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2020 총선

[투표용지] 35개 비례정당에 투표용지 50㎝ 육박

잠용(潛蓉) 2020. 3. 30. 13:15

[투표용지] 꼼수 정치가 만든 48.1cm 투표용지..유권자는 황당
SBSㅣ김민정 기자 입력 2020.04.01. 20:09 수정 2020.04.01. 21:45 댓글 1464개

 

 

<앵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이런 꼼수 정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지금 제가 들고 있는 바로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입니다. 비례대표 의석을 얻겠다고 나선 정당이 35개나 되다 보니까 용지길이가 무려 48.1㎝나 됩니다. 작은 정당들도 국회 진출하는 길 열어주자는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군소정당들이 대거 나서기는 했는데 바뀐 선거제 취지를 짓밟은 거대 양당 때문에 기호 1번과 기호 2번도 없는 이런 긴 투표용지가 탄생했습니다.

계속해서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비례 투표용지, '1인 2표제' 도입 이후 역대 최장입니다.

당과 당 사이 칸을 더 촘촘하게 줄였는데도 투표지 분류기에 넣을 수 없어 수 개표 해야 합니다.

이 투표지를 받아 볼 유권자들, 어떤 반응일까요?

 

[김희람/ 서울 내발산동 : 길…. 길어요. 너무 길어요.]

[김아람/ 경기 성남 : 너무 좀 당혹스러울 것 같은데.]

[이창제/ 인천 서구 : 몰라서 이건 잘 못 하겠는데? 하나만 찍는 거예요 여기서?]

이런 전대미문의 투표용지가 탄생한 건 이번에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용해 의석수 늘리기에 급급한 각 정당의 꼼수 탓입니다. 거대 양당이 앞장섰습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투표용지 순번을 올리기 위해 의원 꿔주기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군소 정당들도 난립해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는 21개 정당이 나섰는데 이번에 14개가 늘었습니다. 특히 원내 의석수가 없는 정당은 가나다 순서로 기호가 배정되는데 이걸 노려 '가자'를 당명 앞에 붙여 15번 안으로 이름을 올린 정당만 3개입니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의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수정당을 배려해 다당제로 가자며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지만 다시 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올 정도로 민심의 정확한 반영은 기대할 수 없게 됐고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48.1cm짜리 시험지를 받아들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현상, 영상편집 : 정성훈)

 

[투표용지] 35개 비례정당에 투표용지 50㎝ 육박…수개표는 불가피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20-03-28 08:36 송고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모의시험이 실시된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 마련된 전주을(효자5동) 선거구 사전투표소에서 감독관 등이 투표용지 인쇄와 본인확인기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2020.3.19/뉴스1 유경석 기자

 

총 47명 선출에 312명 도전…경쟁률 6.61대 1
역대 최장길이 투표용지에 수개표 불가피…개표지연 가능성도
21대 총선거에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등록한 정당수는 35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50cm에 육박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용지를 받아들게될 전망이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에는 후보자를 내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없이 기호 3번을 받은 민생당이 첫 번째 칸에 놓이게 됐다. 이어 미래한국당(4번), 더불어시민(5번), 정의당(6번), 우리공화당(7번) 등 순이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정당의 기호는 국회에서의 의석 수를 기준으로 부여된다.

 

하지만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둘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총선에서의 정당 득표수를 따진다. 이에 따라 의석 수가 1석으로 같지만 20대 총선에 참여했던 민중당이 8번을 받고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 친박신당, 한국경제당등은 추첨을 통해 나머지 순번이 정해졌다. 원외정당은 가나다순으로 그 이후 기호를 받았다. 35개 정당 중 후보자를 가장 많이 낸 정당은 미래한국당으로 총 39명에 달한다. 이어 더불어시민당 30명, 정의당 29명, 국민의당 26명, 국가혁명배당 22명, 민생당·기독자유통일당 21명, 열린민주당 17명 등이다. 총 47명을 선출하는 비례대표에 35개 정당에서 312명의 후보자가 도전하면서 경쟁률은 6.61대 1이다.

 

비례대표 용지가 역대 최장길이를 기록하면서 선관위의 선거 개표도 투표지 분류기가 아닌 수개표로 할 전망이다. 21대 총선 비례투표 용지는 48.1㎝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당명부식 '1인 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 이후 역대 최장이다. 20대 총선에서 투표용지 길이는 33.5cm였다. 선관위는 비례대표 선거 개표를 수개표로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선관위가 쓰고 있는 투표용지 분류기에 들어갈 수 있는 투표지 최대 길이인 34.9㎝을 넘어서면서다. 이에 따라 개표 결과 발표도 일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례대표 정당 기호는 다음과 같다 △3번 민생당 △4번 미래한국당 △5번 더불어시민당 △6번 정의당 △7번 우리공화당 △8번 민중당 △9번 한국경제당 △10번 국민의당 △11번 친박신당 △12번 열린민주당 △13번 코리아 △14번 가자!평화인권당 △15번 가자환경당 △16번 국가혁명배당금당 △17번 국민새정당 △18번 국민참여신당 △19번 기독자유통일당 △20번 깨어있는시민연대당 △21번 남북통일당 △22번 노동당 △23번 녹색당 △24번 대한당 △25번 대한민국당 △26번 미래당 △27번 미래민주당 △28번 새누리당 △29번 여성의당 △30번 우리당 △31 자유당 △32번 새벽당 △33번 자영업당 △34번 충청의미래당 △35통일민주당 △36번 한국복지당 △37번 홍익당 등 35개 정당이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