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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박한철 소장 오늘 퇴임 "탄핵심판 조속한 결론 내려야"

잠용(潛蓉) 2017. 1. 31. 17:47

헌재 탄핵심판 내일부터 이정미ㆍ강일원 ‘쌍두마차’ 체제
연합뉴스TVㅣ2017-01-31 17:19:03



박한철 헌재 소장 퇴임… ”탄핵심판 신속ㆍ공정”

[앵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6년의 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습니다.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중대 상황에서 탄핵심판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습니다. 박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숙제로 남긴 채 임기를 다한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사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박한철 / 헌법재판소장> “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박 소장은 대통령 직무정지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며 공정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남은 8명의 재판관들에겐 엄격한 심사를 통해 헌법의 수호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탄핵 정국 속에서 격화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는 개헌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박한철 / 헌법재판소장>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2013년 박 대통령의 임명으로 검찰 출신 최초의 헌재 수장이 된 박 소장은 임기 동안 정당해산 심판과 탄핵심판 등 헌재의 권한을 모두 심판하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습니다. 탄핵정국 속에서 34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박 소장은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났다’는 불교시 한 구절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한편, 헌재는 박 소장 퇴임 바로 다음날 8인 체제로 10차 변론기일을 열어 김규현 외교안보수석 등을 증인신문하는 등 탄핵심판 일정을 이어갑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조속히 결론 내야 한다”는 박 헌재소장의 퇴임사 
서울뉴스통신ㅣ2017.01.31 16:32


【서울뉴스통신】헌법재판소의 책무가 무겁고도 크다. 6년의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64세)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조속한 결론을 당부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박 전 헌재소장은 이날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당부다.


박 소장이 퇴임하면서 1주일 내에 정식 권한대행을 선출해야 한다. 일단 임명 일자 기준으로 최선임자인 이정미 재판관이 대행권한을 맡아 8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진행한다. 현재로선 이 재판관이 호선될 가능성이 높다. 박 소장은 최근 자신의 퇴임에 이어 이 재판관의 임기만료일인 3월 13일 이전까지 탄핵심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밝혀 박 대통령 측의 반발을 샀다. 박 소장의 뜻대로라면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2월 말 마무리되고, 1~2주 재판관들의 평의를 거쳐 3월 초 쯤 최종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실은 이와 달리 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 측은 선고를 지연시키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추가 증인 신문은 물론 대리인단 전원 사퇴나 변호사 추가 선임,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향후 재판에선 신속한 탄핵심판 종결을 원하는 국회 소추위원단 측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박 대통령 측은 지난 변론기일에서 재판부가 채택하지 않은 증인 29명을 다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한철 소장과 강일원 주심재판관 등이 박 대통령 측의 증인채택을 기각, 신속심리 방침을 분명히 했으나 대리인단은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면 변호인 사퇴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직전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이 계획적인 음모'라고 주장한 데다 대리인단은 현재 잠적상태인 고영태씨가 탄핵심판 핵심증인이라며 반드시 신문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러니 탄핵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기방어와 변명하는 시간'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바꿔 국정 혼란을 야기한 데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게 온당한 자세일 것이다.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 예컨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은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며 "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이 구속되면서 특검의 수사는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박영수 특검팀은 다음달 말 기본 수사 기간이 마무리되는 만큼 수사의 최종 종착지에 다가서기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검법에 따라 수사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연장해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어떻게든 2월 안에 뇌물죄 입증과 관련해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옳은 방향이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자세다. 아직도 뭐가 잘못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태도라면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통해서 이미 상당 부분이 드러났는데 모든 것을 허위, 왜곡, 오해로 돌리며 자신의 무고함만을 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민 뜻에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기록을 의식한다면 아름다운 마무리가 중요하다. [서울뉴스통신  snapress@snakorea.com]
 

박한철 헌재소장 "탄핵 심판 조속한 결론 내려야"

오마이뉴스ㅣ2017.01.31 12:15ㅣ최종 업데이트 2017.01.31 13:28


31일 퇴임식에서 밝혀... "헌재, 헌법수호자 역할 다할 것"


▲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마치고 떠나기 전 재판관과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권우성

▲ 헌법재판관들과 마지막 기념촬영하는 박한철 소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헌법재판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우성

▲ 악수하는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권한대행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권한대행을 맡은 이정미 재판관과 악수하고 있다.ⓒ 권우성


[기사 보강 : 31일 낮 12시 35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만 63세)이 31일 퇴임사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한철 소장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법재판소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매우 무겁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조속히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한철 소장은 "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국민들께서도 헌법재판소의 엄정하고 철저한 심리를 믿고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 개정과 관련해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엄마부대, 떠나는 박한철 소장에게 "탄핵 각하 내려 달라"

박한철 소장이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정문 쪽에서 헌법재판관 등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때 태극기와 성조기를 내건 극우단체 '엄마부대'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한철 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박한철 소장님, 대통령 탄핵 각하를 내려주세요", "탄핵 기각", "태블릿PC의 진실을 밝혀라", "박근혜 대통령은 무죄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박한철 소장이 이날 퇴임함으로써 내일(2월 1일)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부터는 8인 재판관 체제로 진행된다. 이정미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서 재판장 역할을 맡는다.


