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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

[4.29 재보선] 제1야당 전패... '성완종 파문'에도 민심 못 얻었다

잠용(潛蓉) 2015. 4. 30. 06:47

제1야당 전패... '성완종 파문'에도 민심 못 얻었다
경향신문 | 이용욱·박은경·박순봉 기자  | 입력 2015.04.29 23:32 | 수정 2015.04.30 00:36 

 

4·29 재·보선새누리당 수도권 싹쓸이
광주 서을 ‘무소속 천정배’·관악 오신환·인천 안상수 당선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서 치러진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패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3곳에서 승리하는 등 완승했다. 새정치연합의 '정권 심판론'이 민심을 얻지 못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성완종 정국' 파문을 수습하고 국정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전패한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 체제는 참패 책임론 및 야권 혁신 압박 등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서을 보선에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3%를 얻으면서, 29.8%에 그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광주 민심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아닌 무소속 천 후보를 택한 것이다.

 

 

[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유승민 원내대표(왼쪽)가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 걸린 4·29 재·보궐선거 후보 사진 위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며 활짝 웃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최대 승부처인 서울 관악을에서도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43.8%)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34.2%)를 눌렀으며, 무소속 정동영 후보는 20.1%를 얻으면서 몰락했다. 1988년 소선거구제 전환 이후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현 제1야당 계열 후보가 패배한 것은 처음이다.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55.9%)가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35.6%)에 승리했다.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54.1%)가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42.8%)를 눌렀다. 국회 의석은 새누리당 160석, 새정치연합 130석, 정의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재편됐다.

 

여권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한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 등 주춤거렸던 국정을 추스르고,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을 주도할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명목 삼아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전방위 사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도 당분간 순항하게 됐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 실세들이 지목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음에도, 정권심판 표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야권 심장인 광주에서 무소속 천 후보에게 패하면서 야권 재구성 및 혁신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일단 타격을 입게 됐다. <이용욱·박은경·박순봉 기자>

 

[재보선] 정동영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선거캠프 '침울'

뉴시스 | 나운채  | 입력 2015.04.29 23:27
 

"전적으로 자신의 부족함이고 한계… 국민모임 꿈 계속"
정 후보 20.1% 득표율… 관악을 새누리 오신환 당선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4·29 재보궐 선거 투표일인 29일 서울 관악을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후보의 천막 선거캠프는 정 후보의 낙선이 확실시되자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개표방송에 집중하던 정 후보 선거캠프내 지지자와 관계자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봤다. 일부는 낙담한 듯 한숨을 쉬며 선거캠프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4.29 재보궐 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미성동 한 중형마트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5.04.28. photo1006@newsis.com


정 후보는 결과를 뒤집기 힘든 오후 10시17분께 선거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정 후보의 등장에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정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앞에 모은 채 허리 숙여 인사했다. 지지자들 중 몇 명은 정 후보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서민과 약자를 위한 새로운 정당 건설의 동력을 관악에서 만들어 보이겠다는 일념이었다"며 "이번 결과는 전적으로 정동영의 부족함이고 한계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까운 점은 없는 사람도 먹고 살 수 있는 정치를 해달라는 관악시민들의 간절한 외침을 받아들이지 못 한 것"이라며 "정동영이라는 확성기를 통해 기득권 정치를 깨보려고 했던 시도가 벽을 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패배했지만 여러분의 꿈이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모임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 전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천막 선거캠프에 많은 분들이 모이신 것은 변화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 열망을 저의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못 한 것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개표 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새로운 정치를 염원했던 그 분들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 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한계요 부족함"이라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관악을 선거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곳으로 모두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전통적인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정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등 야권 성향 후보가 둘로 갈리면서 결과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오후 11시15분 현재 개표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정 후보는 20.15%(1만5569표)의 득표율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43.86%),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4.20%)보다 크게 뒤쳐져 낙선이 확정됐다. [aun@newsis.com]


정동영 "제 부족함 인정... 자숙하겠다"
노컷뉴스 | 입력 2015.04.29 23:42

 

