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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애청곡

[그리운 가곡] '가고파' (1933) - 이은상 작시, 김동진 작곡

잠용(潛蓉) 2014. 3. 18. 19:46

 

 

'가고파' (1933)

이은상 작시/ 김동진 작곡/ 노래 이인범

 

< 1 >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 2 >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가고파 - 테너 이인범 노래)

 


 

가곡 '가고파'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노래 이인범)

 

[사진 작곡자 김동진(左)과 테너가수 이인범(右)]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시작하는 10절의 가사를 가진 통절형식(通節形式)의 곡이다. 〈가고파〉의 바다는 이은상이 태어나고 살았던 마산 앞바다 합포만(合浦灣)으로, 이 시는 1932년 그가 이화여전 교수로 재직할 때 씌어졌고, 그 다음해에 김동진이 평양 숭실전문대 문과에서 양주동에게 이 시를 배우면서 악상이 떠올라 단숨에 4장까지 작곡을 했다. 40년 후인 1973년에 나머지 6장을 완성하였다.

 

<가고파>는 1933년 작곡 이후 평양 신암교회와 신정교회에서 불리다가 테너 이인범(李仁範)에 의해 널리 소개되었다. 이인범은 평북 용천(龍川)출생으로 연희전문과 일본 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39년 전 일본 음악콩쿠르 성악부에서 수석으로 입상하였다. 1958년부터 고려교향악단과 서울교향악단의 독창자로 활약하였으며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그 뒤 한국 오페라연구회를 창설하고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장을 역임하였으며 1970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오페라 《춘향전》을 비롯하여 《토스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카르멘》《오셀로》《돈 조반니》 등에서 자주 주역을 맡았다. 얼굴에 화상을 입어 실의에 빠젔었으나 재기하여 한국 음악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전설적 테너이다. 또 최초로 이 곡을 받아, 공연때마다 불러서 유명하게 만들어 김동진 선생님이 무척 고마워했다고 한다. 

 

<거고파>는 김동진의 <내마음><수선화>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 가곡은 모두 한국가곡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역할을 했다. 타향에서 그리운 고향을 떠올리는 애상과 마지막 부분의 남성적 중후함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계기가 되었고 애창곡이 되게 하였다. 1984년 문화방송 조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곡 1위 곡에 오르기도 했다.

 


수원시립합창단 - 미국 초청공연(지휘 민인기 2013)


가고파-테너 강무림 노래(YTN 개국1주년 기념음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