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미국이 아니다"... 민주주의 심장 습격에 지구촌 개탄
한국일보ㅣ허경주 입력 2021. 01. 07. 20:01 수정 2021. 01. 07. 20:52 댓글 169개
▲ '선거 승복 불가' 트럼프 지지자들 사상 초유 미국 의회의사당 난입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선거 승복 불가' 트럼프 지지자들 사상 초유 미국 의회의사당 난입
6일(현지시간) 사상 초유의 국회 습격사건에 지구촌이 패닉에 빠졌다. 주인공이 민주주의를 꽃 피운 미국이라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는 더 셌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절망이 줄을 이었다. 4년의 시간, 폭력과 비방으로 점철된 ‘트럼프식 가짜 뉴스’를 방치한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자성도 나왔다. 미국의 동맹들부터 깜짝 놀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사건 직후 트위터에 “수치스러운 장면”이라며 시위대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이어 “전 세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미국은 이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며 사실상 트럼프와 갈라섰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것은 미국이 아니다. 미국 민주주의는 포위된 것 같다”고 일갈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분노한 폭도들이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의 심장부를 덮치자 세계는 한때 상상할 수 없었던 광경들이 펼쳐지는 것을 실망과 불신의 눈으로 지켜봤다”고 진단했다.
또 터키, 베네수엘라 등 트럼프 행정부와 앙숙관계인 나라들조차 “미국에 있는 모든 당사자가 절제와 상식을 보여달라” 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놀라움은 컸다. 미국의 분열상이 권위주의 지도자들만 웃게 할 것이란 경고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의회 혼란은 미국의 신뢰를 깎아 내린 것과 동시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같은 권위적 지도자들의 이익이 됐다”고 평했다. 빠른 시간 안에 민주주의 회복을 자신할 수 없을 만큼 장기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도 “중국 공산당이 편히 앉아 웃고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미국이 보여준 위선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체제 우월성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비난의 화살은 대선 불복 주장을 거두지 않으며 시위대를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의회 의원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트럼프가) 직접 연설을 통해 차기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도 당적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역사는 대선 결과를 두고 근거 없는 거짓말을 이어온 현직 대통령에게 선동된 오늘의 폭력을 기억할 것”이라며 “수년간의 뿌리깊은 분노로 구축된 그들의 환상은 현실에서 더욱 멀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것은 민주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에서 논쟁할 때의 방식”이라며 미국이 중남미 민주주의 후진국이 된 격이라고 탄식했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정권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한 필연적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그의 재임 기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근거 없는 음모론과 거짓정보가 넘쳐났지만, 통제 체제가 작동되지 않아 극단주의와 증오만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미 인권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회장은 AP통신에 “시위대의 행보는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 입장과 일치한다”며 “그들이 수년간 이 같은 광란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2백 년 전으로 후퇴?..."민주주의가 고장났다"
MBCㅣ나세웅 입력 2021. 01. 07. 20:19 댓글 491개
[뉴스데스크]
◀앵커▶ 이렇게 미국 의회가 점령 당한 건 미·영 전쟁 때 영국군에 의해 의회가 불탄 이후 2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것도 현직 대통령이 점거를 사실상 부추긴데 대해서, 정당을 떠나 전직 대통령, 전.현직 정치인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규탄과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쏟아 냈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대통령 선거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 새 대통령을 추인하는 오랜 전통은 이번에도 이어질 듯 했습니다. 그러나 평화로운 정권 이양은 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당하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여야를 떠나 폭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분명히 합시다. 폭력배들이 미국을 통치 하지 않습니다. 법률이 미국을 통치합니다."당초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을 제기하려던 공화당 의원들도 입장을 바꿨습니다.
[켈리 뢰플러/ 공화당 상원의원]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미국이 다시는 이런 어둠에 고통 받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무모한 행동에 소름이 끼친다며 이런 대선 불복은 민주주의가 허약한 나라에서나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반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했습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이건 반란 사태입니다. 대통령이 선동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불명예와 수치의 순간"이라는 입장을 냈고, 아흔이 넘은 카터 전 대통령도 "국가적 비극"이라고 개탄했습니다. 폭력을 선동한 트럼프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려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마크 모리얼/ 전미도시연맹 대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심지어 이 마지막 순간에서라도, 미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6시간 만에 회의장으로 복귀한 펜스 부통령은 폭력에 굴하지 않는다는 말로 투표재개를 선언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오늘 의회에 대혼란을 야기한 이들에게 말합니다. 당신들이 이긴 게 아닙니다. 폭력은 결코 자유를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의회안에 내전과 분열을 상기시키는 '남부연합' 깃발까지 등장한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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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51211_34936.html
닥치는 대로 부수며 점령군 행세... 의원들 긴급 대피
SBSㅣ김수형 기자 입력 2021. 01. 07. 20:18 수정 2021. 01. 07. 22:15 댓글 316개
<앵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말리기보다는 오히려 더 부추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처음에 평화롭게 시작했던 시위는 갈수록 과격해졌고, 사상 초유의 의사당 폭력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계속해서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입니다.
