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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평가전] 키포인트는 박주영이 아니라 '홍명보'

잠용(潛蓉) 2014. 3. 5. 11:47

대그리스전 키 포인트,

박주영이 아니라 '홍명보'다
조이뉴스24 | 입력 2014.03.05 09:18 | 수정 2014.03.05 09:29

 

[최용재기자] 6일 새벽(한국시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 확정 전에 가지는 마지막 평가전. 그렇기에 그리스전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 역시나 박주영(왓포드)에게 쏠리는 시선이 뜨겁다. 이번 그리스전은 오직 박주영을 위한 평가전인 듯한 분위기다.

 

박주영의 대표팀 선발 과정에 논란이 있었다. 말들도 많았다. 잉글랜드 아스널에서 전력 외 취급을 당했던 박주영은 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왓포드에 가서도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번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약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박주영. '무임승차' 논란이 벌어진 이유다.

 

따라서 이번 그리스전에서 박주영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컨디션, 경기 감각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그리스전 활약 여부에 따라 박주영의 월드컵 본선 출전 희망도 생길 수 있다. 박주영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논란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했기에 논란을 잠재워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이번 그리스전 키포인트는 그래서 박주영이다. 박주영에 모든 이목이 쏠려 있다. 그런데 박주영 보다 더 큰 무게감과 책임감을 가진 이가 있다. 이번 그리스전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 휘청거릴 수도, 묵직하게 중심을 잡을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선 이가 있다. 바로 홍명보 감독이다. 그리스전 핵심 포인트는 어찌 보면 박주영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이다. 박주영은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그리스전에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스스로 월드컵 본선 출전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고, 졸전을 펼쳐 실망감을 안긴다면 대표팀에서 제외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박주영이지만 잘 하면 함께 가고, 못 하면 헤어지면 된다. 간단하다.

 

 

[홍명보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그런데 홍 감독은 그렇지 않다. 그리스전 내용과 결과에 따라 복잡하게 얽힐 수 있다. 박주영보다 홍 감독에게 그리스전은 더욱 중요한 경기일 수밖에 없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영향력, 존재감, 그리고 리더십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박주영을 위해서 깼다. 원칙을 깬 홍 감독은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논란의 박주영을 선택했다는 것은 논란과 맞서 싸우겠다는 감독의 의지라 할 수 있다. 자신감도 있다는 의미다. 그 무대가 그리스전이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여줬던 박주영의 그런 모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홍 감독의 선택을 증명 받는 무대다. 또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무대다. 박주영이 좋은 활약을 한다면 홍 감독과 박주영 모두 윈-윈 할 수 있다. 홍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존중을 받을 것이고, 홍 감독의 믿음과 소신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박주영 역시 홍명보호에 큰 힘을 보태며 월드컵 본선으로 갈 가능성을 키우게 된다.

 

반대로 박주영이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만만찮은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다. 일단 박주영의 월드컵 꿈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홍 감독의 리더십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의 선택은 무리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박주영 특혜와 편애 의혹이 부담의 벽이 되어 홍 감독을 둘러쌀 것이다. 그리스전 이후 지도력과 카리스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박주영의 활약 여부에 따라 홍 감독에 대한 평가도 갈리게 된다. 이번 그리스전 핵심 포인트는 그래서 홍 감독이다.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표팀의 대그리스 평가전은 3월 6일(목) 오전 2시부터 MBC가 중계한다.  [최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