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3명↑ 총 165명… 사망자 3명↑ 총 23명 (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5.06.18. 09:24 | 수정 2015.06.18. 09:29
아산충무병원·삼성서울 간호사 각 1명 감염… 강동경희대병원 환자 1명 확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고미혜 오수진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3명 추가돼 총 165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도 3명 늘었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에는 간호사도 2명 포함됐다. 163번 환자(53·여)는 지난 5∼9일 평택 경찰인 119번 환자가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병원간호사다.
↑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진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선별진료를 하며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64번 환자(35·여)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로, 75번과 80번 확진자가 입원 중인 병동에서 근무했다. 전날 방사선사에 이어 삼성서울병원 내에서의 추가 감염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은 의사 5명, 간호사 11명 등 총 16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확진자 중 병원 관련 종사자는 30명이다. 165번 환자(79)는 강동경희대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로,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 162번 환자(33)의 경우 지난 11∼12일 72번, 80번, 135번, 137번 환자에게 이동식 X레이를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72번과 80번 환자는 모두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므로, 확진자로 삼성서울병원 내에서 격리치료를 받던 중에 추가 감염을 시킨 것이 된다. 메르스 사망자도 3명 늘었다. 기존 확진자 가운데 31번(69), 77번(64), 82번(82·여) 환자가 17일과 18일 새벽에 사망했다.
31번 환자는 지난달 28∼30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감염돼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로, 평소 결핵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77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환자로, 고혈압, 천식, 괴사성췌장염 등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었다. 82번 환자는 지난달 28∼30일 건양대병원에서 환자를 간병하다가 감염됐다.
이로써 전체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어났고 전체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치명률은 13.9%로 높아졌다. 사망자 23명 중에는 남성이 16명(70%), 여성이 7명(30%)이며, 연령대별로는 60대가 8명(35%)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70대 7명(30%), 50대 4명(17%), 80대 3명(13%), 40대 1명(4%) 순이다. 사망자 가운데 만성질환자이거나 나이가 많은 고위험군은 21명(91%)이었다. 완치돼 퇴원한 사람도 5명 늘었다. 대책본부는 기존 확진자 가운데 40번(24), 44번(51·여), 59번(44), 62번(32), 71번(40·여) 환자가 지난 17일 중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투여, 대증요법 등을 통한 치료를 받아왔고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호전돼 두 차례 메르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퇴원자는 총 25명으로, 처음으로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퇴원자 연령별로는 40대가 12명(50%), 50대 4명(17%), 20대 3명(13%), 60대·70대가 각각 2명(8%), 30대 1명(4%)이다. 총 확진자 165명 가운데 퇴원자 24명과 사망자 23명을 제외한 118명이 치료 중이며, 이 가운데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는 17명이다.
확진자와의 접촉 우려로 인한 격리자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격리 조치 중인 사람의 수가 전날보다 221명 순증해 6천72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992명 순증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하루 사이 새로 격리자가 된 사람은 762명으로 전날 1천368명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격리자 중 자가 격리자는 53명 줄어든 5천857명이었다. 반면 시설(병원) 격리자는 전날보다 46%(274명)나 늘어 872명이 됐다. 격리 상태였다가 해제된 사람은 전날보다 14% 증가한 541명이었다. 지금까지 격리됐다가 해제된 사람의 수는 모두 4천492명이 됐다. 메르스로 인해 격리를 경험했거나 경험 중인 누적 격리자는 모두 1만1천211명으로 집계됐다. [mihye@yna.co.kr]
[메르스 한달] 실기·과신·불통이 사태를 키웠다
연합뉴스 | 2015/06/18 05:11
잇따른 방역 실패·신고의식과 삼성서울병원 과신·병원정보 비공개
'우려' 때문에 오히려 '공포' 확산… 방역체계 개선 시급
<※ 편집자주 = 오는 20일이면 국내에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됩니다. 메르스 사태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중동에서 발원한 이 낯선 바이러스 질환은 한국 상륙 한달만에 국민의 일상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학교 휴업사태가 속출했고 산업현장은 움츠러들었습니다. 대형마트, 백화점, 대중시설은 눈에 띄게 한산해졌습니다. 경제는 엔저 등 환율변동으로 타격입던 터에 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최초 메르스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은 문을 닫았고 2차 진원지로 떠오른 삼성서울병원은 부분폐쇄됐습니다. 환자 발생 병원들의 응급실 임시 폐쇄조치도 잇따라 일반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메르스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메르스 발생 한달을 맞아 그간의 대응 태세와 극복 방안을 살펴보는 기획물 9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한달 전 1명으로 시작됐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162명으로 늘어나며 전국이 혼란 상황에 빠진 배경에는 세차례의 방역 실패, 두번의 과신, 한번의 고집이라는 정부의 실책이 있다. 허술한 역학조사로 인한 잇따른 방역 실패는 슈퍼 전파자를 양산했으며 환자의 자발적 신고와 병원의 자체 통제에 대한 과신은 사태를 더 키웠다. 사태 초반 국민의 우려를 막기 위해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의도와 정반대로 공포의 확산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았다.
