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辭意 불변"... 혼돈의 靑 사정라인
서울신문ㅣ2016.11.29 03:36 댓글 119개
◆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잇단 사의 표명이 28일 김 장관 사표 수리, 최 수석 사표 보류로 한 갈래를 틀었다. 한편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 장관의 후임으로는 박성재(53)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3) 법무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정라인 핵심인 법무부 장관이 끝내 대통령 곁을 떠난 데 이어 민정수석 또한 사퇴의 뜻을 거두지 않음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지와 통화서 "기다리고 있다 사의설 철회 보도 모르는 일"
朴대통령 국정 장악력 약화 전망
일각에선 “식물인간 전락할 것”
박근혜 대통령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28일 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연합뉴스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잇단 사의 표명이 28일 김 장관 사표 수리, 최 수석 사표 보류로 한 갈래를 틀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주일 넘도록 두 사람에게 사의를 거둬 줄 것을 요청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사표 수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특히 청와대가 김 장관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하면서 최 수석의 사표에 대해 ‘반려’가 아닌 ‘보류’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최 수석 역시 박 대통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거둬들이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최 수석은 본인의 사표 보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사표 보류에도) 사의를 표명했던 내 의사는 변함없다”며 “(사의설 철회 보도도) 나는 전혀 모른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뒤 더 이야기를 한 것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어 “이 자리가 쉽게 빨리 비울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특검이나 탄핵 등을 앞두고 있으니 (민정수석) 업무는 계속하고 있다”면서 “사의가 반려돼도 이 상황에서 어떤 것이 건설적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검사장 출신 법조인은 “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검찰 안팎의 신망이 높은 최 수석이 끝내 이탈한다면 국무위원·참모진의 줄사퇴로 이어지면서 대통령이 ‘식물인간’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또 향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와 관련해 “야권에서 특검을 임명하면 이번 주 안에 4~5명 정도의 대통령 변호인단이 꾸려질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는 업무가 달라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 장관의 후임으로는 박성재(53)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3) 법무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사법연수원 17기다. 박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김 원장은 전주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연수원 16기 이상은 현직에 없어 소병철(58·연수원 15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여론이 높은 상황이라 장관직을 수락할 인사가 있을지, 국회 청문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창재(51) 현 차관의 대행 체제가 오래갈 수도 있다.
김수남(59·연수원 16기) 현 검찰총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장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후배 기수가 올 경우 퇴진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정라인 핵심인 법무부 장관이 끝내 대통령 곁을 떠난 데 이어 민정수석 또한 사퇴의 뜻을 거두지 않음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출근 못하는 대통령... 비정상의 청와대
경향신문ㅣ이용욱 기자ㅣ입력 2016.11.28 22:47 수정 2016.11.28 23:53
정치공작만 한 비서실장… 직무유기한 민정수석
정상 출근 드물었던 대통령… 국정논의 40일째 실종 상태
박근혜 정부 ‘비정상 청와대’의 속살들이 확인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파장이 국정 무능으로 번지면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비상식적 행태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국정을 이끌 의지·능력이 없는 대통령, 본업보다 다른 일들에 더 매몰됐던 핵심 참모진 등 청와대의 ‘총체적 난국’은 결국 28일 현재까지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 등 국정을 논의하는 회의를 40일째 열지 못하는 식물 청와대로 귀결됐다.
■ 관저에서 국정 처리하는 대통령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로 정상출근하는 일이 드물었다. 주로 관저에서 전화와 서면으로 국정을 처리했다. 청와대 수석 등 참모진의 대면보고를 받지 않은 것도, 일터로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긴박했던 ‘세월호 7시간’에도 박 대통령은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관저에서 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 해외 순방을 준비할 때도 참모들은 자료를 팩스와 e메일 등으로 관저로 보냈다고 한다.
청와대 전직 관계자 ㄱ씨는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우리에게도 청와대는 구중궁궐이었다”고 말했고, 전직 관계자 ㄴ씨는 “그냥 댁에 계셨던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시간을 보낸 탓에 최순실씨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ㄴ씨는 “경호실에서 웬 아줌마가 왔다 갔다 한다고 했는데, 최순실이었다”며 “대통령도 외로우니까 말동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정농단은 생각도 안 했다”고 했다. 관저에만 머물다 보니 공식행사도 많지 않았다. 창조경제, 4대악 척결 등과 관련된 행사들을 주로 찾았다. ㄱ씨는 “현장에서 대통령 일정 때문에 버겁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는 청와대가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대통령이 관저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 직무 유기, 공작 정치한 참모들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핵심 참모들의 직무유기도 두드러진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정농단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최씨 지시로 김 전 실장을 공관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당시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만나거나 전화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국정농단을 막기는커녕 방조 내지 도운 것이다.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해야 할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최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에서 기업들에 강제 모금, 김종 전 2차관 비위 정황 등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을 몰랐다면 ‘무능한 민정수석’이 된다.
본업에 무능했던 참모들은 정치공작에 유능했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좌파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필요성을 언급하고, 법원을 겨냥해 ‘견제 수단이 생길 때마다 길들이도록’ 지시했다. 보수단체를 시켜 정윤회씨 비선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하도록 했다. 민정수석실은 2013년 6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등 반대파 찍어내기에 동원됐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촛불국민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차담화 분석] 탄핵 늦추고 시간벌기, 개헌논의 불붙여 판흔들기 (0) | 2016.11.29 |
---|---|
[대통령 3차담화] '진퇴 문제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 (0) | 2016.11.29 |
[탄핵준비] 野, 오늘 특검 후보 2명 靑에 보낸다 (0) | 2016.11.29 |
[이런 나라] "나로써 끝내야,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순 없어"… 3·40 (0) | 2016.11.28 |
[친박중진 회동] "朴대통령에게 사실상 '하야' 요구하겠다" (0) | 2016.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