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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공예·조각

[소중한 문화유산] '석굴암 본존불 대좌가 무너지고 있다'

잠용(潛蓉) 2013. 11. 8. 07:15

석굴암 본존불 대좌가 흔들리고 있다
중앙일보 | 안성규 | 입력 2013.11.08 02:32 | 수정 2013.11.08 04:32

 

국보도 못지키는 '행복한 나라', 아직도
한국 조형미의 걸작품인 석굴암(국보 제24호)의 균열 상태가 심각하다. 본지가 지난 2, 7일 두 차례 현장 취재한 결과다. 취재팀은 1976년 석굴암 외부 미공개 조치 이후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문화재청과 불국사의 승인을 받고 본존불이 있는 석굴암 내부로 들어갔다. 각각 20여 분에 걸쳐 전문가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자 모두 20여 개의 균열이 발견됐다.

 

(석굴암 본존불 대좌의 심한 균열 부분- 크게보기 가능)

 

석굴암 본존불의 균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존불 왼쪽 무릎 아래 대좌(臺座)에 생긴 균열①은 오래전에 보수가 이루어졌으나 그 크기가 심각하고, 대좌 자체도 아래위가 어긋나 있다. 대좌 아랫부분의 음영②는 대좌의 일부분이 떨어져나간 흔적이고,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부분③에는 동자주(童子柱·작은 기둥) 위쪽에 세로 균열이 있고, 이와 맞닿은 대좌 일부분도 떨어져나갔다. 사진 오른쪽 표시 부분④에는 보수의 흔적이 없어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60㎝ 이상의 균열이 있다. 이 밖에도 본존불에만 25개의 균열이 있는 것으로 문화재청이 확인했다.


본지는 문화재청의 2012년 석굴암 조사 보고서도 입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굴암엔 모두 56개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존불에는 25개의 균열·파손 현상이 있었다. 천장엔 3개, 측면 기둥엔 6개, 사천왕·십대제자상 등 외벽은 15개, 외부 돔에는 7개의 문제가 있었다.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651) 당시 재상 김대성이 창건했다. 우리 문화재의 맏형이자 자존심이다. 95년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됐다. 신라시대 전성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며, 건축·수리·기하학·종교·예술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예술품이다.

 

이번 조사 결과 석굴암 대좌(臺座)에 외부 압력에 의한 균열이 심했다. 일부 조각이 떨어지는 손상과 벌어짐이 발생해 구조적 불안정성을 보였다. 취재팀이 확인한 가장 긴 균열은 본존불(本尊佛) 왼쪽 무릎 아래로 그 길이가 1m가 넘어 보였다. 본존불 다리 중앙 가사(袈裟) 부위의 균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96년 길이가 33㎝로 보고돼 보수한 곳이다. 그간 균열이 진행돼 현재는 두께 50㎝의 대좌를 수직으로 갈랐다.

 

또 앞부분 균열과 맞닿은 동자주(童子柱·수직 작은 기둥) 두 개도 위아래가 파손됐고 왼쪽 동자주는 비틀리기까지 했다. 암석 전문가인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직 균열은 수평 균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석재의 결이 균일하지 않아 팽창과 수축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석재들이 서로 닿는 면적이 4% 이상 되지 않아 압력도 불균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보고서는 '석굴암 전체적으로는 대좌 기단 전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진동 수준이 측정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좌 하단에는 폭이 최대 2㎜에 가까운 진동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관은 균열 형성 시기와 관련해 "최근에 발생했다면 속이 깨끗할 텐데 모두 먼지가 쌓인 것으로 보아 오래된 균열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왼쪽 무릎 전면, 보수 처리한 부분에 나타난 균열이 진행성인지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나와 있다. '본존불과 대좌의 사이를 내시경으로 확인하자 본존불과 대좌가 가장자리 일부로만 맞닿아 있어 하중이 불균등하게 작용하는 상태여서 균열 양상과의 상관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재 문화재청은 1년마다 석굴암 보고서를 내고 있다. 하지만 내부용으로만 참고하고 있을 뿐 외부 공개는 꺼려왔다. "육안 관찰 결과 전체적으로 전년에 비해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변화 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측정만 하고 대책은 안 세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수곤 교수는 "본존불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특별취재팀= 안성규·이영희·이승호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김종록 문화융성위원·작가·객원기자, 김호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안성규.이영희.이승호.박종근 기자jokepark@joongang.co.kr]

 

