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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속·역사

[통일신라 불두]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

잠용(潛蓉) 2020. 6. 3. 12:40

청와대 불상과 쌍둥이?..수수께끼 풀 '머리' 찾았다
JTBCㅣ최하은 기자 입력 2020.06.03. 21:46 수정 2020.06.03. 21:50 댓글 148개

 

 

[앵커] 건장한 어깨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옷 주름, 그리고 땅을 가리키는 손 모양까지 몸통만 남은 경주 남산의 불상과 보물로 지정된 청와대 불상은 쌍둥이로 불려 왔습니다. 그런데 잘려 나간 머리가 온전한 상태로 발굴돼서 닮은 꼴의 수수께끼를 풀 단서를 찾게 됐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그시 감은 눈,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1100년 세월도 이겨낸 여래좌상의 머리가 반쯤 흙에 파묻혀 있습니다. 산에 남아 있던 몸통에 맞춰 보니 꼭 맞았습니다. 경주 남산 약수곡의 머리 잘린 여래좌상이 제 모습을 찾은 겁니다.

[박방룡/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 : 방치되어 있는 이 석불좌상의 남쪽 8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땅속에 묻혀 있는…]

쌍둥이로 불리는 다른 불상은 경주에서 일제강점기 총독 관저로 옮겨졌다가 청와대 정원에 남아 2018년 보물로 지정됐습니다. 앉은 자세부터 옷 주름 모양까지 꼭 닮았습니다. 얼굴은 알 수 없었는데, 닳거나 상한 부분 없이 온전한 머리가 발견돼 두 불상을 제대로 맞춰볼 수 있게 됐습니다. 어쩌다 머리를 잃게 됐을까? 그리고 잘린 머리는 어떻게 세월을 이겨냈을까? 전문가들은 지진을 생각합니다. 실제 경주에서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고, '부처님이 내려와 머무는 산'이라 믿은 남산엔 120개 넘는 불상이 남아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머리가 없습니다. 잘렸지만 땅에 묻힌 덕에 온전한 얼굴을 지킬 수 있었던 남산 약수곡 불상, 9세기 통일신라 전성기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이 이제부터 들려줄 이야기를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됩니다. (화면제공 : 문화유산채널)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불두,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
뉴스1ㅣ이기림 기자 입력 2020.06.03. 09:30 댓글 339개

 

▲ 경주 남산 약수곡의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 분리된 불상의 머리.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일제강점기 때 확인한 석조여래좌상의 머리로 추정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불상의 머리(불두)가 경북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됐다. 이 불두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주시 내남면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를 발굴조사하던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이같은 불두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불두는 큰 바위 서쪽, 즉 하대석 서쪽 옆의 땅속에 묻힌 상태였다. 머리는 땅속을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으며, 안면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금박이 관찰됐다. 불두의 크기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목둘레 83cm, 귀길이 29cm, 귀와 귀 사이 35cm이다. 미간 사이의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은 떨어진 채 불두 인근에서 같이 발견됐다. 이 수정은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불두 주변에서는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는 경주 남산 약수곡 경역에 방치된 석불좌상을 보수 정비하기 위한 전 단계로, 석조여래좌상의 원위치를 확인하고 주변을 정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 소개돼 있는데, 본래 있던 위치(미확인)에서 옮겨진 상태로 반듯하게 놓여 있었고 그 옆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불상의 하대석도 원위치에서 움직여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바로 놓여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으로,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도상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으로 조성된 것에 비해 이 불상의 대좌는 방형(사각형)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방형대좌는 최근 경주 이거사지 출토품으로 알려진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도 동일한 형식이다.

 

이번 조사구역에서는 시기를 달리하는 두 개의 건물터 층이 위아래로 겹쳐진 채 확인되기도 했다. 위층에서는 고려 시대 기와가 출토됐으며, 북쪽에 자리한 마애대불과 같은 시기의 것이다. 석불좌상과 동시대 층인 아래층에서는 통일신라시대 평기와가 주로 출토되고 있으며, 여러 점의 연화보상화문수막새와 암막새도 함께 확인됐다. 아울러 주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건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공석 등도 함께 발굴됐다. 이번에 발견한 불두에 대해서는 통일신라 석조불상·마애불상의 개금(불상에 금칠을 다시 함)과 채색 여부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를 포함해 추가 조사가 있을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번에 찾은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도 정비하기로 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