<기자> 대선 불복 시위의 시작은 평화로웠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미 전역에서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악관 앞 잔디밭을 가득 채웠습니다. 법원도 트럼프의 부정 선거 주장을 근거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은 오히려 법원을 비난했습니다.
[트레이시/ 트럼프 지지자 : 왜 법원이 (부정 선거 주장을) 듣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법원은 그냥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더 잘 보기 위해 나무 위까지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연설이 진행되면서 지지자들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의회가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공식 확정하는 걸 저지하기 위해 의회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갑자기 닥치는 대로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벽을 기어올라 의사당 내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의원들은 공포에 떨며 본회의장 좌석 밑에 몸을 숨겼습니다.
[엎드리세요!]
[피터 웰치/ 민주당 하원의원 : 최루탄이 의사당에 내부에서 발사됐다면서 의원들은 좌석 아래에 있는 방독면을 쓰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본회의장 문 앞에서 의회 경호원들이 총을 겨누며 맞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시위대는 펠로시 하원 의장 책상에 구둣발을 올리는가 하면, 상원 단상에 앉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케빈/ 트럼프 지지자 : 국민이 의회의 주인이잖아요. 하도 불법적인 일이 많이 진행되니까 의회에서 적법하게 일을 하는지 들어가서 확인해보려는 거였어요.] 경찰이 대대적으로 최루탄을 쏜 뒤에야 가까스로 폭력 시위대를 의사당 밖으로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워싱턴DC에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지면서 이렇게 의사당 주위에는 주 방위군이 전격 투입됐습니다.
늦은 밤까지 시위대가 시위를 이어가면서 이들과 대치했습니다. 200년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가 시위대의 폭력과 당국의 부실한 대응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오정식, 영상편집 : 전민규)
▶ 바이든 당선 확정…트럼프 "질서 있는 정권 이양"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61216 ]
▶ 트럼프 지지 깃발 흔들며 의회 난입…4명 사망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61213 ]
[김수형 기자sean@sbs.co.kr]
'트럼프 절친' 이스라엘 네타냐후, 미 의회 난입에 "수치스럽다"
연합뉴스ㅣ노재현 입력 2021. 01. 07. 19:50 수정 2021. 01. 07. 20:48 댓글 122개
▲ 미 의사당 점거 사태 비난하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방문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난 뒤 미국 의사당 점거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의사당 점거 사태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논평했다. /jsmoon@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미국 의회에 난입한 사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시위대의 의회 난입에 대해 "무법과 폭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인들과 이스라엘인들의 가치와 반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스럽다. 강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가 항상 그래왔듯이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미국의 의회 난입에 대해 "워싱턴의 사진들은 민주주의를 믿는 모든 이의 가슴에 상처를 줬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또 작년 1월에는 팔레스타인이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nojae@yna.co.kr]
미 의회,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 트럼프 "질서 있는 권력 이양" (종합2보)
연합뉴스ㅣ이영섭 입력 2021. 01. 07. 20:21 댓글 111개
트럼프 지지자 시위사태로 지연... 펜실베니아주 결과 등 이의제기 수용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의회가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으로 확정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주별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주별 선거인단을 정하는 11·3 대선에서 승리 요건이자 전체의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선거인단은 232명이다. 이날 양원은 이 투표결과를 그대로 인증했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여겨져 온 의회의 인증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과 맞물려 대선 결과를 확정 짓는 마지막 관문으로 주목받았다. 일부 친(親)트럼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바이든의 당선 확정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전날 오후 1시에 시작한 합동회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로 개회 1시간 만에 정회가 선언됐다.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평가받는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52명이 붙잡혔다.
정회 6시간 만에 재개된 회의는 결국 날짜를 넘어 이어졌다. 회의는 상·하원 의원 각 1명 이상이 특정 주의 선거 결과에 이의제기하면 양원이 별도 토론과 표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원 모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해당 주 선거인단 집계를 제외할 수 있었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던 양원은 애리조나주에 대한 공화당의 이의 제기로 2시간 넘는 별도 토론과 투표를 거쳐 부결 처리했다. 공화당 측은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역시 양원에서 부결돼 이 주의 투표결과가 유효로 인정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공식 취임한다.
▲ '306명 vs 232명' 바이든, 선거인단 과반… 대선 승리 공식화
▲ 미국 의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바이든 당선 확정 직후 성명을 내고 "투표 결과에 반대하고 팩트는 나를 지지하지만, 20일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법적인 표만 집계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한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항상 말해왔다"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의 의회 난입사태로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늘 일은 대통령이 선동한 반란"으로 규정하며 시위대를 맹비난했다.
정부 당국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무법과 폭동은 여기에서든 세계에서든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번 사태는 용납할 수 없고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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