[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29일 "다 제 부족함 탓"이라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29일 오후 10시 20분쯤 관악구 조원동에 마련된 천막 캠프를 찾아 지지자들에게 일일히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함께해주신 동지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 옥상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천막에 몰렸는데 기득권 정치의 벽을 깨보려고 했던 시도가 벽을 넘지 못했다"며 "제 한계와 부족함을 자인하면서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땅의 서민과 약자를 위해 새로운 정당 건설을 관악에서 하고 싶었지만 제 역량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저는 패배했지만 우리의 꿈은 패배한 것이 아니고 국민모임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균 국민모임 상임대표는 "이번에는 성과를 아쉽게 얻지 못했지만 정 후보와 국민모임이 추구하고자 하는 약자와 서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의 꿈은 버릴 수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니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천정배, 야권 심장부에 무소속 깃발... 민심 '새정치 심판'
뉴시스 | 배상현  | 입력 2015.04.29 22:37

 

선거 프레임·인물론서 `미워도 다시한번' 잠재워

【광주=뉴시스】배상현 기자 = 4·29 광주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심장부인 광주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했다. 29일 치러진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야권의 쇄신'을 주장하는 천 후보와 `야권 단합론'을 통해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천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천 후보의 승리는 2017년 대선을 멀리 두고 일당 독점구도의 새정치연합 개혁 등 야권의 쇄신이 먼저 필요하다는 광주 시민의 심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4·29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 을에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당선자가 29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동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목에걸고 기뻐하고 있다. /hgryu77@newsis.com


천 후보는 호남정치개혁론을 기치로 기득권에 안주하는 새정치연합이 변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도 이룰 수 없다는 논리로 야권 심장부를 위협했다. 천 후보의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먹혀 들어가면서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앞서갔다. 이렇다보니 텃밭 사수를 위한 새정치연합의 저항은 완강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공식 선거전을 전후해 여섯차례나 광주에 내려와 조 후보 지원에 나서고 광주지역 국회의원들, 지방의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쳤다.

 

새정치연합은 천 후보를 야권분열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보선 승리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하지만 천 후보는 "야권의 쇄신만이 정권교체의 유일한 길이다"면서 독점구도의 새정치연합 타파야 말로 야권개혁의 신호탄이자 대선승리의 교두보라고 맞섰다. 또 `호남정치부활론'을 통해 쇄신없는 `친노'중심의 새정치연합에서 홀대 받은 호남 정치인들에 대한 위기감도 호소했다.

 

양측의 `프레임'전쟁에 대해 광주 민심은 새정치연합이 기대했던 `미워도 다시한번' 정서에는 미미하게 반응한 반면 새정치연합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40%를 넘는 예상 보다 높은 투표율에서 보듯 정치개혁을 바라는 지역민의 바램이 막판 투표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선거구도에 기선을 잡은 천 후보는 인물론에서도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앞섰다. 선거기간내내 `조영택- 천정배'구도 보다는 `문재인-천정배'구도가 형성된 것만 봐도 인물면에서 조영택 후보는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더욱이 `문재인-천정배' 구도에서도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린 민심은 사실상 천 후보에게 더 힘을 실어줬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조 후보가 광주서구갑에서 서구을로 지역구를 옮기고 18대 국회의원 당시 서구청장 공천과정에서의 구설 등이 당원들내에서 비토그룹이 형성되고 급기야 일부 현역 당소속 지방의원들이 이탈하는 등 당내 균열이 심각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천 후보측은 신안과 목포출신 향우와 목포고 동문 등을 기반으로 `반(反)노(노무현)', 반(反)문(문재인)'인 전직 국회의원과 당원 등을 규합한데다, 반(反) 새정치연합을 주창한 광주지역 재야·시민사회 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 거대 야당의 조직에 맞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배경으로 분석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천 후보의 무소속 돌풍에 따른 지역 정치권 재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잠재적 반(反)새정치연합 후보군들이 천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이 물량 공세를 펼쳤지만, 과거와 같이 먹히지 않았다. 그만큼 새정치연합, 야권의 쇄신이 정권교체를 위한 선결과제라는 천 후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ax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