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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AS] 지금도 '예수의 말'을 쓰는 사람들 슬픈 성탄절

잠용(潛蓉) 2013. 12. 25. 08:21
지금도 '예수의 말' 쓰는 사람들의 슬픈 성탄절
[중앙일보] 입력 2013.12.25 00:12

 

2000여년 전 언어 그대로 사용
끝없는 시리아 내전으로 고향 잃고 떠돌아

 

지구상에서 예수의 복음만큼 많은 언어로 번역된 내용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2000여년 전 예수가 사용했던 말과 똑같은 언어, 아람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바로 시리아 서남부의 말룰라 (Mallulu) 마을 주민들이다. 하지만 예수가 살던 시대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남달랐던 이들에게 이번 성탄절은 잃어버린 가족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아픈 날에 지나지 않는다. 바로 2년 9개월 동안 시리아를 피로 물들인 내전 때문이다.

 

시리아 인구에서 현재 기독교인 비중은 5~10% 수준이다. 70~80%는 무슬림 수니파이고 10% 정도가 무슬림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다. 이 때문에 말룰라는 종교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역이기도 했다.

시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 아래서 기독교인들은 상대적인 우대를 받았다. 하지만 내전 발생 뒤 수니파 시민군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독교인들은 곧바로 중립을 선언했지만 수니파는 이들을 독재정권에 빌붙어 이권을 챙겨온 친정부 세력으로 분류하고 공격했다.

 

<AFP 통신>은 24일 시민군과 연계한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에게 쫓겨 다마스쿠스 대피소에서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는 말룰라 주민 5000여 명의 삶을 조명했다. 피란을 온 말룰라 주민 흐네이네 탈라브는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성탄 선물은 바로 말룰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내 형제는 개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 그레고리오 라함 3세는 “ 내전으로 숨진 12만6000명 중 1200명이 기독교인이고, 45만 명 이 집을 잃었다”고 말했다. 미 잡지 <내셔널 리뷰>는 “지금도 중동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예수와도 같은 탄압을 받고 있다” 고 우려했다. [유지혜 기자]

 

 
 

[사진] Syria's civil war /Reuters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을 뚫은 교황
[경향신문] 2013-12-24 18:03:47ㅣ수정 : 2013-12-24 18:16:09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Stand Up For Hope, Peace And Justice in Palestine)


교황 프란치스코가 십자가를 지고 이스라엘이 세운 분리장벽을 뚫고 나가는 ‘기적’을 선보였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성탄절을 맞아 공개한 애니메이션에서다. 지난 22일 PLO는 ‘팔레스타인에 희망과 평화, 정의를 위해 일어서라’는 제목의 1분23초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을 유투브에 올렸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배경음악으로 마차를 탄 교황이 지나가자 폐허가 된 담벼락에 앉아 눈물을 흘리던 소녀나 이스라엘 병사 옆에서 의기소침하게 있던 청년과 노인이 마술처럼 웃음을 되찾는 장면이 담겨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차에서 내린 교황이 십자가를 지고 분리장벽을 뚫고 나간다.  

 

PLO측은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우리 자신의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 성스러운 땅의 정의와 평화를 갈구할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교황 프란치스코를 맞을 준비를 하면서 새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파 언론인 ‘이스라엘내셔널뉴스’는 23일 이 영상이 매년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의 ‘반유대주의’ 활동의 하나라며 PLO가 유대인인 예수를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23일 성탄절을 맞아 성명을 내고 예수를 수많은 사람의 불빛이 되는 팔레스타인 선지자라고 밝혔다. 아바스 수반은 “가자 지구의 사람들은 베들레헴으로의 순례를 금지당하고 있다”며 “기독교와 무슬림은 1948년 이후 그들의 고향 땅에서 쫓겨나 강제 추방의 고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있다.


아바스는 교황이 “세계 모든 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해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퍼트리길 바란다”는 희망도 표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내년 5월 2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할 예정이다. 48시간 일정으로 교황은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통곡의 벽, 기독교 성지 등을 방문하고,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여러 종교 지도자들과 면담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면서도 핵심 일정인 특별미사를 팔레스타인에서만 집전하는 것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교황청은 짧은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해온 교황청의 입장을 상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메리 마오마스"...