◇ 허술한 역학조사·잇따른 방역 실패
그동안 중동 지역 밖의 국가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한국처럼 많은 환자가 발생한 전례는 없다. 해외와의 왕래가 잦은 만큼 나라밖의 전염병이 국내에 들어올 수는 있다. 문제는 전염병 환자가 발생한 뒤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세차례의 고비에서 그때마다 확산을 막지 못한 방역당국에 있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1번 환자(68)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달 20일로 환자 발생 후 1주일간 감염 전파를 막는 일이 중요했지만 그러기에는 방역당국의 방역체계가 너무나도 허술했다.
첫번째 방역 실패는 방역당국이 1번 환자와의 밀접접촉자 반경을 지나치게 좁게 잡았다는 데 있다. 1번 환자와 평택성모병원에서 같은 병실(2인실)을 쓰던 동료 환자들과 1번 환자를 진료·간호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해 자가격리 혹은 시설(병원) 격리시켰지만 대상자 폭이 지나치게 좁았다. 방역당국이 첫 환자 발생 후 전면적인 재조사에 착수한 28일까지 9일간 발생한 환자는 1번 환자 외에 6명뿐이었다. 하지만 재조사를 통해 같은 병동과 같은 층 등 병원 전체로 방역망을 넓혔더니 환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재조사 후 평택성모병원 감염자로 확인된 환자는 30명이나 되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다른 병원을 거쳤다. 방역망이 좁은 것도 문제였지만 지나치게 느슨했다는 점은 더 큰 실책이었다. 10번 환자(44)처럼 멀쩡하게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었음에도 방역망에 걸러지지 않아 중국 출장까지 간 사례도 있었다.
두번째 방역 실패는 방역당국이 첫 유행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의 조사를 확대해 대대적인 재조사를 실시하면서 나왔다. 첫 환자 발생 후 9일이 지난 시점에 재조사가 시작돼 너무 늦기도 했지만 이 때도 방역망은 여전히 느슨했다. 35번 환자(38)만 해도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져 병원과 다중시설을 돌아다닌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했다. 1번 환자에 이어 슈퍼전파자가 된 14번 환자는 방역망 밖에 있을 때 이미 여러 병원을 방문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만 14번 환자를 통해 발생한 감염자가 80명이나 된다.
세번째 실패는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느슨한 접촉자 관리에 있다. 그로 인한 추가 환자 발생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병원에서 감염됐지만 그동안 통제 밖에서 활발하게 일상생활을 한 사람은 5명이나 된다. 이 중 137번 환자(55)는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으로 2~10일 아흐레간 근무를 한 바 있어 또다른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 환자 신고 믿었다가 확산세 못막고, 삼성서울 과신했다 유행으로 번져
방역당국이 1번 환자의 존재를 늦게 알아낸 데에는 환자 개인이나 이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이 메르스 의심 상황을 방역당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상황이 있다. 1번 환자가 증상이 발현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열흘 가까이 여러 병원을 전전한 것은 메르스가 지금처럼 확산된 첫번째 원인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중동의 방문지들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의료기관의 보고도 한차례를 빼고는 없었다.
