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50일..'사회적 거리두기'가 만든 韓사회 틈새 '情 나눔' 솟다
뉴스1ㅣ한유주 기자 입력 2020.03.09. 05:00 댓글 177개
마스크 착용·재택근무·집콕족·약국 앞 행렬 일상화
마스크 안사기·임대료 내리기 등 고통 분담 노력도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9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에 상륙한 지 50일이 됐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 집단 감염을 계기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 8일 오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섰다. 50일간 코로나19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면서 시민들의 일상도 크게 바뀌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필수품이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주말마다 사람이 붐비던 식당과 영화관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대신 재택근무, 칩거 생활이 늘면서 '집콕족(族)'을 위한 서비스 이용량은 늘었다. 비말(침방울)이 주요 감염 원인으로 꼽히면서 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하게 됐고, 비대면 서비스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마스크 기부와 코로나19 성금 모금은 한동안 잊고 살았던 이웃 간의 연대와 정을 느끼게 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방호복을 근무교대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3.8 © News1 이승배 기자
'마스크 줄 서기' 이제 일상…
1회용품 사용 한시적 허용되기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마스크 착용'으로 대변되는 위생관념 강화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을 심심치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눈에 확연히 띌 정도로 마스크 착용 비율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야기하거나 기침을 할 경우 주위 사람들의 눈총도 따가워졌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우체국 앞마다 줄을 늘어서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 됐다. '지역사회 감염'의 신호탄이었던 31번째 확진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 대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춘절을 보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설 연휴를 전후로 명동, 강남의 약국 앞에서 줄을 서서 마스크를 몇 박스씩 사갈 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이를 '이색적인 광경'이라 평했었다. 대면 접촉이 잦은 서비스업 고객들은 "손님이 마스크를 쓰는 걸 불쾌해 할 수도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흔한 일상이 됐다. 마스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 5부제' 대책까지 내놨다.
지난 1월 30일까지만 해도 하루에 659만장이었던 마스크 일일생산량은 현재 1000만장에 달한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는 이제 "마스크를 안 쓰면 손님들이 불쾌해 한다"며 한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카운터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손소독제 사용량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손소독제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사용하거나 이를 나누는 풍경도 빚어졌다. 위생 관념의 변화는 한동안 지양되던 일회용품 사용량이 다시 늘어나는 방향으로도 관찰됐다. 환경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 허용하기로 했다.
▲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박스째로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 News1 정지형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
영화관·식당 줄고 OTT·배달 늘어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또 다른 일상의 변화다. 주말마다 사람이 붐비던 다중이용시설은 한산해졌고, 대신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사용량은 크게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2월 전국 영화관 관객수는 약 735만명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집에서 이용 가능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이용은 크게 늘었다. 지상파 3사 콘텐츠를 OTT 서비스하는 한 업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부터 25일 한 주 사이 영화 단건 구매 건수가 5만3000건으로 전주와 비교해 7% 증가했다. 또 다른 OTT 서비스의 이달 1일 총 시청 시간은 지난 1월 19일과 비교해 37%가 늘었다고 한다.
함께 밥을 먹으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나타나자 외식도 크게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음식점 100곳 중 95곳의 일평균 매출이 평균 60%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식자재나 음식을 집까지 배송해주는 한 서비스업체의 경우 하루 평균 주문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46% 증가했다. 함께 식사를 해야 하는 구내식당 등에서는 한쪽 줄은 비워둔 채 일렬로 밥을 먹는 이색 장면도 나타났다.
꼭 필요한 만남을 제외하고는 '대면 접촉'은 최소화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일선 기업에서는 재택근무가 확대됐다. 어린이집·학교의 휴원·휴교가 이달 23일까지로 연장되면서 '돌봄 공백' 우려가 커져 재택근무 방침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택배와 배달음식도 '비대면'으로 받고 있다. 한 택배회사는 비대면 배송에 대한 양해 문자를 이용자에게 발송했다. 이용자에게 직접 물건을 건네지 않고, 집 앞에 물건을 두고 문자를 보내거나 초인종을 누르고 가는 수령방식으로 배송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 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3.8 © News1 허경 기자
시민사회 '함께 극복하자' 도움·기부 릴레이…
이웃 간 정 확인
확진자 급증 이후 사람들은 '함께 극복하자'는 응원과 희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시민들 간 유대와 응원의 힘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확인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는 마스크를 여전히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양보하는 '마스크 안사기' 운동이 벌어졌고 '확진자 동선'을 피하기 급급했던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업 중인 가게를 찾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품귀현상을 빚는 와중에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 물품을 먼저 보내거나 '코로나 한파'에 직면한 소상공인을 위해 임대료를 내리고, 봉사활동과 후원에도 나서고 있다.