성탄절 맞아 중국은 마오쩌둥 열풍, 예수와 유사점 많아
[중앙일보] 입력 2013.12.25 00:09 / 수정 2013.12.25 00:48

 

26일 탄생 120돌 신격화 절정
"시차 감안 땐 예수와 같은 날 생일
주님·주석, 12사도·12대표도 닮아"
네티즌들 공통점 주장 글 퍼날라

 

[사진] 21일 중국의 한 대학생이 마오쩌둥 사진을 들고 탄생 120돌을 축하하고 있다. [타이위안 로이터=뉴스1]

“서방에 성탄절이 있다면 중국엔 마오절(毛節)이 있다.” 마오쩌둥(母澤東) 탄생 120주년(26일)을 앞두고 중국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젊은 네티즌들은 마오 탄생일과 크리스마스를 합쳐 ‘마오마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차를 고려하면 예수와 마오가 같은 날 탄생했기 때문에 “마오는 아시아의 예수”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마오의 공적을 예수와 동일시하려는 중국식 세계관이다.

 

이밍(佚名)이라는 네티즌은 24일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百度)에 올린 ‘마오 주석 생일은 성탄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예수는 서방의 구세주이며 마오는 거의 같은 날 중국에서 태어났다. 마오 주석의 생일인 26일을 중국의 성탄절로 정해 당당하게 기념하자”고 제의했다. 중국이 예수가 태어난 중동보다 5시간 정도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수와 마오는 같은 날 태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밍은 또 “오늘날 중국이 세계의 존경을 받게 된 데는 마오를 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수천 명은 24일 오전 현재 이 글을 퍼 나르며 세몰이를 하고 있다. 유명 블로거인 후원닝(胡文寧)도 24일 신랑(新浪) 웨이보(微博)에 올린 ‘성탄절과 마오쩌둥’이라는 글에서 “예수와 12사도처럼 1921년 공산당 1차 전국대표대회 때도 마오와 12명의 대표가 있었다. 예수는 사람의 아들이라 했고 마오는 인민의 아들이라 했다. 예수는 주님으로 불리고 마오는 주석으로 불린다. 마오 생일을 중국의 성탄절로 기념할 만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후의 웨이보는 24일 하루에만 30만 명 이상이 접속했다. 

 

인터넷뿐만이 아니다. 정부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요즘 전역에서 마오 추모 열기가 뜨겁다. 평등의 상징인 마오의 통치이념을 기리는 것인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분배와 공평을 위한 개혁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4일 중궈왕(中國網)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23일 밤 마오 탄생 120주년 기념 문예행사가 열렸다. 쉬서우성(徐守盛) 후난성 서기, 두자하오(杜家豪) 성장 등 성내 주요 인사는 물론 마오의 딸 리민(李敏)과 리너(李訥), 손자 마오신위(毛新宇)까지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역대 마오 기념식 중 가장 성대했다. 마오의 고향은 후난성 샹탄(湘潭)이다. 이번 행사는 마오에 대한 추모를 넘어 마오 정신을 다시 되살려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마오가 지은 문학작품을 주제로 한 공연은 물론 그가 남긴 명언에 대한 회고의 시간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아시아에 태양이 떠올랐고 중국은 마오를 낳았다”는 가사의 혁명가를 부르며 마오를 예수의 반열에 올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도 24일 마오 추종자들과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나 고관 자녀 출신의 정치세력)들도 마오 탄생 기념일을 앞두고 시 주석이 마오의 길을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 쉬하이둥(徐海東) 대장의 딸인 쉬원후이(徐文惠) 개국유공자후손합창단 이사장은 “문혁 당시 처형 처분을 받은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마오 주석에 반대하면 안 된다는 유지를 남겼다.

 

마오는 영원한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며 후손들이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오바오(淘寶)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성탄절을 전후한 구입 주문이 평소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상당수 중국인이 여전히 성탄절에 예수나 마오를 생각하기 전에 쇼핑을 먼저 생각한다는 얘기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