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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신명회] 정치권 '무속비판'에 집단행동 '조짐'

잠용(潛蓉) 2022. 1. 28. 11:16

"200만 무당 여의도로"...

정치권 '무속비판'에 무교인들 집단행동 '조짐'
헤럴드경제ㅣ2022. 01. 28. 09:33 수정 2022. 01. 28. 09:35 댓글 3222개


▲ 2021년 제5회 무무절 /사진=경천신명회 홈페이지



경천신명회측 "200만 무당, 설 이후 여의도 집단행동 검토"
"건진법사, 교단 사람 아닌데 무교 전체 비판 받아 부당"
"성경말에도 일반인과 영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무속인(이하 무교인)들이 설 연휴 이후 집단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공·사 주요 결정’ 과정에 ‘무교인의 결정을 따랐다’는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전통 민속종교인 ‘무교’를 비하하는 정치권의 비판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은 ‘무속’이란 단어 대신 ‘무교’를 사용하는 것이 맞고, 특정인 때문에 무교 전체가 과도하게 비판받는 현 세태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최대 무교인 단체인 경천신명회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설 연휴가 끝나고 전국에 있는 무당들이 모두 다 여의도로 모여 정치권에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국에서 모이면 모두 200만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만명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국에 우리 신도들과 무당·성직자들만 30만명이다. 한명이 5명을 데리고 오면 150만명이고, 10명이면 300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력행사를 고민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금 건진법사가 문제가 되니 예전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개명후 최서원)과 연관을 시켜 ‘다시 옛날처럼 정치가 굴러가는 것이냐?’고 우려를 하는데, 건진법사가 만약 우리 교단 사람이었다면 강력히 막았을 것이다”며 “그러나 (건진법사가) 우리 교단 사람이 아닌데 무교 전체가 호도되자 우리 교단에 민원이 엄청나게 들어온다. 그래서 집단행동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천신명회는 무교 단체로 정식 종단에도 가입이 돼 있다”며 “건진법사 때문에 무속인들이 모두 다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 경천신명회와 대한경신연합회가 지난해 10월 밝힌 신교인의 입장표명 전문 /사진=경천신명회

 

그는 이어 “지금도 민주당에서는 계속 ‘무속’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우리를 비판을 하는데, 무속이란 단어는 무교를 아랫것으로 보는 하대하는 표현”이라며 “예전에 유학자들이 무당들을 규합한다고 해서 ‘속’자를 집어 넣었던 것이 오늘까지 유래됐다. 교단에서는 ‘무속이란 말을 쓰지 마라. 우리가 누구에게 종속돼 있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냐?’고 교육한다. 우리가 누군가에 속해있지 않은데 하대하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윤석열 씨가 되든 이재명씨가 되든 안철수가 되든 관계가 없다. 지지는 각자 신도들의 마음이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종교가 관여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무교가 정치권에서 비판을 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들 점 한번도 안봤나? 다들 점집에 한번도 안 가 봤었나? 왜 무교에 대한 관점을 호도를 하느냐?”며 “무교 성직자들은 다들 영(靈)을 가진 사람들이다. 성경말에도 일반인과 영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여의도 200만명 집단행동이 윤석열 후보 지지로 해석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천신명회 측은 설 후 언론사들에 ‘무속이라는 단어를 사용치 말아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천신명회는 지난해 10월 윤 후보가 손에 ‘왕(王)’자를 쓴 뒤 토론회에 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신교(무교)에 대한 무분별한 멸시와 부정, 이로 인한 희화화 및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의 신교(무교)를 지켜주실 그 분. 하늘에 천부인을 받으시고, 천명을 받으신 그 분. 영성이 바르신 그 분께서 천명을 받아 한민족(대한민국)의 가는 길을 올바르게 인도해 주시기를 열손모아 빌고 스무 손 모아 기도합시다’고 썼다. 일각에선 이 단체가 언급한 ‘그 분’이 윤 후보를 가리키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