▲ 익명의 기부자가 광주 광산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두고간 현금 50만원과 마스크 13장 모습.(광주 광산구 제공) /2020.3.6/ © News1 전원 기자
▲ 지난 3일 점주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휴업중인 서울 송파구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시민들이 붙여 놓은 따뜻한 응원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20.3.3 © News1 박지혜 기자
소비 위축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매출 감소의 이중고를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선 일부 건물주가 임대료 인하로 고통을 나누겠다고 나섰다. 지난달 12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임대료를 10% 이상 내리겠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남대문시장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트리플스트리트', 동대문종합시장 등에서 고통 분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라는 낙인이 찍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던 장소들도 시민들의 응원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업주 일가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휴업 상태에 놓인 서울 송파구의 아이스크림 전문점에는 지역 주민들의 '응원 포스트잇'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걱정과 미안함, 마음의 짐을 털털 날려 버리고 건강히 복귀해서 달콤한 날을 또 만들어달라" "쾌유하셔서 건강히 돌아오길 바란다" 등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why@news1.kr]
미 당국자 '왜 한국만큼 검사못하냐'에
"초반 기술결함 있었다" (종합)
연합뉴스ㅣ임주영 입력 2020.03.09. 05:24 댓글 350개
파우치 NIH 연구소장...
"기저질환 노인은 크루즈 타지 말라...항공기 탑승도 재고"
"상황 악화하면 취약층은 대규모 모임 가지 말아야"... 다른 당국자들도 권고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기저질환자나 노인 등 취약계층은 장거리 여행과 많은 인파에의 노출을 피하라고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8일(현지시간) 권고했다. 또 파우치 소장은 왜 미국이 한국처럼 많은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느냐는 지적에는 발병 대응 초기에 기술적 결함이 있었다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관련, 한국에서는 첫 지역사회 확산 사례가 나온 뒤 1주일 안에 6만6천명 이상이 검사받았고 하루 1만명을 검사할 수 있다면서 '왜 지금까지 우리(미국)가 뒤처져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파우치 소장은 "내 생각에는,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검사를 했고, 거기에 기술적 결함이 있었다. CDC는 주(州)와 지방의 공중 보건 그룹에 검사를 제공한다"며 "우리가 지금 정말로 해야 할 일은 민간 부문을 참여시켜, 말 그대로 수백만 번의 검사로 넘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지만, 사실 초반에 결함이 있었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미국인들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 검사와 관련, 9일까지 40만 건의 검사가 추가로 이뤄질 것이며 다음 주말까지 400만 건의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만약 당신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이라면 비행기 탑승, 장거리 여행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그리고 재고할 뿐만 아니라 크루즈선을 타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이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이라면, 감염될 경우 문제에 빠질 위험이 상당히 크다.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것은 권고"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역사회 확산을 보고 있다"며 "만약 당신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받아들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국가가 대규모 사교 모임에 대한 접근법을 재고해야 할 수도 있다"며 "그것을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건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대규모 모임에 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우리가 지역사회 확산을 계속 보게 된다면, 나는 당신이 큰 모임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 /신화=연합뉴스
▲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고연령층은 크루즈·항공기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을 피하고 다중 밀집 장소에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진행자가 '비행기나 크루즈선을 타서는 안 되는 연령대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80세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60세 이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위험 그룹에 속해 있다면, 노인이거나 심장병, 폐질환 등 복합적인 질병을 갖고 있다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신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임신 중이라면 각별히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며 한국 사례를 거론, "그러나 한국에서 30세 아래인 사람은 사망자가 없다. 일본에서 50세 아래인 사람은 사망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당신이 고위험군 가운데 한 명이라면 혼잡한 공간을 피할 것을 제안한다. 잠재적으로 크루즈 승선이나 장거리 비행을 피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구성원인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ABC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과 노인, 특히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 등이 취약 계층이라면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zoo@yna.co.kr]
WHO 사무총장 "韓, 코로나19 싸움에서 진전 보여"
SBSㅣ신윤철 기자 입력 2020.03.09. 07:15 댓글 6개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이 현지시간으로 어제(8일) 한국이 코로나 19와의 싸움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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