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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서울시장 보선] 박영선 약진에 무너진 野 '압승론'

잠용(潛蓉) 2021. 2. 17. 14:20

박영선 약진에 무너진 野 '압승론'... 안철수와 화학적 결합 최대 변수로
조선Bizㅣ양범수 기자 입력 2021. 02. 16. 18:00 댓글 1361개

 

▲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연합뉴스

 

[4⋅7재보선 D-50일]
野 안⋅오⋅나 떨어지고 與 박영선 32.2% 선두
미스터트롯' 내세운 경선, 뚜껑 열었지만 시큰둥
3월 4일 최종후보 발표 후 단일화 기대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16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야 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C '100분토론'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박 전 장관의 지지율은 32.2%로 오차범위를 넘어 선두를 차지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선두에 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은 23.3%에 그쳤고,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도 16.5%에 머물렀다. 이 밖에 우상호(7.6%) 오세훈(7.0%) 조은희(2.2%) 금태섭(2.0%) 후보 지지율은 한자리에 머물렀다.

 

단일화 후보 파괴력 기대거는 野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는 뒤숭숭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3자 구도로 붙어도 이긴다" "단일화에 목매지 말라"고 호언장담한 지 한 달만에 야권 후보의 지지율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날은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TV토론회 첫날이었다. 국민의힘은 형식을 뛰어넘는 '미스터트롯'형 TV토론으로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경선 레이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날(15일)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토론회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는 7200회에 그쳤다.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등 중견 정치인들이 '회전문 후보자'로 출마하면서 선거 구도가 지루해졌고, 여론조사 1위 후보인 안철수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집중되면서 정치 혐오도 더해졌다. 명절 연휴에는 가족간 모임에서 새로운 여론이 형성되는데, 설 연휴에 코로나 방역으로 현 정권에 대한 '밥상머리 민심'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야권에서는 단일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었던 김종인 위원장도 전날(15일) 당 회의에서 "4월 보궐선거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들의 기계적 단일화만으로는 판세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단순히 한 명의 후보를 냈다고 해서 중도와 보수가 섞인 유권자 표심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 4·15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과 바른미래당이 합당하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을 출범했지만, 기대했던 통합 컨벤션 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서울시 연정'으로 화학적 결합 기대

야권에서는 안철수 대표와 제안한 '서울시 공동 운영' 구상이 국민의힘 후보와의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시 공동 운영 구상은 지난 1997년 대선 때 김대중·김종필 간의 이른바 ‘DJP 연합’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당시엔 DJ와 JP는 경선 없이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한 공동 정부 구상을 밝혔다. DJP 연합은 정권 교체, 세력의 연합,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요소를 내세워 승리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서울시 연립정부란 큰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서 '1+1=2'라는 공식은 꼭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돌려서 말하면 현재 지지율이 선거까지 간다는 것도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달 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우세를 보였다. 전날(15일) 공개된 MBC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금태섭 등 야권 후보의 지지율의 총합은 51%로 여권 후보 지지율(39.8%)을 앞섰다. 신 교수는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체제에 들어가는 만큼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연립 시정을 단순한 선거용 구호로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까지 서울시장 보선 경선을 위해 총 네 차례 토론회를 갖고, 내달 2~3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최종후보를 확정한다. 안철수 후보와 금태섭 후보는 오는 18일에 첫 TV토론을 열고, 내달 1일에 단일 후보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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