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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지방선거

[낙선현수막 논란] "유권자 무시, 공명선거 역행하는 불법행위"

잠용(潛蓉) 2018. 6. 19. 18:33

민주주의가 싫은 한국당?
유권자 비난 현수막… "낙선시켜줘 고맙다"

이데일리ㅣ장영락 기자ㅣ2018-06-19 08:40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이데일리 e뉴스 장영락 기자] 일부 야권 지방선거 낙선 후보들이 유권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다. 지난 13일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각 지역에는 선거 후 흔히 볼 수 있는 당선자, 낙선자들의 감사 인사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구에서 낙선자들이 자신의 선거 패배를 유권자들의 책임으로 돌리거나 상대 후보를 뽑은 행위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구로구청장에 출마했던 자유한국당 강요식 후보가 건 현수막 오른편에는 자신의 득표율과 함께 “고맙습니다”라는 감사 인사가 표시됐으나, 왼편에는 “인물보다 정당을 택한 민심, 반성하고 새롭게 뛰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는 인물을 보지 않고 정당 중심 투표를 한 유권자들 때문에 자신이 낙선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누리꾼들은 “뒤끝”, “유권자 조롱”이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도 도의원에 출마해 낙선한 자유한국당 최성권 후보는 경기 고양시 한 거리에 “이재명 같은 자를 경기도지사로 당선시키신 여러분, 최성권 낙선 시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감사인사 현수막 바로 위에 내걸었다. 최 후보의 현수막은 노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선인에게 표를 준 유권자를 비난하고 있다. 실제 이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불륜 스캔들 의혹 등 각종 잡음을 일으키긴 했으나, 시민들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낙선자가 유권자들을 비난한 행위를 두고 “어이없다”, “소름 돋는다”, “유권자 비난할거면 선거 나오지 마라”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같은 자를 당선시키다니.." 간큰 낙선 인사
CBS노컷뉴스ㅣ문수경·권희은 기자ㅣ2018-06-18 13:56



▲ 6.13 지방선거 경기도의회의원 고양시 제6선거구(중산, 풍산, 고봉) 투표에서 낙선한 자유한국당 최성권 후보의 낙선사례 현수막.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당 후보들, 유권자들 디스 현수막 잇따라 게재
구로구청장 강요식 후보 "인물보다 정당 택한 민심"
경기도의원 낙선자 최성권 "낙선시켜줘서 감사"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뒤끝 있는 낙선사례 현수막을 게재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경기도의원 고양시 제6선거구(중산·풍산·고봉)에서 낙선한 한국당 최성권 후보는 낙선사례 현수막에서 이재명 신임 경기도지사 이름을 거론했다. 최 후보는 27.8%(13,023표)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김경희 후보(72,1%·33,759표)에 완패했다. 최 후보는 현수막에 "이재명 같은 자를 경기도지사로 당선시키신 여러분, 최성권 낙선 시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경기도의원 낙선자 최성권 드림"이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현수막을 보니 낙선된 이유를 알겠다", "2년 후 총선에서는 한국당을 원외정당으로 만들어주자", "경기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당선 될만하니 당선됐고 낙선 될만하니 낙선된 거다", "찌질하다. 자기 안 뽑아줬다고 삐쳤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 6.13 지방선거 서울 구로구청장 투표에서 낙선한 자유한국당 강요식 후보의 낙선사례 현수막.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구로구청장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한국당 강요식 후보도 해당 지역에 '인물보다 정당을 택한 민심'이라는 문구를 새긴 낙선사례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는 구로구청장에 출마했다가 더불어민주당 이성 후보의 63.1 % (131,231표) 득표율에 훨씬 못 미치는 28.1%(58,386표)에 그쳤다. 그의 현수막은 이 같은 선거 결과가 나온 이유가 자신이 모자라서라기 보다는 한국당 후보였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깔고 있는 듯 하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기 보다는 '인물이 아닌 정당을 보고 투표한 유권자 탓'으로 돌린 것이다. 


누리꾼들은 "자신은 잘 났는데 한국당 소속이어서 졌다는 푸념일까. 정당만 보고 이렇게 잘난 자신을 안 뽑아준 유권자에 대한 원망일까", "63% 대 28%면 정당 뿐만 아니라 인물 평가도 가미된 것 아닌가", "경쟁후보, 한국당 선택한 본인, 한국당, 유권자 모두 디스하는 낙선사례", "구로주민 이 현수막 보고 낙선시키길 잘했다고 확신할 듯"이라고 반응했다. 득표율·득표수를 명시한 뒤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것에 대해 누리꾼은 "자신을 찍은 28%에게만 고맙단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