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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지방선거

[뉴시스 연재] 보수당 최악의 참패원인

잠용(潛蓉) 2018. 6. 16. 14:06

[보수당 최악의 참패원인 ①]
한국당, 남북관계 훈풍에 역주행 느낌

뉴시스ㅣ2018-06-15 07:00:00


홍준표, 남북 정상회담 '위장 평화쇼' 취급하며 평가절하
북미 정상회담 취소되자 기다렸다는 듯 '김칫국 외교' 등 비난
남북 관계 훈풍 속 한국당만 민심 역행…훼방꾼 이미지만 남아

[서울=뉴시스] 이근홍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전례없는 참패를 당한 이유중 가장 큰 부분이 자유한국당의 남북 관계 훈풍에 대한 역주행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국민 다수가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과 함께 한반도 경색 국면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홍준표 대표 등을 비롯한 보수당 중진들이 현재 남북 관계의 변화 상황에 그리 내키지 않는 반응을 잇달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홍 대표는 비관적인 평가를 적지 않게 쏟아냈으며, 다른 보수당 중진들도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 부분을 강조하면서도 일련의 남북 상황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이런 부분이 다수 유권자들 눈에는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은 것이다.


실제 한국당은 4월27일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잡힌 뒤에는 '위장 평화쇼'라는 말로 회담의 의미를 축소했다. 홍 대표는 지난 3월7일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북핵쇼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와 대한민국을 기망하는 희대의 위장 평화쇼가 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달라진 것 없이 그동안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북핵 완성의 시간 벌기용으로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홍 대표는 "북한은 지난 30년 동안 (핵폐기와 관련) 8번 거짓말을 했는데 이번 9번째 말이 사실이라고 믿으면 그걸 믿는 국민은 바보"라며 "북이 핵폐기를 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지는데 이걸 알면서 북의 핵폐기를 믿으면 진짜 바보"라고 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18.06.14.photo@newsis.com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2018.04.1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전신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기자회견을 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6.14. since1999@newsis.com 박영태 기자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을 때도 한국당은 기다렸다는 듯 정부·여당을 공격했다. 일반 국민과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 다음날(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작금의 상황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얼마나 좁고 그 역할의 한계가 얼마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까지 들먹이며 구름 위를 걷던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중재 외교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한국당이 낡은 '안보 프레임'에 집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홍 대표가 우리 정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다소 비아냥거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살얼음판 위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남북 관계에 불필요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홍 대표는 지난달 2일 창원 의창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경남 필승결의대회'에서 "포악한 독재자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 번 웃었다고 신뢰도가 77%까지 올라가는 걸 보면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이 되려고 하나보다"라며 "어떻게 세상이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가 있나.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남북경제협력 구상을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와 책자를 전달한 것과 관련 홍 대표는 "자기 가족은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돌보지 않고, 이웃집 강도만 살피는 게 과연 가장인가"라며 "가장이 가장답게 행세하려면 자기 집안부터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웃집 강도가 개과천선하면 받아주고 살림도 챙겨주는 것이 가장인데 지금은 나라 전체가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다"며 "내 국민이 이렇게 힘들어하고 중산층과 서민은 궁지에 내몰려 있는데 어떻게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가. 이건 가장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고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야당의 역할은 정부여당의 견제에 있다. 그것도 국민 안위와 직결된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욱 조심히 접근할 수 있도록 경고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방법론에서 한국당은 액셀레이터를 너무 강하게 밟은 측면이 없지 않다. 선거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지지율마저 여당에 비해 한참 뒤지는 데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였다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과거에도 그랬으니 이번도 그럴 것' 이라 단언하는 식의 경고음은 유권자들에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 것 같다.  [lkh2011@newsis.com


[보수당 최악의 참패원인 ②]
홍준표, 유세중단·발언 논란 등 돌출언행

뉴시스ㅣ2018/06/15 07:01:00

 

선거운동 기간 유세 중단… 재개 직후엔 교육감 선거 개입 논란도
정우택에 "개가 짖어도… " 당내 불협화음 고스란히 노출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예견된 참패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선거를 진두지휘했어야 할 홍준표 대표의 유세 중단 사태와 잇따른 발언 논란 등도 선거 패인의 한 축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홍 대표는 선거운동 초반에는 서울과 부산, 충청, 울산 등을 종횡무진하며 자유한국당 지지를 호소했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지원유세를 온 홍 대표와 만나지 않으면서 이른바 '홍준표 패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일각에선 이를 두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대북 화해 국면에서 홍 대표의 '위장평화쇼' 등 강경 발언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물론 홍 대표 측은 이에 대해 "함께 유세장에 서는 것보다 그 시간에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는 게 낫다"고 홍 대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이후 지난 3일 전략회의를 열고 지원유세 중단을 결정, 공개 유세 대신 잠행하며 공식 기자간담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한 공중전을 폈다. 그러나 선거의 간판인 당대표가 공식 유세를 중단하는 유례없는 상황으로, 자유한국당은 당력을 결집해 치러야 할 선거 국면에서 되레 정돈되지 않은 당 분위기를 노출하는 모양새가 됐다.



