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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국민혁명

[검찰수사] '검사들, 대통령 음성녹음 듣고 분노'

잠용(潛蓉) 2016. 11. 28. 09:45

"검사들, 대통령 음성녹음 듣고 분노"
동아일보 2016.11.28 03:03 수정 2016.11.28 09:04 댓글 3590개

 

 

검찰에 불려간 최순실-정호성 :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 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위쪽), 이 과정에서 최 씨에게 각종 지시를 받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아래쪽)이 27일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검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최순실 게이트]최순실에 일일이 의견 물어봐
정호성 녹음파일에 내용 담겨... 최순실 지시대로 국정 진행된 듯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와 박근혜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는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박 대통령의 국정 업무를 지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내용이 대통령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과 같고, 실제로 최 씨 의견대로 진행된 대목이 많고 청와대 부속실이 대통령뿐 아니라 최 씨도 보좌했다고 판단할 만한 지점을 대거 포착했다.

 

특수본 검사가 최 씨에게 통화녹음을 직접 들려주면 압박을 느낀 최 씨가 혐의를 순순히 시인하는 식으로 수사가 이뤄졌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초 검찰이 지난달 29일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는 2대였지만 자동통화 녹음 기능을 사용한 복수의 휴대전화 기기도 추가로 확보했다. 정 전 비서관의 녹음 파일에는 또 박 대통령이 일일이 최 씨의 의견을 물어보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통화 녹음한 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최 선생님 의견은 들어 봤나요” “최 선생님께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 사소한 것조차 직접 판단하지 못하고 최 씨에게 의견을 구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수준이라는 후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내용을 직접 들어본 수사팀 검사들이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라며 “10분만 파일을 듣고 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이 정도로 무능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탄했다. [신나리 기자]

 

[단독] 안봉근 "느그들 VIP한테 다 일러 삘끼다"
JTBC 2016.11.27 16:06 수정 2016.11.27 18:18 댓글 772개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의 청와대 위세가 비서실장을 넘어섰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이재만은 국책은행과 기업 인사, 안봉근은 검·경 인사까지 수시로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만난 전직 청와대 관계자 A씨의 폭로는 충격에 가까웠다.

 

◇ "안봉근 빽이 최고"

정권 초인 2013년 6월, 청와대에서 초유의 '항명' 사건이 벌어진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의혹 사건 2~3주 뒤쯤이라 한다. 안봉근의 측근으로 꼽히는 B 비서관이 K 수석과 언쟁을 하다 공무원 출입증을 집어던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B 비서관은 구수한 사투리로 "느그들끼리 다 해 묵으라"며 흥분한 상태로 막말을 쏟아냈다. 상급자인 K 수석은 황당하다는 듯 눈만 끔벅거리며 아무런 대꾸를 못했다고 한다. 이후 허태열 비서실장도 보고받았지만 징계 등 사후 조치는 없었다. 청와대 내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토리라는 게 A씨의 전언이다.

 

안봉근이 각별히 챙긴 경찰 고위직 스토리도 있다. 안봉근은 C 경무관을 치안감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사회안전비서관으로 데려오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제동이 걸렸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C 경무관을 검증한 결과 여러 비위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격분한 안봉근은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두고 보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 경고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 2달 뒤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지고,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전 행정관과 상급자인 조응천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쫓겨난다.

 

애초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은 김기춘 비서실장이었다. 이 문건은 대통령한테 2번이나 보고도 됐다고 한다. 그런데 충직하게 명령을 따른 공무원들이 되레 쫓겨나고 말았다. 문고리 3인방 중에서도 맏형 격인 안봉근은 자기 뜻대로 안 될 때 이런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VIP한테 다 일러 삘기다. 느그 도대체 몇 대를 두드리 맞아야 정신 차리는가 보자". 그런데 지금은 그 VIP가 그 분인지, 저 분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다.

 

◇ 수석급 행동에도 김기춘은 '모르쇠'

전직 청와대 관계자 D씨는 3인방에 대해 깨알 같은 증언을 쏟아냈다. 3인방은 모두 비서관이지만 위세는 비서실장과 맞먹었다고 한다. D씨는 "3인방에게 감히 비서관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 정호성과 안봉근은 '실장님'이라고 불렀다. 특히 이재만 비서관은 호칭 앞에 '총무'를 빼먹으면 들은 척도 안 했다"고 증언했다. 과도한 예우도 있었다. D씨는 "청와대 내 유선전화는 발신자의 직급에 따라 벨소리가 다르다. 수석급 이상이 전화하면 사이렌처럼 요란하게 울리는데, 3인방이 전화하면 수석 벨소리가 울렸다"고 전했다. 이어 "비서관에게는 아반테급 소형 차량이 제공되는데, 이들 3인방은 SM5급 중형 차량을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이를 묵인할 뿐 문제 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고리 3인방이 벌벌 떨었던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정윤회와 최순실'이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전까지는 정윤회가 비선 실세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2007년 대선 캠프 경호팀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VIP와 통화를 하려면 누구든지 안봉근을 통해야만 했다. 그런데 정윤회 전화가 오면 안봉근이 벌떡 일어나 차렷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계 구조는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정설이다. 세월호 7시간의 비밀, 3인방 문고리 권력의 등장과 권력 형성 과정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27일 밤 9시 40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방송된다. [스포트라이트팀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