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정명훈, 음악만 안다고 하면 다 떳떳한가?
한겨레 | 입력 2016.01.09. 10:56
뉴스분석 왜? 서울시향 사태 1년
서울시향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난해 12월30일 마지막 연주를 끝으로 떠났습니다. 언론은 그를 아쉬워했습니다. 음악계와 서울시는 정 감독을 대체할 세계 정상급 지휘자가 한국의 서울시향으로 올지 염려합니다. 음악적 고민 외에 점검해야 할 것이 또 있기 때문입니다. 세비를 받는 서울시향 운영은 이제껏 상식적으로 이뤄져왔던 걸까요? 1년간의 사태를 돌아보며 음악적 성과 외에 거장 정명훈이 어떤 영향을 서울시향에 남겼는지 돌아봤습니다.
↑ 2015년 1월19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하던 당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피곤한 듯 손으로 얼굴을 쓸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말로 할 만한 것은 충분히 한 것 같고, 이왕 온 거 5분만 더 시간 내줄 수 있겠어요?”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은 기자들에게 말을 건넸다. 지난해 1월1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신년 기자간담회를 끝내고 정 감독은 피아노 앞에 앉았다. 슈만의 피아노곡 어린이정경 중 ‘트로이메라이’에 이어 ‘아라베스크’까지 10여분간 서정적인 선율이 흘러나왔다. 카메라 플래시와 박수가 터졌다. 정 감독에 대한 행정사무 조사 결과를 약 1주일 앞두고 날카로운 질문이 오갔던 기자회견의 끝은 콘서트였다.
이날 기자들의 또다른 관심사는 정 감독의 재계약 여부였다. 2014년 연말 체결해야 할 재계약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인권 유린 호소문과 박 전 대표의 반박 등으로 미뤄진 상태였다. “제가 두 조건, 콘서트홀 확보하고 우리 서포트하는 게 확인이 돼야 재계약할 거예요. 그게 확인이 안 되면 재계약 안 할 거예요.” 예산과 전용 콘서트홀 없이는 재계약이 없다는 거였다. 정 감독은 “서울시가 2008년까지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을 지어준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년간의 서울시 재계약 줄다리기
2006년부터 서울시향을 이끈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지난해 12월30일 마지막 지휘를 끝으로 떠났다. “잘했어, 서울시향!” 한마디 말을 남기고 그가 떠나자 여러 의혹들보다 아쉬움이 커졌다. 그러나 2014년 12월 박 전 대표의 막말, 성희롱, 성추행 의혹 제기로 시작된 전 감독과 전 대표의 갈등 가운데 되짚어야 할 것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붙잡고 싶어하는 서울시와 결정을 번복하며 재계약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정 감독의 긴장이 1년 넘게 지속됐다. 서울시는 줄곧 구애했다. 그가 떠나면서 서울시와 클래식계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 감독은 박 전 대표의 인권 유린, 박 전 대표는 정 감독의 서울시향 사조직화를 비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진행중이다. <한겨레>는 지난 1년간의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서울시향의 운영 등을 돌아본다.
조건부 재계약을 강조한 지난해 1월19일 기자간담회 다음날 정 감독은 서울시와 정식 3년이 아닌, 1년 연장으로 계약을 맺었다. 1월23일 정 감독에 대한 서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가족이 부당하게 사용한 비행기 값 1320만3000원 환수 및 경고 1회, 훈계 3회’였다. 정 감독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단 상임지휘자 사임 뒤 자신에게 객원지휘 요청이 오자 2014년 12월5일~2015년 1월2일 예정된 서울시향 공연 세 개를 변경했다. 팔린 티켓을 환불하거나 대체 지휘자가 지휘했다. 정 감독은 “계약서에 의거해 해외 활동에 대해 서울시향이 구속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복무규정상 대표의 승인을 얻어 외부 출연을 하도록 돼 있으나 대표 결재 없이 피아노 리사이틀 5회를 개최한 점도 지적했다.
정 감독은 “허가가 난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연간 2회 이내에서 매니저에게 지급하도록 한 한국~유럽 왕복 비즈니스석 항공권은 아들, 며느리가 사용하고 항공료를 청구한 점도 추가됐다. 정 감독은 “매니저가 아파서 가족이 매니저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감독은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나 의혹 등에 대해 시인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했다. 서울시향 공연을 위해 입출국할 경우 정 감독에게 유럽~한국 왕복항공권 2장이 지급된다. 사실상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정 감독의 아내 구아무개(67)씨를 위한 1등석 항공권이다. 해외 투어를 할 때도 정 감독 부부를 위한 비행기 티켓이 나온다. 서울시향 직원 가운데 사실상 정 감독 비서 일에만 집중하는 백아무개씨가 정 감독의 일을 돕는다. 늘 동행하며 사실상 매니저로 활동하는 아내를 위해 서울시향이 1등석 항공권을 제공하고, 한국에도 담당 비서가 있는데, 아픈 매니저를 대신해 아들과 며느리가 비행기를 탔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들, 며느리의 항공권 사용 특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정 감독의 큰아들이 미국을 오갈 때 1300만원 짜리 비즈니스석을, 둘째 아들과 며느리, 막내아들이 600만원 짜리 왕복항공권을 이용했다. 정 감독의 항공권은 이제껏 사후 실비 정산돼 오다가 2014년 8월 법인카드 사용으로 바뀌었다. 서울시향은 티켓에 적힌 탑승자 이름을 확인하지 않고 여행사 영수증만 보고 정 감독에게 정산했다. 서울시향은 2007년, 2008년 계약서에도 없는 호텔비 4000여 만원을 정 감독에게 지급했다. 아들이 사용한 기록도 있다.
