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서 백두산 호랑이 또 로드킬
얀합뉴스ㅣ김형우 기자 2021-01-19 11:17 요약beta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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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롭스크·연해주서 잇따라…
지방정부 "제한속도 지켜달라" 당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힘겹게 개체 수를 늘리는 데 성공한 멸종위기종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가 최근 현지 도로에서 자동차에 잇따라 치여 희생되고 있다. 19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저녁 하바롭스크주(州) 주도 나나이스키 지역의 한 도로에서 아무르 호랑이 성체 한 마리가 운행 중이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 멸종위기종인 아무르 호랑이의 모습. /타스=연합뉴스
죽은 호랑이는 태어난 지 4∼5년 된 수컷이며 도로를 가로지르다 사고가 났다고 하바롭스크 지방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아무르 호랑이를 치어 숨지게 한 승용차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보호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200만 루블(2천9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정도로 멸종위기종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 아무르 호랑이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한때 절멸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정부 차원의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러시아는 2012년 연해주(州) 29만6천㎢ 땅에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을 보호하기 위한 '표범의 땅' 국립공원이 조성했으며 이듬해에 보호 전문기관인 아무르 호랑이 센터도 만들었다.
▲ 로드킬로 숨진 호랑이의 사진. /아무르 호랑이 센터 페이스북 캡처.
현지 전문가들은 아무르 호랑이가 560∼600마리까지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90%가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등 러시아 극동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보다는 개체 수는 크게 늘었지만 최근 잇따라 로드킬 사고로 아무르 호랑이들이 희생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작년 12월 하바롭스크주 나나이스키 지역의 한 도로에서는 아무르 호랑이 1마리가 운행 중이던 승용차와 충돌해 숨졌으며, 지난해 2월 연해주 크라스노아르메이스키 지역 도로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났다. 하바롭스크 지방정부는 반복되는 아무르 호랑이와 관련한 로드킬 사고의 방지를 위해서 운전자들에게 "도로에서의 제한속도를 준수해달라"고 당부까지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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