10번 환자도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리지 않고 11일간 회사에 출근하는 등 일상 생활을 했지만 방역당국은 이 환자가 중국 출장을 간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환자 혹은 의심환자와 의료진의 신고 의식 부족이 환자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시민들의 신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부의 감염병 대응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 메르스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현실을 무시했고, 환자와 의료진의 신고 의식이 있어야만 제대로 작동하는 신종 감염병 인지 체계를 방치한 실책이 방역당국에 있는 것이다.
환자와 의료진의 신고를 강제하는 법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적용돼 벌금형이 내려지는 경우는 드물어서 국민과 의료진의 신고 의식을 높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번째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와 관련해서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 접촉자 통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한 것은 과신으로 상황이 악화된 또다른 사례다.
방역당국은 14번 환자와의 응급실 밀접접촉자를 파악하는 과정을 삼성서울병원에 사실상 맡겼다.
방역당국은 병원측으로부터 응급실 접촉자 중 내원 환자 명단을 받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했지만 보호자와 병문안자는 사각지대에 방치했다. 내원 환자와 함께 응급실에 있던 보호자나 문병자 등은 자가격리에서 빠졌고, 심지어는 이보다 약한 수준의 관리인 능동감시 대상자에도 들지 못한 사례도 많았다. 137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파견 근무 중인 용역업체 직원이었지만 삼성서울병원도, 방역당국도 이 환자가 메르스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9일간이나 놓쳤다.
◇ 병원 비공개 고집하다가 여론 떠밀려 공개… '불통'이 공포 키워
방역당국은 사태 초반 병원 명단을 공표하지 않았다. 명단이 공개되면 우려가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는 이유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명단의 미공개는 오히려 사회 전반의 공포를 확산시키는 더 큰 부작용을 낳았다. 당국이 병원명단을 알리지 않는 사이 지난달 29일부터 '어떤 환자가 어떤 병원을 갔더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이 SNS를 타고 떠돌았다.
"밖에서는 양치도 하지 마라",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 뜨고 있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까지 퍼지자 당국은 유언비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결국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부 병원명을 공개하고 병원명 공개 문제가 정치적인 이슈가 된 뒤인 지난 7일 방역당국은 방침을 바꿔 병원명단을 공개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병원 공개 요구가 거세지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병원명단이 공개되기 전날인 6일까지가 증상 발현일인 메르스 환자는 모두 56명이나 된다. 병원명단 공개 판단이 빨랐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발병을 피하거나 발병이 됐더라도 조기에 발견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방역당국은 메르스 환자와의 '밀접접촉자'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한동안 '2m 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이라는 기준을 고수하다가 더 먼거리에서 짧은 시간 접촉한 환자가 발생하자 슬그머니 기준을 넓히고 있다. 사태 초반 이런 기준에 집착하지 않고 촘촘하게 밀접접촉자를 찾아냈더라면 확산세가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bkkim@yna.co.kr]
한국경제 '엎친데 덮친격'… 성장률 2%대 추락 우려
연합뉴스| 2015/06/18 05:11
[사진] 메르스 확산 여파로 한산한 인천공항(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광·호텔·유통·항공업계에 직격탄… 자동차·전자 확산 조짐
기업 활동 위축… 삼성그룹 28년만에 신입사원 수련회 무기 연기
(서울=연합뉴스) 이상원·전준상·고웅석·이유미 기자 = '엎친 데 덮친 격' 우리나라 경제계의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엔화약세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쇼크까지 겹치자 휘청이고 있다. 여행과 항공업계 등은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그 피해는 자동차와 전자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3개월간 지속되면 사회적 비용이 20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산업현장 보건에 신경 써달라고 업계에 주문하는 한편 회의행사와 생산활동을 예정대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메르스의 늪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직격탄 맞은 관광·호텔·유통·항공업계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고 있고 내국인도 국내 여행이나 나들이를 꺼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6일까지 우리나라 여행을 취소한 외국인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중심으로 무려 11만7천810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이달 1∼10일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인 9만명 감소했고, 관광수입 손실액은 약 1천100만 달러(약 1천221억원)에 이른다고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는 국제선 항공편 운항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우리나라에서 중국을 오가는 30여개 노선 가운데 홍콩, 상하이, 심양 등 17개 노선의 운항횟수를 18일부터 한 달동안 왕복 169차례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도쿄를 오가는 노선 운항도 왕복 12차례 줄인다. 