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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태·건강

[이건희 회장] 입원 9개월 째, 아직도 의식은 없어(?)

잠용(潛蓉) 2015. 1. 10. 11:21

이건희 회장 입원 9개월.. 리더십 고민하는 三星
조선비즈 | 신은진 기자  | 입력 2015.01.10 03:05 
 
李회장, 병상서 73세 생일 "이재용 부회장, 경영에 專力…

당분간 회장 승진 없을 듯"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아침·저녁 병실 찾아 問安…

주요 경영 사항 보고하기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실에서 만 73세 생일을 맞았다. 하루 15~19시간씩 눈을 뜨고 있는 이 회장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이날 오후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병실을 찾아가 담당 의료진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 등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제외한 다른 삼성 사장단이나 외부 인사의 출입은 없었다. 20층 엘리베이터 앞은 보안 담당 직원 2~3명이 24시간 지키고 있으며 보행용 계단 출입구에도 보안카드를 대야 문이 열리는 통제 시스템을 가동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 통제하고 있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실. /주완중 기자

 

◇ "뇌 이외 다른 신체기관 건강 훨씬 호전돼"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8시 사내방송을 통해 "회장님의 생신을 맞아 쾌유를 빈다"는 임직원 메시지를 내보냈다. 5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이 회장과 오찬을 함께 했거나 악수를 나눴던 국내외 사업장 임직원들은 물론 삼성 야구단의 류중일 감독과 이승엽 선수까지 등장해 이 회장의 빠른 쾌차(快差·병이 깨끗이 나음)를 기원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회장 뇌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식이 조절 같은 치료로 당뇨 등 지병을 많이 고쳐 뇌를 제외한 (이 회장의) 다른 신체기관의 건강 상태는 쓰러지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병실에는 그가 즐겨 봐 온 '스타워즈' 등 영화와 손자·손녀들의 동영상을 틀어놓고 있다. 주변의 익숙한 환경, 과거 즐거웠던 장면들을 자주 접하면 의식 회복에 도움된다는 의료진의 권고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태원동 자택으로 옮겼다가 갑자기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응급 대응이 쉽지 않아 올봄까지는 이 회장이 병실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은 매일 아침·저녁 두 차례 이 회장의 병실을 찾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 회장의 건강을 체크하는 한편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중요 경영 사항에 대해 간단한 보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이 없더라도 회장에 대한 보고 의무를 충실히 한다는 뜻에서다.

 

◇ 미래 먹거리 육성·리더십 복원 시급
심근경색(心筋梗塞)으로 작년 5월 10일 밤 쓰러진 이 회장은 이달 11일로 입원 9개월째를 맞는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위기 대응 체제를 구축해 선방(善防)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2013년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10조2000억원)을 냈던 삼성전자가 작년 3분기(4조600억원) 추락했다가 4분기(5조2000억원)에 되살아난 게 이를 상징한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서 갤럭시 S6를 출시해 미국·중국 경쟁사들에 반격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 S6에 대한 주요 고객사들의 반응이 좋다"며 "S6가 출시되면 그동안 스마트폰의 부진을 상쇄하고 반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십조원대의 통 큰 투자와 과감한 미래 준비에는 이건희 회장의 직관적 판단과 혜안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그의 장기 유고(有故)로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먹거리 발굴·육성 작업이 차질을 빚고, 리더십이 약화됐다는 데 삼성의 더 깊은 고민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와병(臥病)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질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본인의 회장 취임보다 지금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경영 개선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회장 승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