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1998년 9월 26일
감독 : 짐 길레스퍼
주연 : 제니퍼 러브 휴이트, 사라 미셀 겔러, 라이언 필립,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 앤 해처
96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호러영화 [스크림]의 놀랄만한 흥행성공은 할리우드에서 이미 한 물간 장르인 슬래셔 무비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제작사는 발 빠르게 [스크림 2]를 완성했고 이 역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공을 거두며 감독인 웨스 크레이븐과 각본을 맡은 케빈 윌리암스를 할리우드의 새로운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케빈 윌리암스가 로이스 던칸의 성인 서스펜스 소설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스타라고는 케빈 윌리암스 밖에 없는 이 영화는 그러나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으며 케빈 윌리암스는 단숨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소식통에 의하면 케빈 윌리암스는 [Killing Mrs Tingle 팅글 부인 죽이기]로 감독에 데뷔 준비중이란다.)
뉴캐롤라이나의 낚시터. 이 곳에서 줄리(제니퍼 러브 휴이트)와 그녀의 남자친구 레이(프레디 프린스 주니어) 그리고 헬렌(사라 미셀 겔러)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배리(라이언 필립) 이렇게 네 명의 젊은이들은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성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당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그들은 그러나 끔찍한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해안 도로에서 사람을 친 것이다. 장래가 걱정이 된 네 사람은 시체를 바다에 버리기로 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다는걸 알게 되고 두려움에 이들은 그냥 바다에 버린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활기찬 청소년 무비처럼 시작한 영화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영화는 1년 후의 이야기로 훌쩍 넘어간다. 1년 전 사건의 충격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기를 거부하던 줄리가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고향의 집으로 돌아오고 그 곳에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정체 불명의 편지를 받게 된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관객과의 게임을 시작한다. 1년 전 사건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네 사람은 사건 해결을 위해 다시 뭉치고 범인인줄 알았던 맥스가 살해되며 영화는 점차 미궁 속에 빠져든다. 관객은 마치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감독의 의도대로 범인을 맥스로 오해하다가 마지막엔 레이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다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었으며 관객은 완벽하게 이 영화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당하고 만다.
이 영화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슬래셔 무비이다. 케빈 윌리암스(감독인 짐 길레스피를 언급하지 않고 자꾸 각본가인 케빈 윌리암스를 언급하는 이유는 내가 짐 길레스피 감독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는 슬래셔 무비의 모든 장치를 고스란히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 옮겨 놓았다. 영화의 대상은 젊고 매력적인 청소년들이고 범인은 살인 미치광이이며 무시무시한 갈고리를 가지며 살인을 자행한다. 작은 마을은 마치 탈출구가 없는 미로처럼 보이며 아무도 그들을 도와 줄 수 없다. 이것은 마치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 메어]를 답습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기말에 부활한 슬래셔 무비는 좀 더 세련되어졌고 얌전해졌다.
게다가 사건의 해결은 정교한 탐정 소설처럼 설득력이 있으며 반전 역시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마지막 배 안에서의 추격씬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제공하는 멜리사 역의 앤 헤쳐는 [볼케이노]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섬뜩함을 관객에게 전해 준다. 이 영화는 완벽하게 슬래셔 무비의 잊혀졌던 재미를 관객에게 안겨 준다.
※ 슬래셔 무비의 초보자를 위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 대한 질문.
- 범인은 어떻게 주인공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복수의 계획을 세웠을까?
- 범인은 도대체 왜 맥스를 죽였을까?
- 범인은 헬렌과 배리를 죽일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과 헬렌의 언니를 죽이는 모험까지 감행하며 후반부에 가서야 죽였을까?
- 범인은 줄리의 차에 있었던 맥스의 시체와 게들은 어떻게 그렇게 금새 치워 버렸을까?
- 범인은 어떻게 배리의 시체를 마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회관의 2층에서 자신의 배로 옮겼을까?
※ 그에 대한 해답 : 슬래셔 무비를 즐기고 싶다면 그러한 시시한 것들은 잊어 버릴 것.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스크림]과 더불어 제가 참 좋아하는 할리우드 슬래셔무비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참 좋아하는데 제니퍼 러브 휴이트, 사라 미셀 겔러, 라이언 필립 등 참 매력적인 배우들이 이 영화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스타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케빈 윌리암스의 감독 데뷔작 [팅글 부인 죽이기]는 흥행과 비평면에서 완벽한 실패를 거둠으로써 우리나라에선 소개조차 되지 못했으며 더 이상 연출을 하지 못했습니다. 감독인 짐 길레스피 감독은 이 영화 이후 [디 - 톡스], [베놈]을 연출했지만 역시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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