아시아나항공은 11일부터 30일까지 중국 6개 노선과 대만 1개 노선 등 총 7개 노선의 운항을 왕복 52차례 줄이기로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달들어 서울시내 특급호텔의 외국인 투숙자가 평소에 비해 50∼70% 하락하는 등 호텔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 크루즈선도 잇따라 입항을 취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외국 크루즈선 21척이 부산항과 인천항 입항 계획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들 크루즈선의 관광객은 약 5만명이다. 1인당 평균 지출액 117만원씩 총 585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수출, 생산, 투자 등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축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내수마저 메르스 여파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 고궁(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4월 들어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6% 늘어나며 호조세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르스 우려가 본격화되면서 6월 첫째 주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지난해 5월 첫 번째, 두 번째 주와 비교해 각각 25.0%와 7.2% 떨어졌다. 업체별로 보면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롯데백화점(기존점 기준)의 매출은 작년동기에 비해 4% 하락했다. 현대백화점은 5.4%, 신세계백화점은 8.7% 떨어졌다.
이들 백화점은 메르스 여파 등을 고려해 기존 한 달 가량이던 여름 정기세일을 축소해 17∼24일간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마트(-9.1%), 홈플러스(-6.8%), 롯데마트(-7.8%) 등 대형마트도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롯데 아웃렛 매출은 10% 가량 급락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면세점은 더 큰 리스크에 노출되는 모습이다. 6월 2주차(8∼14일)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작년동기에 비해 27%나 감소했다. 유커 특수를 누렸던 화장품 업종의 매출도 명동 상권을 중심으로 많게는 두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또한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에 놀이공원·수족관·극장·워터파크 입장객과 대중교통 이용객도 급감하고 있다. 한 대형리조트의 경우 메르스 여파에 따른 매출손실액이 70억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업종에서는 메르스 때문에 문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르스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5월에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됐던 고용 부문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은 급등하고 서민들의 고통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메르스까지 겹쳐서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면서 "메르스가 현 단계에서 조금 더 확산되면 생산활동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경제적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는 건설업체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메르스 감염 우려 탓에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는 등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GS건설[006360]과 호반건설은 지난 12일 문을 열 예정이던 부천 옥길지구 자이와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견본주택 개관을 19일로 늦췄고, 충북 청주시 대농지구의 롯데캐슬시티 오피스텔과 부산 부전동의 골든뷰 센트럴 파크도 개관 일정을 연기했다.
◇ 기업들, 단체행사 줄줄이 연기… '조심 또 조심'
삼성그룹은 지난 4∼5일 덕유산리조트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메르스의 확산 우려 때문에 28년만에 처음으로 벌어진 일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원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 1명이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자 자택에 격리 조치했다. 지난 2일부터는 메르스 발병국 출장을 제한하는 등 방지 재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는 삼성만의 일이 아니다. 주요 기업이 거의 예외없이 비슷한 조치를 취하며 메르스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각 공장에 최고경영자(CEO)급 임원을 급파해 메르스 대책 현황을 긴급 점검했다.
또 고객과의 접촉이 있을 수 있는 모든 거점에 특별 방역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경기, 서울, 강원 등 메르스 확진자 발생 15개 권역 소속 500여개 전 영업소에 먼저 항균 마스크 4만여 개를 긴급 배포했다.
