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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법률·재판

[고령범죄] "외로움·소외감이 노인 범죄 부른다"

잠용(潛蓉) 2016. 12. 18. 14:12

[김현주의 일상 톡톡]

'고령화의 그늘' 외로움·소외감이 노인 범죄 부른다
세계일보ㅣ김현주 입력 2016.12.17 05:01 댓글 15개

 

"노인 범죄 급증...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노인 수가 5년 사이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년층이 급증한 탓도 있지만, 정서적 외로움 및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각종 범죄에 내몰리는 노인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한 통계 자료를 보면 61세 이상 고령층 범죄자의 범행 동기 중 우발적인 이유가 전체의 2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은퇴 등으로 인해 사회적 지위가 사라졌고, 이에 따른 자존심·체면 손상 등으로 인해 분노가 축적된 상황에서 순간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범죄 예방을 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범죄 발생 건수는 연간 190만여건으로, 정체기에 있지만 범죄 검거율은 점차 떨어져 국민이 느끼는 '치안 체감 지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강도 등 일부 강력 범죄가 감소했지만, 여성 대상 성범죄가 급증해 이에 대처할 형사·사법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대검찰청 자료를 분석·정리한 '형사사법통계정보'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에서는 193만3835건의 크고 작은 범죄가 발생했다. 인구 10만명당 3767건 꼴이다. 범죄 건수는 2005년 186만119건에서 2009년 216만8185건으로 늘어나 정점을 찍었다. 2010년 이후에는 줄곧 190만건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범인 검거율은 뚝 떨어졌다. 2005년 78.4%에 달했던 검거율은 2014년 69.5%까지 떨어져 거의 10포인트(p) 가량 감소했다. 과거 10년 동안 주요 범죄의 증감 추이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살인·강도 등 일부 강력범죄는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줄곧 1000건을 웃돌던 살인 건수는 2013년 966건을 기록해 1000건 밑으로 떨어졌다. 2014년에는 938건으로 더욱 줄었다. 강도 사건은 더욱 극적인 추세를 보여 2005년 5266건에 달했다가 2014년 1건618건으로 확연히 감소했다. 10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자료: 경찰범죄통계)

 

◆ 살인·강도 등 일부 강력 범죄 ↓ 여성 대상 성범죄 ↑

반면 성폭력 범죄의 증가 추세는 예사롭지 않다. 강간·강제추행·준강간·강간상해·강도강간 등 성범죄는 2005년 1만3631건에서 2014년 2만9863건으로 급증했다. 인구 10만명당 성폭력 발생 비율 역시 2005년 28.3건에서 59.2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감소 혹은 정체 추세인 다른 유형의 강력범죄와 달리 성폭력 범죄의 급격한 증가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성폭력 범죄는 신고율이 낮아 공식 통계 수치만으로 발생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함정이 숨어 있다고 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려했다.

 

급속한 노령화 추세와 맞물려 50대 이상인 중장년층 범죄자가 전체 범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점이 주목된다. 살인 등 흉악 강력범죄 검거자 중 51∼60세 비중은 2005년 7.5%였는데 2014년 14.4%로 거의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61세 이상 비율도 3.1%에서 6.7%로 늘었다. 반대로 흉악 강력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31∼40세 비율은 2005년 28.7%에서 2014년 20.7%로 뚜렷하게 감소했다. 이 같은 경향은 폭력 범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폭력 강력범죄 검거자 중 51세 이상 비중은 2005년 13.1%에서 2014년 28.4%로 배증했다. 사기 등 재산범죄 중 51세 이상 장년·노인층 비중도 같은 기간 16.5%에서 30.6%로 급증했다.

 

(자료: 경찰청)

 

◆ 여성·노년층 가해자인 성범죄 비중 '高高'…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 높아

성범죄에서도 노년층 비중이 커졌다. 전체 성범죄자 중 50대 비율은 2005년 8.1%에서 2014년 13.9%로, 60대 이상 비율은 2005년 3.2%에서 2014년 6.7%로 늘었다. 주요 범죄 유형에서 50~60대 고령층 범죄자 증가는 베이비붐 효과로 인해 중장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에서 기인한 현상으로 형사정책연구원은 분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성범죄자가 가장 많이 분포했던 30대가 2009년을 기점으로 뒤로 밀리고 20대가 성범죄자 최대 연령층으로 올라선 것도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다.

 

성범죄 가해자의 성별 분포에서는 남성이 여전히 95%로 절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이런 가운데 여성 비중이 지속 상승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2005년 0.6%에 불과했던 여성 성범죄자 비중은 △2007년 0.7% △2009년 1.5% △2011년 1.7%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아직 의미를 둘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함께 여성 성범죄자가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해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도 10년새 20세 이하 연령대의 비중이 다소 줄고 50∼60대 장년층이 느는 등 유사한 변화 양상을 띤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보고된 성범죄의 절반은 서로 모르는 관계에서 발생했다. 다만 △고용·거래관계 △직장동료 △이웃 △지인 등 아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범죄가 2005년 1138건에서 작년에는 3824건으로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면식범 비중도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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