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엄마' (찔레꽃) / 이은미
<1>
엄마 일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하나씩 따 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2>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가쁘게 내려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내려오시네.
<3>
엄마엄마 나 죽거던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 좋은 곳 묻어주
비오면 덮어주고 눈오면 쓸어주
내 친구가 날 찾으면 엄마엄마 울지마.
<4>
논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기럭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가도 끝도 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엄마 찾으며 날아갑니다.
<5>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 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이연실 - '엄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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