학계 대표자들도 시민들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남구현 교수는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를 비롯해 유병언 사체를 둘러싸고도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의혹은 커져만 간다”며 “수사권, 기소권을 독자적으로 가진 진상규명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현 교수와 조계종 노동위원 도철스님을 제외한 동조단식단은 회의를 통해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활동 및 조직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대신 휴가기간을 기점으로 광화문에서 유족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동조단식이 이어지게 된다. 김병권 위원장은 “여름휴가 기간, 광화문으로 모여 국민휴가에 동참해 달라. 특별법이 제정될 때 까지 광화문에서 국민여러분들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일 광화문에서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촛불집회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13일간의 단식과 도보행진, 경찰과의 충돌로 유족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유족들의 단식농성에 결합해 의료지원 활동을 벌여왔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최규진 의사는 “유족들이 단식에 돌입하기 전 혈압과 혈당, 맥박을 진단한 뒤 단식 돌입을 만류했다. 유족들은 이미 수십 일 째 단식을 진행한 것처럼 건강이 불안정한 상태였다”며 “하지만 아무도 말을 듣지 않았다. 심지어 단식을 만류하는 나를 피해 진료를 거부하는 유족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단식 3일이 지나자 한분, 두 분 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행진이나 발언을 최대한 자제시켜도 듣지 않았다. 24일에는 어지러워 발이 꼬이는데도 행진을 했고, 경찰과 충돌했다. 다음날인 25일 기자회견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뙤약볕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유족 1문이 피를 토하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며 “아직 10여 분의 유족들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노동자와 시민들이 유족들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썩어빠진 정부를 단죄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세월호 참사 한 달… 청와대는 변하지 않았다
[노컷뉴스] 2014-05-16 06:00
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사진] 전남 진도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가 침몰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가개조 필요성만 주장할 뿐 스스로가 변화의 대상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침몰 원인과 초동대처 부실의 모든 책임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지만, 최종적인 책임을져야할 위치에 있는 점은 틀림없다.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침몰 사고 이후 두차례나 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몇 차례 사과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이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보여준 모습은 '내탓이오'가 아니라 '네탓이오'에 가깝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사과를 미루다가 8일이 지난 지난달 24일에야 사과를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는 너무 늦은 사과였다.

 

그것도 유족들과 희생자, 국민들에 대한 자발적인 사과라기 보다는 여론에 등떠밀린 사과의 성격이 컸다. 앉은 채로 국무위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착석사과'였다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한다. 사과 시기를 놓친데 대해 청와대 내부의 이견으로 갈등이 생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보다 앞서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난 지난달 21일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질책하고 책임을 추궁하는데 집중했다.

 

박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반드시 단계 단계별로 철저하게 규명해서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승객들을 두고 탈출한 세월호 선원들과 선사인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회장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펼쳐지고 있다. 해경과 공무원 사회도 책임을 벗어나기 힘든 모양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청와대만은 책임의 무풍지대다. 세월호 사고 이후 박 대통령의 공식 발언을 살펴보면 '내 책임'이라는 느낌을 읽을 수 없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해서 언론의 집중포화를 당했지만 박 대통령의 경고나 질타는 없었다. 김 실장은 청와대 내에서 '세월호 사고'를 담당하는 곳이 정무수석실이라고 했지만, 사고 이후 정무수석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대처가 적절했는지는 베일에 가려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세월호에 쏠린 틈을 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전직 검사를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신임 민정비서관의 인품이나 능력을 떠나서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국민통합과는 정반대의 인사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우이독경일 뿐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또 제대로 된 그런 국가재난 대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 여러 가지로 힘쓰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이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개조'를 위한 논의가 공론의 장에서 진행되지 않고 청와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문제다. 언론의 비판과 대안 제시를 검토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는 있겠지만 진정한 공론의 장이 펼쳐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교체 대상인 청와대 비서진과 국무위원만의 백가쟁명일 뿐이다.

 

청와대는 국정원 '셀프개혁'때처럼 이렇게 만들어진 대안에 대해 비판이 있을 경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청고당저'(청와대의 당 우위현상) 현상이 뚜렷한 현실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만든 '원안' 통과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국민들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국가개조 계획이 담긴 대국민담화를 그냥 지켜봐야 하는 처지지만 '조만간' 발표한다던 담화는 일주일이 다 되도록 언제할 지, 어떤 내용이 담길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조원철 교수는 "여러 의견을 들어서 대안을 마련한 뒤 다시 한번 여론을 수렴해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더 지지를 받겠지만, 그런 것 없이 이게 결론이다라고 하면 아무도 안따르고 신뢰를 안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