경주문화재연구소 석굴암 진단 결과 공개  
[불교신문] 2013.11.14  15:14:24  이성수 기자 | soolee@ibulgyo.com     
 
“누수 및 기계실 진동 저감 방안 모색 필요”
불국사 석굴암에 대한 안전 점점 결과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오늘(11월 14일) 오후 2시 25분 ‘경주 석굴암 안전점검 조사결과 주요사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표하면서 석굴암에 안전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한 자료는 오늘 오후 2시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공표한 것이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정기안전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1998년 대한건축학회에서 석굴암 석굴구조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내부돔 상부 균열은 미세균열로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구조해석 결과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수 및 기계실 진동을 저감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 성능 저하부 △ 변위 △ 압축 강도 △ 균열 거동 △ 진동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석굴암) 대좌와 본존불이 접지하는 면적이 매우 적고 가장자리 일부로만 접지되어 있어 국부 하중으로 인한 문제 발생이 가능하므로 지속전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밖에도 경주문화재연구소는 1995년 크로치 박사가 진단한 내용도 공개했다. 크로치 박사는 “전체 구조는 매우 안정되고 보존상태도 양호하다”면서 “냉난방에 의해 인공적 조건보다 자연상태에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와함께 “공조기 소음진동의 파장이 크지 않아 구조물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공조기의 바람이 직접 본존불에 닿을 경우 석질 변화와 오염을 시킬 수 있으니, 바람 방향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석굴암 현장점검 문 닫고 하고, 내용 공개 쉬쉬 .. 왜
중앙일보 | 송의호 | 입력 2013.11.15 00:29

 

문화재청 점검단 회의 비공개 진행
불국사는 주차장부터 취재진 막아
관광객들 "무슨 비밀이 있기에 … "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이 국보 제24호인 '경주 석굴암 석굴'에 대한 1차 긴급 구조안전 현장점검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점검 내용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이 분야별 전문가로 꾸린 석굴암 구조안전점검단은 14일 오후 2시 불국사 입구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회의를 했다. 현장 점검에 앞서 문화재청 관계자로부터 석굴암 관련 자료를 보고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회의는 언론에 처음 5분만 공개됐다. 문화재청 측은 "언론이 회의를 보고 있으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불가능하다"며 "문화재위원회 회의도 완전 비공개로 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점검단장인 김동욱 경기대 명예교수는 회의에 앞서 위원들에게 "점검 내용이 충분히 논의되기도 전에 언론에 노출돼서는 곤란하다"며 "개별적인 언론 접촉은 삼가 달라"고 말했다. 함구령을 내린 것이다.

 

 

 

 

 

석굴암 점검 현장 취재 또한 막혔다. 석굴암을 관리하는 불국사 측이 문화재청을 통해 "현장 취재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점검단과 함께 불국사에 도착한 기자들은 입구에서 스님들에게 진입을 제지당했다. 방송 카메라기자는 아예 주차장에서 돌아서야 했다. 불국사의 각천 호법스님은 이유를 묻자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자들은 결국 관광객이라 둘러대고 석굴암에 가서는 유리문 밖에서 점검 현장을 지켜봤다. 점검단은 균열이 큰 본존불 대좌를 만져보며 꼼꼼히 살폈다. 중앙일보가 '1m 넘게 갈라진 곳이 있다'고 보도한 부분이었다. < 본지 11월 8일자 1, 4, 5면 >

 

또 본존불 주변 천장과 측면 기둥, 사천왕·십대제자상 등을 20여 분에 걸쳐 세심하게 점검했다. 밖에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혹시 취재를 막을까봐 점검단이 오기 전에 일찌감치 와 있던 일부 사진기자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불국사 관리원 등이 제지하는 것이었다. "사진 찍지 마세요!" "기자는 당장 내보내!"라는 등 고성이 터졌다. 사진기자들은 결국 촬영을 포기했다. 이를 지켜본 한 관광객은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길래 취재조차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점검단의 취재 제한과 함구령을 비판했다. 김동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현장점검을 한다고 발표해놓고 아무 말 없이 넘어가면 국민이 얼마나 궁금하겠나. 현장에서 본 견해를 발표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결과를 말 못하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최근 중앙일보가 숭례문 복원 문제 등 일련의 문화재 관련 보도를 한 뒤 문화재 보존 실태에 대해 정부 당국이 입단속에 들어간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점검단은 김동욱 교수를 비롯해 이수곤(보존과학) 서울시립대 교수, 최성은(불교조각) 덕성여대 교수, 정영호(석탑) 단국대 박물관장, 홍성걸(건축구조) 서울대 교수, 이상헌(보존과학) 강원대 교수, 윤성원(진동) 서울과기대 교수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점검단은 이날 점검한 내용을 정리한 뒤 나중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동욱 위원장은 "오늘 점검한 것을 바탕으로 논의를 거쳐 조만간 다음 점검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두 차례 현장 취재와 2012년 문화재청의 석굴암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석굴암의 안전이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취재 결과 석굴암의 본존불에는 20여 개의 균열이 발견돼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또 문화재청 보고서에 따르면 석굴암에는 모두 56개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존불에 25개의 균열·파손 현상이 있었고 천장에 3개, 측면 기둥에 6개, 사천왕·십대제자상 등 외벽에 15개, 외부 돔에 7개의 문제가 있었다. 이날 점검은 보도가 나간 뒤 문화재청이 취한 첫 조치였다. [경주=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