2007년 12월 영수증을 보면, ㅎ호텔 멤버십 회원 정명훈 감독 이름으로 발급돼 있는 영수증 레퍼런스(세부 내역)에는 정명훈의 아들 이름이 있다. 2007년 12월30일부터 이듬해 1월3일까지 아들 이름이 기재된 ㅎ호텔 결제 영수증은 360만7020원이다. 서울시향에 상시로 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지만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진 적은 없다. 항공권 문제는 2011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등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시향 대표는 왜 규정에도 없는 호텔비 등을 결제하고 지급했을까? 서울시향의 내부 분위기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회의록에서 엿볼 수 있다.
장정숙 서울시 의원(민주당): 2007년, 2008년도 내주셨습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김주호 서울시향 대표: 네, 저도 찾아봤습니다. 찾아봤더니 계약서에도 없고.
장정숙 의원: 호텔비는 못 내게 되어 있습니다. 환수해 주십시오. 4737만2035원.
김주호 대표: 그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좀 더 말씀을 드리면 제 전임자가 근무하실 때 방침을 만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방침서를 만들어서, 정 감독의 거처가 일정하지 않을 때, 서울 올 때 정주할 곳이 없을 때 연주 편의를 위해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 의원은 감사가 끝난 뒤 정 감독 차량 운행 일지 등을 확인했다. 호텔에 가지 않고 서울 구기동에 자리한 정 감독 자택에 갔다고 서울시향을 질책했다. 서울시향 쪽은 “정 감독 집이 2007년, 2008년 수리 중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 감독한테서 당시 4000여 만원을 환수했다. 정 감독 계약서에 항공권 사용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다. 꼭 엄격하게 법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 서울시향
박현정 전 대표 성추행 의혹으로
시작된 사건은 반전을 거듭했다
대표와 직원 맞고소로 경찰수사
진행될 때 정 감독은 무얼 했나?
서울시는 재계약에 매달리고
정 감독은 모호하게 일관했다
시장은 감독-대표 갈등에
사실상 정 감독을 두둔했다
그가 떠나고 무엇이 남았나?
서울시향 대표와 예술감독
경영을 맡은 대표와 지휘를 하는 예술감독. 두 사람은 각자의 전문 역할을 담당하며 상호 협조를 해야 한다. 직제상으로 예술감독도 단원으로 외부 출연시 대표이사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힘의 균형은 다르다. 9년간 서울시향을 이끈 정 감독은 3년 임기의 대표 선정 때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표 선임을 놓고 서울시장과 감독의 의견 차이로 서울시향은 장기간 대표 공석을 두 차례 겪었다. 1대 대표- 취임 이후 9개월, 2대 대표- 취임 후에 12개월...
이는 2014년 12월11일 박원순 시장의 언론사 사회부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확인된다. 박 시장은 “처음에 정 감독과의 계약을 연장한 뒤 정 감독이 대표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제가 추천하면 정 감독이 안 된다고 하고, 정 감독이 제안하면 제가 또 만족하지 못했다”며 “박현정 대표는 처음에 정 감독이 좋다고 했다”고 했다. 이날 박 시장은 정 감독과 박 대표의 갈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명훈 감독에 대한 공격은 취임 직후부터 있었지만 정 감독처럼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하기로서니 배제해버리면 그 대안이 있느냐?. 박 대표는 기업에서는 개혁, 혁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그렇게 직원들을 꾸중해서는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아직 진상이 나오진 않았지만 (폭언 등이)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의 문제가 상당히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서울시향 직원들의 성추행 등 의혹 제기 이전에도 예견됐다. 2014년 11월13일 서울시 행정사무 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이 정 감독 개인 콘서트 계약 위반 여부, 빈 국립오페라단 지휘로 인한 서울시향 일정 변경을 질타했다.
김기만 서울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12월 빈 국립오페라단 지휘, 지난 10월부터 하고 있는 전국 순회 피아노 독주회를 미리 알았습니까?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침묵)
김기만 의원: ‘독주회 수익을 비영리재단인 미라클오브뮤직에 기부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알고 있었습니까?
박현정 대표: 기사 스크랩 보고 알았습니다.
↑ 2014년 12월29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견을 전달하던 당시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시향 사건은 직원 10명이 박 전 대표를 고소한 업무방해, 성추행, 모욕, 명예훼손 등 5개 혐의가 지난해 8월22일 증거 불충분에 의한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정 감독은 8월2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 자리를 내놓겠다”고 했다. “서울시향과 청중들이 원한다면 이미 약속한 공연 지휘는 계속하겠지만, 지휘료는 나를 위해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시향 발전과 유니세프 지원 같은 인도적 사업에 내놓겠다.”
