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측근들 '백의종군', '대탕평인사' 가속도 예상
중부일보ㅣ2017년 05월 17일 수요일
▲ 최재성 전 의원, 양정철 전 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들이 잇따라 2선 후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호위무사’로 불리며 사무총장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아름다운 퇴진’에 합류했다. ‘정권 만들기’의 최전방 전선에 있던 친문(친 문재인) 측근들이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에 부담을 주자 않기 위한 잇따른 2선 후퇴로 지난 10일 취임하면서 표방한 계파와 지역, 노선을 아우르는 ‘탕평인사’에도 가속도가 예상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패권주의 논란을 야기해온 ‘친문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어 국정운영 전반에 자신감을 갖고 강력한 드라이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그 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전 이제 퇴장한다”면서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 그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 그분에게서 단 한 번도 비겁하거나 누추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분 곁에 늘 함께 한 건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고,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비선이 아니라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며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분당 사태 등으로 정치적 시련을 겪던 시기에 히말라야 트레킹도 동행했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만찬을 갖고 양 전 비서관의 간곡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선대위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재가 넘치니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에 합류했다. 최 전 의원은 “권력을 운용할 때 적합한 사람이 있고 권력을 만들 때 적합한 사람이 있다. 순항할 때 필요한 사람이 있고 위기일 때 필요한 사람이 있다. 지금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사람이 있고 무엇인가를 계획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저는 후자에 맞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부터 이번 대선에 이르기까지 영입하고 발굴하고 몰려 인재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재가 넘치니 원래 있던 한 명쯤은 빈손으로 있는 것도 괜찮다고 제 마음을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당일에 해외로 출국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 문변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나. 영광이다”며 “마침내 저도 자유를 얻었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밝혔다. ‘3철’가운데 나머지 한명인 전해철(안산상록갑)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의원도 내주쯤에는 본업인 국회의원에 완전히 복귀할 예정이다. 측근들의 2선 후퇴로 문 대통령은 금주 중으로 이낙연 총리 후보자와 장관 인선문제 협의에 착수하게 되면 정파와 지역을 불문한 인선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득 jdkim@joongboo.com]
[문재인 정부 출범] ‘문재인의 복심’ 양정철 퇴장하다
경향신문ㅣ2017.05.16 23:03:01 수정 : 2017.05.16 23:08:28
▲ 양정철(왼쪽), 최재성
“제 역할 여기까지, 잊혀질 권리 허락을”…뉴질랜드 갈 듯
문 대통령, 눈물 흘리며 수용… 최재성·정청래도 백의종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53)이 16일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며 ‘2선 후퇴’ 뜻을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새벽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내겠다”면서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하며 물러났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과 선대위 비서실 인사들의 청와대 만찬에서 퇴진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결심을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 때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11년 문 대통령의 정치권 입문을 알린 <문재인의 운명> 집필을 총괄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을 주도했다. ‘양비(서관)’라는 별칭은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과 그와의 관계를 함축한다. 이번 대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약했다. 이 때문에 집권 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주요 직책 후보군에 거론됐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실 인사가 마무리 될 즈음, 그는 ‘문재인의 남자’가 아닌 ‘문재인의 시민’을 택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자메시지를 통한 ‘이별사’에서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하면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고 썼다. 사퇴 결심 배경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개국공신’인 자신이 문재인 정부에 몸담고 있는 한 실세, 친문 패권주의 논란이 나올 수 있고 결국 문재인 정부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그분이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됐기에 이제 여한이 없다”며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 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전 비서관은 2016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담은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을 기획하는 등 문 대통령의 대선 도전을 가장 가까이서 도왔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했고, 트레킹 도중 대통령이 그에게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하지만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비선 ‘3철’ 논란은 늘 그를 따라다녔다. 양 전 비서관은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고도 했다.
주변에 따르면 그의 퇴장은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결과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직책이 없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공식 직함을 가지라고 권유 했다. 한 측근은 “집권 후 ‘양지’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양 전 비서관은 백의종군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쳤다. 다른 측근은 “대선 승리까지가 자신의 역할이라는 뜻이 강했고 대통령에게 가장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국내에 머물 경우 ‘비선’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해 뉴질랜드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로 추후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양 전 비서관 외에도 ‘친문 핵심’ 인사들의 잇따른 백의종군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호철 전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일에 해외로 출국했다. 그는 지인에게 남긴 글에서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 전 대통령), 문변(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며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밝혔다. ‘신친문’인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사람은 어울리는 옷을 입었을 때 아름답다. 임명직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服心’ 양정철의 ’2선 퇴진’ 선언… 눈물 보인 문 대통령
연합뉴스TVㅣ2017-05-16 21:28:07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새 정부에서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를 향한 절절한 마음에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제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여정부 시절부터 이른바 ’3철’(양정철ㆍ전해철ㆍ이호철) 중 하나로 불리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양정철 전 비서관. 문 대통령의 당선과 새 정부의 틀을 짜는 데 핵심 역할을 함으로써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였습니다. 그런 그가 자기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으며 2선 퇴진을 선언했습니다. 지인들에게 대통령 곁을 떠나는 절절한 심경을 밝힌 것입니다. 그 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며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곁에 함께 했던 것이 평생 영광이었다며 깊은 존경심도 드러냈습니다. 언론을 향해서는 패권, 친문, 친노 프레임과 3철, 비선 등의 시각을 거둬달라는 부탁도 했습니다. 측근들을 향한 부정적 시각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양 전 비서관은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를 청와대 만찬에 초청한 문 대통령은 간곡한 요청을 고심 끝에 받아들이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퇴진의사를 밝혔습니다. 옛날로 치면 ‘개국공신’이지만 ‘주군’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낙향가’를 부르는 이들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제성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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