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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념

[헬조선 운영자] 우리가 생각하는 '헬조선'은 '脫조선'의 뜻

잠용(潛蓉) 2015. 11. 1. 14:09

헬조선 사이트 운영자

"우리가 생각하는 '헬조선'은 '脫조선'"
머니투데이ㅣ 이보라 기자 |입력 : 2015.10.09 10:12  

 

[사진] '헬조선' 공식사이트 /사진=사이트 캡처

 

 #중소기업은 전쟁포로나 다름이 없고 대기업·공기업 직원, 공무원은 사노비, 공노비랄까? 일자리가 없어서 버려지는 청년들이 너무나 많아요. 청년들 보고 아무 대책도 없이 중동에 가라고 하는 정부나, 청년들 피 빨아먹고 있는 기업들, 비정규직·시간제 계약직·산업재해로 매일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봤을 때, 현재 청년들은 자국이 외국인 노동자급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이맛헬!(이 맛이 지옥이다) 정부가 대놓고 필요 없다는데 이렇게 노력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게 오히려 신기하네요. 전 그 시간에 탈조선(한국 사회를 떠나는 것)할 방법을… 탈 조선하세요^^

 

'헬조선'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진 "청년들 좀 없어져도 상관 없어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헬조선'이란 '헬'(hell·지옥)과 한국을 뜻하는 '조선'(朝鮮)의 합성어다. 지옥같이 살기 어려운 한국 사회를 빗대 자조하는 말로 올해 초부터 유행했다. 헬조선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5월에는 '헬조선' 사이트가 생겼다. 헬조선에서는 한국 사회의 씁쓸한 문제들을 담은 글, 한국 사회를 탈출하는 정보를 담은 '탈조선기' 등이 올라와 있다. 한국 사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헬조선의 운영자를 머니투데이가 만났다.

 

◇ "죽창은 대안 없으니 '다 같이 죽자'는 의미"

헬조선 사이트 메인에는 "죽창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고 적혀있다. 헬조선 게시판에서 게시글을 추천할 때는 '헬조선'을, 비추천은 '죽창'을 누른다. '일일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추천을 '일베로', 비추천을 '민주화'로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 헬조선에서 죽창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광고업에 종사하는 30세 남성이라 자신을 소개한 헬조선 운영자는 "사람이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생존을 위해 사용했을 병기인 창이라는 건 '생존권'을 상징한다. 창들 중에서도 가장 저급인 죽창은 생존을 넘어서 '최후의 저항'과도 같다"며 죽창이란 단어를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운영자는 "'죽창을 달라'는 말은 지독할 정도로 자기 파괴적인 포기 선언이라 보면 된다. 한국 사회에서 대안이 없으니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같이 죽자'는 의미를 가진 헬조선만의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 "무조건 한국사회 비판하자는 것 아니다… 일종의 애증"

헬조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탈조선 게시판이다. 탈조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운영자는 해당 게시판의 소개글을 통해 불가능하지만 탈조선하기 전 '노오력'(노력을 비꼬는 말)은 해보자고 설득한다. 운영자는 "탈조선은 불가능하지만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라는 뜻"이라며 "적어도 한국사회가 조금 더 선진화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애증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자는 헬조선이 무조건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사이트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헬조선에는 '국뽕게시판'(뽕을 맞은 것처럼 한국에 빠져 이를 칭찬하는 게시판)도 있다. 운영자는 "대한민국에 말도 안되는 일들도 있다면 분명 좋은 일들도 많다. 칭찬할 건 칭찬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한국사회, 냉철하게 판단하고 논의해야"

운영자는 사람들이 한국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이 싫은 사람을 '빨갱이'라고 몰고가는 정치적 프레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운영자는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애국에 대한 이데올로기와 '현실이 괴롭더라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온다, 그러니 노예처럼 일하라'는 이데올로기가 사회에 팽배해 있어서 사람들이 한국사회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발전하려면 좀더 냉소적으로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자는 또 한국 사회에는 공론장이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운영자는 "어떠한 이슈가 터졌을 때 시민사회가 나서서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으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꼬우면 북한 가시던가'라며 토론을 방해하거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몰고간다"고 밀어부친다. 운영자는 이어 "사람들이 어떤 이데올로기나 프레임에도 구애받지 않고 냉철하게 한국사회를 판단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주관을 가질 수 있어야 발전이 있다"며 "사람들이 한국사회에 대해 논의하고 스스로 생각하게끔 하는 곳이 '헬조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경제난도 취업난도 '헬조선'도
"모두가 좌파 역사교과서 탓" 
[헤럴드경제] 2015-10-26 10:13

 

[헤럴드경제=김상수ㆍ양영경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헬조선’이란 단어가 유행하는 이유로 편향된 역사교과서를 들었다. 기업 국제 경쟁력이 약화되는 이유로도 역사교과서를 꼽았다. 역사교과서가 한국 사회 모든 병폐의 원인인 양 몰아붙이는 ‘무리수’다. 김 대표는 편향된 역사교과서가 패배주의를 양산하고 국제적 사고 대신 과거 회귀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사고체계를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역사교과서로 공부하면 수능뿐 아니라 대기업 입사에서도 불이익이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애국하는 마음으로 추진하는 충정을 국민이 알아주시라 확신한다”며 “현 역사교과서가 청소년에게 패배의식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헬조선’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게 된 배경으로도 역사교과서를 꼽았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성장과 발전을 부러워하는데, 한국에선 ‘헬조선’이나 ‘망할 대한민국’이란 단어가 군림하고 있다”며 역사교과서 문제를 지적했다.

 

헬조선은 인터넷 신조어로, 헬(Hell, 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용된 용어였으나 청년실업문제, 세월호 침몰 사건, 경제적 차별 등과 맞물리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 같은 배경과 달리 김 대표는 헬조선이 확산된 원인으로 역사교과서를 꼽았다.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으로 청소년이 패배주의적인 역사관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헬조선이란 단어를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젊은층이 한국사회에 불만을 품는 원인을 극심한 청년실업이나 양극화 등에서 찾는 게 아니라 역사교과서의 편향된 교육에서 찾겠다는 취지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 역시 역사교과서에서 원인을 찾았다. 김 대표는 “미래지향적이고 국제적인 사고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정작 역사교육 현장에선 과거회귀적ㆍ폐쇄적ㆍ국수주의적인 사고체계를 가르치고 있다”며 “취업 과정에서 기업을 노동자 착취 대상으로 여기게 되고 젊은이와 기업 모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역사교과서가 수능뿐 아니라 대기업 입사에서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며 학생, 학부모에 이어 취업준비생까지 여론전 대상을 확대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ㆍ공기업은 채용 절차에서 기업에 맞는 인재를 찾고자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 남북 분단 책임, 한국 산업발전 역사 등의 주제에 역사관을 쓰게 한다”며 “좌편향된 역사교육을 받은 젊은이는 기업이 요구하는 균형잡힌 역사관을 다시 배워 답안지를 써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검인정 교과서로 학습한 취업준비생은 취업준비도 더 어렵다는 말이다. 그는 “자녀가 취직할 때 가치관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걸 학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

 

(음악: Helloween - Gambling With The Devil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