▲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에서 자유한국당이 완패로 발표되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18.06.13.  since1999@newsis.com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정우택 의원의 '백의종군' 2선 후퇴 요구를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갈 것"이라고 받아치는 등 당내 중진들과의 갈등도 고스란히 외부에 내비쳤다. 선거를 앞두고 잇따랐던 홍 대표의 발언 논란도 선거에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홍 대표는 이른바 '홍준표 키즈'로 불렸던 강연재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의 지원유세 공식 요청 등에 힘입어 유세 중단 6일 만에 유세를 재개했지만, 유세 일정 복귀 당일인 지난 8일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 지지 연설에서 "교육감은 박선영 찍고 나머지 다 2번 찍었다"고 발언해 교육감 선거 개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또 이에 앞서 지난달 2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자신을 규탄하는 일부 피켓시위대를 향해 "창원 여기엔 빨갱이들이 많다"고 발언, 지역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때문에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으로,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 논란 직후 타 당으로부터 "대표가 막말을 하니까 의원들이 배워서 사고를 쳤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결국 그러잖아도 여당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온 지방선거 판에서 홍 대표가 잇따른 발언 논란과 유세 중단 사태, 중진들과의 갈등 노출 등으로 자유한국당의 선거전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단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 13일 '홍 대표 체제 해체'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내홍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홍 대표 역시 자유한국당 참패를 예견한 방송3사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이라는 입장문을 올려 대표직 사퇴를 시사한 데 이어 14일 오후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보수 궤멸' 수준의 역대 유례없는 규모의 참패로 끝나면서, 홍 대표 사퇴만으로 보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내부 동요 수습과 향후 재기 방안 모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imzero@newsis.com]


[보수당 최악의 참패원인 ③]
위장평화쇼·이부망천..잇따른 막말에 등돌린 민심

뉴시스ㅣ유자비ㅣ2018.06.16. 09:00 댓글 1197개

 

홍준표, 남북 정상회담에 '위장평화쇼'
정태옥 '이부망천' 막말, 표심에 찬물
전문가들 "무조건 반대에 등 돌려"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자유한국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데에는 선거 기간을 전후해 계속된 '막말' 논란이 불을 지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선거판을 이끌어야 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색깔론과 막말 논란은 보수층을 결집하기는커녕 구태 정치란 인식을 심어줘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대표적으로 홍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위장 평화쇼'로 평가 절하하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그는 지난 4월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에 대해 계속 쓴소리를 냈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지자 여권을 향해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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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에는 경남 창원을 찾아 자신을 규탄하는 일부 피켓시위대를 향해 "창원 여기엔 빨갱이들이 많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홍 대표는 또 "왜곡된 여론조사로 우리 지지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하게 할려고 방송사들이 난리"라면서 "선거가 끝나면 이런 여론조사기관은 폐쇄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아무리 정치적 언어라 하더라도 통상적 수준을 넘어선 것 같은 느낌이다. 홍 대표는 또 "노원주민들이 안철수 후보가 그럴듯해서 뽑았는데 뽑아놓고 나니 허당이 돼버렸다"고 안 후보를 허당이라 칭했고, "다른 당에서 나온 그분은 너무 촐싹댄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다른 걸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렇게 촐싹대서 무슨 정치를 하겠느냐"고 바른미래당 이준석 후보에게는 '촐싹댄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홍준표 패싱' 기류로도 이어졌다. 크고 작은 이슈가 되는 그의 언행을 부담스러워 한 지방선거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피하는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고, 당내 중진 의원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연장선상에서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SNS에 "백의종군 하라는 정우택 의원의 충언에 대한 우리 당 홍준표 대표님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발언에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자당 중진의 말에 대해 홍 대표가 "개가 짖어도..."라고 언급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 지난 4월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4.27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위장평화쇼라고 비판하고 있다. /since1999@newsis.com



▲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운데)가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 기자회견을 하면서 인천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다. /2018.06.10. jc4321@newsis.com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간다)' 발언은 선거 막판 가히 '태풍의 눈'으로 작용했다.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던 정 의원은 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천은 제대로 안 된 직업을 갖고 오는 사람이 모이는 곳", "서울에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서 잘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 쪽으로 간다" 등의 발언으로 인천·부천 비하 논란을 빚었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정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등 안팎으로 잡음이 무성했다. 정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대변인직을 사퇴한 뒤 10일 자진 탈당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상승세를 타던 인천 표심에 찬물을 끼얹었고, 여당에 인천을 빼앗기게 됐다. 전문가들은 "보수는 원래 품격을 중시하는데 홍 대표가 도가 지나친 발언으로 이슈를 키운 점이 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정태옥 의원의 인천비하 논란은 국민이 한국당을 대안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고 느끼게 했다"고 분석했다. 한국당 지도부의 막말 논란이 발목을 잡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이야기다. [jabi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