정 감독은 9월7일 다시 태도를 바꿨다. 취임 이후 처음 시의회를 방문했다. 공식적인 기자간담회 등을 제외하곤 개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시의회와도 접촉이 없었다. 의원들은 정 감독에게 항공권 부당 사용 의혹, 사임 의사 표명 등에 대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문밖으로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정 감독은 쫓아오는 취재진이 재계약 여부를 묻자 정확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박현정 대표 후임인 최흥식 대표는 재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간담회에서 다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하시겠다고 했으니까….”
반전에 반전의 끝없는 미스터리
사건은 다시 반전을 거듭했다. 박현정 대표에게 성추행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남자 직원 곽씨는 지난해 6월 자살을 시도했다.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곽씨의 자살 시도는 영국 출신의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67)가 지난해 6월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경찰 압수수색과 조사 등으로 심신이 불안정한 직원 한 명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 시도를 했다. 지금 병원에서 회복중이다.” 한국 언론이 레브레히트의 홈페이지를 인용 보도했다. 광화문에 거주하는 곽씨는 경찰 출두를 앞두고 6월14일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다음날 아침 광화문에 소재한 시향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인근 병원이 아닌 흑석동 중앙대병원에 입원했다. 곽씨의 아버지는 중앙대 교수로 퇴직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약물 과다복용 후 어찔한 상태에서 출근했는데 주위 직원들이 보기에 정상 상태가 아니어서 병원으로 옮겼다. 자택 경찰 압수수색 등으로 곽씨가 충격을 받아 중앙대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해당 병원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곽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결정적 반전은 정 감독 아내 구씨의 입건이다. 지난해 12월27일 경찰은 구씨를 박현정 전 대표에 대한 허위 사실 유표를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직원 17명이 서울시향 직원 호소문을 발표하기 전인 2014년 11월, 구씨는 ‘시나리오를 잘 짜서 진행하라’고 정 감독의 비서이자 서울시향 직원인 백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백씨는 구씨에게 답장을 보냈다. ‘곽아무개를 고소인으로 섭외했습니다. ○○일보 김○○ 기자 기사를 확정했고 다른 기자들과도 접촉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는 10년 가까이 중앙일간지에서 문화부 클래식 담당을 계속해왔다. 비슷한 또래인 김 기자, 곽씨, 백씨는 모임 등을 통해 자주 어울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 기자의 기사를 검색해봤다. 2014년 11월 서울시의회가 정 감독이 대표의 결재를 받지 않고 개인 콘서트를 열었다고 질책한 다음날 “연주와 지휘를 겸하는 음악인이 많다. 대표가 서울시의회에서 침묵하고 정 감독을 보호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사임을 결정한 정 감독은 지난해 12월29일 단원들에게 공개 편지를 썼다. “…서울시향의 경우처럼 전임 대표에 의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한 존재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 17명의 직원들을 돕는 것이든 말입니다. 지금 발생하고 있고, 발생했던 일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였는데 아마도 그것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허용될 수 있는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 감독은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으로 지휘했다. 단원들은 공연에 앞서 ‘정명훈 살리기 호소문’을 배포했다. 정 감독은 연주를 끝낸 단원들에게 시향 사태에 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잘했어, 서울시향!” 그의 마지막 말이 알려지자 여론은 아쉬워했다. 서울시향의 앞날을 걱정했다.
“음악 외에는 모른다.” 그가 자주 하는 말이다.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될 때에도 “(서울시향의) 소리로 평가해 달라”고 했다. 정 감독이 취임하기 전해 38.9%에 그쳤던 유료 티켓 판매율은 90%로 치솟았다. 연주력에서 부천필하모닉과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에 밀린다는 평가를 듣던 서울시향은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올라섰다. 그는 한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3대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을 모두 객원 지휘했고,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에 이어 1989~1994년 파리의 현대적 오페라 극장인 바스티유오페라극장 감독을 지냈다.
세계 정상급 지휘자들이 10억 원대 후반에서 20억 원대 중반의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의 3등 오케스트라를 아시아 정상으로 올려놓은 성취를 이룬 그가 20억원대 내외의 연봉을 받는 것이 특혜는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지는 세비 집행의 투명성, 규정 준수 여부는 다른 문제다. 더 좋은 소리와 덜 좋은 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귀를 가진 세금 내는 시민도 서울시향의 행정절차 준수와 세비 집행의 적절성을 평가할 순 있다. 그가 음악 외의 것을 모를 수는 있지만, 음악 외적인 행정 규정과 상식을 지키지 않는 것이 자랑이 될 수는 없다. 음악은 규율과 질서·규칙·규정 등이 얽힌 사람들, 사회, 세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내는 소리가 아니다. 미국 국적의 정 감독 아내 구씨는 해외에 있고 정 감독은 지난해 12월31일 출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국적이 다른 구씨에 대한 구속력이 없어 수사를 받지 않아도 사건은 종결된다”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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