▲ 엄마부대 "박근혜는 무죄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회원들이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앞에서 "박근혜는 무죄다" "탄핵무효" 등을 주장하며 태극기, 성조기, 프랑스 국기 등을 들고나와 시위를 벌였다.ⓒ 권우성

▲ 엄마부대 "박근혜는 무죄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회원들이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앞에서 "박근혜는 무죄다" "탄핵무효" 등을 주장하며 태극기, 성조기, 프랑스 국기 등을 들고나와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글: 선대식(sundaisik) 사진: 권우성(kws21) 편집: 장지혜(jjh9407)]


[전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퇴임사

"정치적 목적의 헌법 개정 안돼"
오마이뉴스ㅣ2017.01.31 12:16ㅣ최종 업데이트 2017.01.31 13:09l



▲ 퇴임사하는 박한철 헌재소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전 퇴임사에서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서, "조속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한철 소장 퇴임사 전문이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퇴임사

오늘 저는 제5대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난 6년 동안 우리 사회의 현안과 국가적 이슈를 고민하며 답을 모색하고 구하던 과정은 진정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장으로서 4년 가까운 시간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하였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쉽지 않은 숙고의 과정에서 제가 이룬 것들이 있다면, 이는 모두 동료 재판관님들의 희생과 헌신, 사무처장·차장님, 헌법재판연구원장님과 연구관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의 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도움과 열정 덕분이었습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힘차고 밝은 앞길을 함께 열어 왔던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법원과 헌법학계, 그리고 여러 자문위원님들의 지원과 격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제5기 재판부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의미를 철저히 확인하고 그 보장의 폭을 꾸준히 넓혀왔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와 정신을 다시 확인하고, 낡은 법과 제도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율과 인권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바로 잡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경제불평등, 양극화 등으로 인하여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길을 모색하였습니다.


국제적으로는, 2014년 9월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전 세계 109개 헌법재판기관 대표 등 305명이 참가한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한국 헌법재판소의 국제적 역할 제고에 큰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아시아 인권협약의 체결과 아시아 인권재판소 설립 등 인권보장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공론화하였으며, 참가국 만장일치로 이를 지지하는 서울 선언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5년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상설사무국 설치를 제안하였고, 2016년 8월 상설 연구사무국을 한국으로 유치하였습니다. 상설 연구사무국은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사법 분야 최초의 국제기구이자, 아시아 국가들의 헌법재판 제도의 발전을 이끌 구심체로서, 역동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 전체의 인권보장과 평화구현을 위한 아시아의 비젼을 실현하며, 아시아 인권재판소의 설립을 주도할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외에서의 성과들에 힘입어,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지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역량에 대하여 과분한 신뢰를 보내 주고 계십니다.


헌법재판소를 믿고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는 헌법 조항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계속 가꾸고 정성들여 키워나가야 합니다.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영역에서 계층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과 사회적 대립을 방치한다면 국민의 불만과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유럽과 미주 여러 곳에서 이러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혹여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치적 기관들이 결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국민들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헌법 질서에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는 제도적·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지혜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더욱 실질화되고, 법의 지배를 통하여 시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비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해졌습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와 헌법과 법률의 확고한 지배를 통하여,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 모두의 삶이 행복한 나라로 발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조속히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민들께서도 헌법재판소의 엄정하고 철저한 심리를 믿고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훌륭한 헌법재판이란 직선, 곡선, 그리고 색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음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직선, 창의성을 뜻하는 곡선, 그리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선율이 되어야 합니다. 드러난 분쟁의 겉모습을 일시적으로 가리는 미봉책이 아니라, 내포된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따뜻하게 포용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겠습니다.


제가 2013년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말씀드렸던 '헌법', '국민' 그리고 '역사'라는 세 가지 거울을 항상 가슴에 지니고, 결코 부끄러움이 없는 헌법재판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저는 헌법재판소를 떠나 바깥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슬기로운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저는 헌법재판소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한 기억을 언제까지나 뿌듯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또 헌법재판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600년 백송과 함께, 늘 영예롭고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해오는 선시(禪詩) 한 수로 제 소회를 대신할까 합니다.


몽과비란 상벽허(夢跨飛鸞 上碧虛)하니
꿈 속에 난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

시지신세 일거려(始知身世 一遽廬)라.
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
귀래착인 한단도(歸來錯認 邯鄲道)하니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

산조일성 춘우여(山鳥一聲 春雨餘)라.
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


헌법재판소의 발전과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 31일

헌법재판소장 박 한 철


[선대식 sundais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