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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클래식 명곡] 베에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잠용(潛蓉) 2013. 7. 13. 17:45

 

Ludvig van Beethoven
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베에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 ‘비창’
(By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사진: 베에토벤 흉상)

 


 

이 곡은 보통 ‘비창’ 이나 ‘애상’ 으로 번역되며, 때로는‘정열’ 이라고도 불려진다. 그러나 이 곡의 제목을 오히려 ‘감동’ 이나 ‘열정’ 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게 느껴질 정도로, 슬픈 분위기보다는 오히려 다정다감한 정감이 넘치는 곡이다. 물론 비애에 찬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감동적이고 정열적인 분위기가 이 소나타의 전체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곡의 제목은 처음부터 베에토벤 자신에 의해 붙여졌으며, 1798년에 작곡된 그의 초기 작품 중의 하나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웅장한 걸작을 만들어 낸 베에토벤의 작품 중에서는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진 걸작으로 인정받는 곡이다. 이 작품은 1799년에 출판되었으며 카를 리히노프스키 공작에게 헌정되었다.


제 1악장 (Grave-Allegro di molto e con brio)
‘그레베, 알레그로 디 몰토’ 의 제 1악장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본질적인 풍부함을 더한 곡으로 유명하다. 곡의 첫 머리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중하고 비장한 정서를 담은 느린 템포가 등장하는데, 이는 이 곡의 제목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반음계적으로 점점 상승하면서 마침내 웅대한모습을 나타내고 빠른 속도의 재현부에 의해 분위기가 고조된다.

 


▲ 제 1악장 (Grave-Allegro di molto e con brio) - Freddy Kempf 연주


제 2악장 (Adagio cantabile)
이어지는 제 2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 2/4 박자의 구성으로 감격스러운 남성미와 깊고도 아름다운 여성미를 함께 지니고 있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이 이상 깊고 엄숙하며 아름다운 곡은 다시 없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극히 아름다운 주제로 시작되는 이 제 2악장은 비록 길이는 짧지만 만족할 만한 탄탄한 구성으로 듣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 제 2악장 (Adagio cantabile)

 

제 3악장 (Rondo Allegro)
마지막 제 3악장은 론도 알레그로, 2/2박자의 악장으로, 교묘한 대위법적인 기법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완벽한 발전을 갖춘 론도곡이다. 아름다움의 경이와 과감한 작곡가의 의지도 그 속에 함께 담겨 있다고 한다. 잘 정돈되고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흐르는 유연함은 다른 작곡가에게서 찾기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이 곡은 극적인 긴장감과 웅대한 구성으로 힘이 느껴지는 베에토벤 다운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출판 당시 이 곡의 악보는 당시 빈의 피아노를 배우던 음악학도들이 서로 앞다투어 입수하려 했을 정도로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곡으로 이 소동으로 인해 베에토벤의 명성이 갑자기 전 유럽에 퍼지기도 했다고 한다.

 


▲ 제 3악장 (Rondo Allegro)

 

[악곡 해설]
이 소나타는 베에토벤 자신이 “대 소나타 비창(Grande Sonate pathetique)” 이라고 명명한 작품이다. 처음 순간부터 곡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귀를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8번 소나타의 작곡 양식 자체가 대단히 충격적인 것이다. 8번 소나타는 그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호모포닉(Homo phonic, 단선율을 위주로 하는 화성 진행 방식)한 곡이다. 선율은 명쾌하고 왼손의 반주도 극히 단순하다. 두터운 화음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곡의 구성이 너무나 극적이고, 맹렬한 분위기와 감미로운 멜로디, 연주하는 데 필요로 하는 기교를 훨씬 상회하는 압도적인 연주 효과로 인해 매우 산뜻한 효과를 얻어 내었고, 나아가 대중적인 인기까지 차지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8번 소나타가 파격적이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작곡 양식의 변화가 아니고, 제 1악장의 제시부 앞에 커다란 서주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느린 속도를 지시하는 ‘Grave’ 라는 악상기호와 곡을 개시하는 c단조의 으뜸화음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이 곡의 제목인 ‘비창 (혹은 비애)’ 라는 말은 이 서주의 분위기에 의한 것이다. 서주는 점차 고조되어 오른손의 레치타티보, 빠르게 하강하는 선율로 변화하면서 ‘Allegro di molto e con brio’ 의 소나타형식 제시부로 돌입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서주의 소재가 소나타형식의 발전부와 코다에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왼손의 맹렬한 트레몰로를 타고 등장하는 제 1주제는 그 예가 없을 정도로 공격적이며, 이 주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은 더욱 극적이다. 제 2주제는 제 1주제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으며, 정석대로라면 C단조의 관계 장조인 E-flat 장조로 작곡되어야 하지만, e-flat 단조를 취해 어두운 느낌을 지속시키고 있어 소나타 작곡 양식의 전형적인 형태를 조금 벗어나 있다. 하지만 제 2주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국 E-flat 장조가 나타나게 된다. 곡의 마무리 부분에 다시 서주의 주제가 등장하고 제 1주제만을 이용해 악장을 끝맺는다.