시승센터와 서비스센터 등 고객이 방문하는 주요 거점에서 특별 방역도 실시 중이다. 아울러 경기권역 영업소에 탈취살균제를 긴급 배포하고 영업직원과 서비스 주재원이 관내 법인택시업체를 방문해 무상 항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는 조만간 용인, 수원 지역 서비스를 마치고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서비스 지역을 늘려갈 계획이다.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 게시판에서 메르스 증상 정보를 안내하고 중동 지역 출장이나 다수가 모이는 장소 방문 등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여의도 트윈타워 1층에는 5대의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처럼 출장이나 단체행사 차질, 감염자 격리 등 메르스 사태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메르스 쇼크 이겨내자"
메르스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전경련과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경총 등 경제5단체는 지난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 단체는 "상시적인 산업현장의 보건·안전 수칙을 점검하고 일상적 차원의 회의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의연히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아울러 연초에 계획했던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하고 신사업 발굴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한미비즈니스포럼, 평창하계포럼 등 6∼8월에 계획된 국제회의 등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행사를 취소할 경우 소비 위축 등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수살리기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전통시장 물건 구매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각 지역 상의에 각종 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경제는 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메르스 때문에 경제심리가 위축돼 돈 흐름이나 국민의 활동이 둔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일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경제 심리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부산항 찾은 크루즈선... 승객 '안내려'(연합뉴스 자료사진)
◇ 몸살 앓는 한국경제… 성장률 2%대 추락 우려
한국 경제는 메르스라는 변수가 나타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양상이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가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화되면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소는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6월 말까지 종결되면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4조425억원, 7월 말에 끝나면 9조3천377억원에 달하고, 석달째인 8월 말까지 갈 경우 20조922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격리자·감염자 발생으로 인한 노동 손실액이 늘어나고 물류서비스, 음식숙박업, 오락 수요 등이 대폭 감소하며 투자와 소비, 수출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메르스 사태가 한달 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간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다수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를 간신히 넘는 점을 고려하면 메르스 탓에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메르스 충격 등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2.8%로 대폭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메르스 여파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5%로 인하하면서 지난 4월 3.1%로 내렸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음 달에 다시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경제 전문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쌍끌이 부양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해 추가로 경기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메르스와 가뭄 피해를 고려한 경기보완책을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leesang@yna.co.kr chunjs@yna.co.kr freemong@yna.co.kr gatsby@yna.co.kr]
메르스 완전 종식은...
"최종 환자 발생 28일 후에 새 환자 없어야"
연합뉴스 | 입력 2015.06.18. 15:38 | 수정 2015.06.18. 15:42
(세종=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최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1차 유행은 종식됐고 2차 유행도 잦아드는 모양새다. 방역당국이 '메르스 사태 종식'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문가들과 상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적어도 한 번이나 두 번 정도의 잠복기간에 추가 환자, 신규 환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메르스 사태 종식의 조건으로 꼽았다.
↑ 메르스 한달, 가는곳 마다 발열체크 (서울=연합뉴스) 오는 20일이면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된다. 환자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학교, 관공서, 병원, 보건소 등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입구에서의 발열체크는 이제는 일상화가 됐다. 고위 관료부터 어린이까지 누구도 예외 없이 온도계 앞에 선다. 짧은 순간 고민하게 된다. '나는 정상일까?' /2015.6.18 연합뉴스 DB
↑ 메르스 발생 한 달, 사투 벌이는 의료진 (서울=연합뉴스) 오는 20일이면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된다. 의료진들은 본인의 감염 가능성에도 환자의 생명을 위해 오늘도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누적된 피로와 무더위로 몸은 지쳐가지만 아픈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고귀한 신념은 5분간의 휴식도 포기하게 하고 있다. 전국의 병원, 보건소에는 환자를 돌보느라 가족과의 만남도 포기한 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을 만날 수 있다. /2015.6.18 연합뉴스 DB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보다 1∼2배가 되는 기간에 새로운 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메르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감염병 사태 종식 기준과 비슷한 의견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지 28일이 지날 때까지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메르스 사태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최근 WHO가 에볼라 종식 선언에 적용했던 기준"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WHO는 지난 달 초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종식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라이베리아에서는 마지막 환자가 에볼라로 사망한 이후 42일 동안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21일이다. 국내 메르스 사태에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면 2∼3개월 후 사태가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재갑 교수는 전망했다.
1차 유행은 종식됐지만 여전히 2차 유행의 '잔불'이 꺼지지 않았고, 3차 유행이 시작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재갑 교수는 "대규모로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수 주 동안 산발적으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최종 환자 발생 이후 28일 이후가 종식되는 시점이라면 지금보다 2∼3개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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