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봉일기' (侍奉日記) / 도신스님
늦은 밤 학소대에 오르노라면
스님의 웃는 얼굴 떠오르네요
부모의 정 받지 못한 철부지에게
가르치고 타이르며 길러주셨죠.
저 달이 심굴궂게 나를 흔드네
가슴 속 맺힌 슬픔 어찌하라고?
이제 겨우 철이 들어 모실만 한데
우리 스님 어디 가고 안 계시나요?
커다란 자비 커다란 사랑
온 세상에 베푸시고 떠나가셨죠
그 누가 뭐라 해도 저는 압니다
관음보살 화신으로 이 세상 오셨죠.
세상을 위해 법신조차도
남을 위해 바치신 사랑입니다
[대사] 스님이 남기신 마지막 법문
가슴에 새기면서 합장합니다
아유일발랑(我有一鉢囊)
무구역무저(無口亦無底)
수수이불람(受受而不濫)
출출이불공(出出而不空)
나에게 걸망이 하나있는데
입도 없고 밑도 없네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다네.
커다란 자비 커다란 사랑
온 세상에 베푸시고 떠나가셨죠
그 누가 뭐라해도 저는 압니다
관음보살 화신으로 이 세상 오셨죠.
세상을 위해 법신조차도
남을 위해 바치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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