 

제 2악장은 전형적인 가요 형식의 악장으로 나른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A-B-A의 전형적인 세도막형식, 주제의 멜로디는 대중음악에서도 자주 인용하는 친근한 멜로디이다. 제 3악장 역시 전형적인 론도이다. A-B-A-C-A-B-A-coda 라는 명확하고 교과서적인 론도이며, 첫 악장과 동일한 조성이지만 어둡고 비극적인 느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선율은 어떤 것이나 쉽고, 화성적으로 교묘한 지연(delay)이 이루어져 있기는 하지만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해도 음악을 감상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자료: 웹사이트)


[연주자]
프레디 켐프(Freddy Kempf ,1977~ )

 

영국 태생의 피아니스트. “20대 중반의 나이임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영국 <가디언>지의 논평처럼 프레디 켐프(Freddy Kempf)는 그만의 독특한 시적 감성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세대를 이끄는 젊은 피아니스트” 로 불린다. 프레디 켐프는 1977년 런던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8세에 영국 로열 필 하모닉과의 협연으로 첫 데뷔 무대를 가졌고, 1992년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랩소디’ 로 “BBC 올해의 영 뮤지션 컴피티션” 에서 우승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97년 산토리 홀에서 열린 “일본 항공 클래식 스페셜 뉴 아티스트 시리즈”로 일본 데뷔 이후, 어머니의 고향인 일본에서 많은 활동을 해 오고 있다. 1998년, 제 11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 입상과 더불어 관객의 만장일치 청중상을 수상하였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영국과 미국의 언론에서는 이례적으로 그를 ‘젊은 호로비츠’, ‘이번 콩쿨의 영웅 (the hero of the competition)’ 이라며 크게 호평했다. 러시아의 청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공감을 불러일으켜 수많은 연주회를 갖게 되었고, 연주회 입장권은 모두 매진되었다. 모스크바 그레이트 홀에서 가졌던 연주 후에 <헤럴드 트리뷴>지는 켐프를 “모스크바를 정복한 젊은 피아니스트” 로 표현했다.

 

1999년 산토리 콘서트 홀에서 정식으로 솔로 리사이틀 무대를 가진 바 있으며, NHK 교향악단 협연, ‘켐프 트리오’ 리사이틀 등 2000년부터 정기적으로 일본 리사이틀 순회 투어를 계속해 오고 있다. 그는 베를린 필,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 상트 페테르스부르크 필,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로테르담 필하모닉, 벨기에 국립 교향악단, 빈 실내악단 등과 연주를 해왔으며, 2001년 영국 브릿 어워드(Brit Awards)를 통해 영국 최고 신인 아티스트(Best Young British Classical Performer)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최근 공연은 뉴욕 92번가의 ‘Y’,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첼튼험 페스티발, 밀라노 콘서바토리, 함부르크 뮤직홀, 취리히 톤할레 음악당, 도쿄 산토리 홀 등지에서 가졌다.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의 공연에 대해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켐프는 그의 재능을 예술적인 결과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성숙함과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거칠 것 없는 충만한 젊음을 가지고 있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거침없는 격동성을 지니고 있지만 감성적인 면을 놓치지는 않는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2002년 다니엘 가티(Daniele Gatti)의 지휘로 로열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전곡 연주했고, 그 특별한 성과에 비평가와 관객이 모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1999년에 BIS 레이블과 독점 계약을 맺고 10장에 이르는 음반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솔로 전속 계약으로 리스트, 프로코피에프, 라흐마니노프, 베토벤, 쇼팽 등의 음반을 연거퍼 녹음하였다. 2003년 7월에는 BBC에서 쇼팽 에튀드 앨범을 DVD로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실내악단인 '켐프 트리오'를 결성하여 열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BIS에서 출시된 그들의 데뷔 음반은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였다. <이브닝 스탠다드>지는 “큰 성공을 거둔 프레디 켐프같은 젊은 피아니스트가 실내악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좋은 시도이다. 켐프 트리오는 첫 음반으로 이미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라고 썼다.(출처: 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