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용의 타임머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자세히보기

촛불국민혁명

[광복회] "太極旗를 시위 도구로 사용하면 國格 모독"

잠용(潛蓉) 2017. 2. 27. 16:53

[단독] 광복회, "태극기를 시위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국격 모독"
경향신문ㅣ박성진 기자ㅣ입력 2017.02.27 14:06 댓글 2004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모습


[경향신문] 독립유공자 단체인 광복회가 3·1절을 앞두고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에 대해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복회는 27일 ‘3·1절! 태극기의 의미’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신성한 태극기의 흰 바탕에 구호를 새겨놓거나 태극문양 위에 리본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은 태극기를 훼손하는 행위 ▲리본을 태극기에 매고 시위에 참가하는 행위 ▲처음부터 태극기를 시위도구로 사용하는 행위 ▲태극기봉을 휘두르며 폭력 행사하는 행위 ▲재판정에서 난데없이 태극기를 펼쳐드는 기행 등 일련의 행동 등은 모두 근본적으로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광복회는 “오는 3월 1일은 아흔 여든 번째 3·1절로 98년 전, 한반도 전역을 수놓은 태극기의 물결로 우리민족의 본격적인 독립운동이 시작되었다”며 “선열들을 생각하고 우리 국민들 스스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엄숙한 마음으로 태극기의 존엄성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광복회는 “물론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가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에 이의를 달 이는 아무도 없다”며 “하지만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인 만큼 우리 스스로 사랑하고 아끼고, 태극기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용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광복회는 “지난날 우리 독립운동 선열들은 태극기 아래서 일제를 응징하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셨고, 일제의 감시를 피해 태극기를 몸에 숨겨가며 독립투쟁을 펼치셨으며, 일본군과의 전투 중에 전사할 때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몸에 품고 숨을 거두셨다”며 “집안에 숨겨놓은 태극기가 발각되어 혹독한 고문을 받고 목숨을 잃은 우리 국민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광복회는 “선열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태극기에는 그분들의 나라사랑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담겨져 있다”며 “그런 태극기가 특정이익을 실현하려는 시위도구로 사용된다면, 태극기를 소중히 여기셨던 선열들에 대한 예의도, 도리도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더군다나 3·1정신 구현의 요체는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정신에 있다”며 “신분도, 계층도, 지역 간 이익도, 종교까지도 뛰어 넘어 전 민족적으로 일어나 ‘일제(日帝)’라는 외부의 적에 대항하여 싸운 것이 바로 3·1독립운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광복회는 “그것은 세계인들에게 우리만의 자랑거리가 되었으며, 일제 패망 전후 연합국으로부터 우리의 독립을 약속받은 것도 3·1독립운동의 힘이었다”며 “그 중심에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3.1만세운동 재현행사 모습


광복회는 “한 나라의 국기(國旗)는 온 나라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한다”며 “이런 기본 정신을 무시하고 국민 분열을 야기 시키는 데 태극기가 사용되는 것은 아무리 장광설을 늘어놓아도 우리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광복회는 “우리 국민들이 3·1절 만큼은 부디 온 민족이 하나가 되어 자주독립을 외쳤던 그날의 함성만을 상기하고, 태극기에 담긴 진정한 의미, 자주적인 주권의식과 통합정신을 음미하면서 우리의 귀하디귀한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어 주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백암 박은식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박유철 광복회장은 “그 나라의 국민이면 그 나라 국기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은 기본 소양에 속한다”며 “무분별한 국기사용은 엄밀한 의미에서 신성한 국기에 대한 모독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역사적인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국격(國格)을 떨어뜨리고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일제의 총칼 앞에 무참히 산화하신 3.1독립운동 선열들이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그 태극기가 아닌데..." 복병 만난 '3·1절 태극기 달기'

동아일보ㅣ2017.02.28 03:03 댓글 688개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길가 화단에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태극기 바람개비가 늘어서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공연-캠페인에 '탄핵반대' 오해... 지자체들 "매년 하던 행사 어쩌나?"


[동아일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하는 건가?”

3·1절을 앞두고 ‘태극기 달기 운동’에 애를 쓰고 있는 서울 시내 일부 자치구는 뜻하지 않은 고민에 맞닥뜨렸다.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류스타거리에서 태극기 퍼레이드와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벌이던 신호진 청담동장(56)은 차를 타고 가던 일부 시민의 ‘시선’을 느꼈다. 이날 청담주민센터는 3·1절을 앞두고 2시간에 걸쳐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주민 대표와 학생,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여해 3·1절 만세운동을 재현했고, 우당 이회영 선생의 일제 항거사를 주제로 ‘태극기 날아오르다’라는 짧은 공연도 펼쳤다. 그런데 공연과 캠페인에서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거나 양손에 쥐고 흔들면서 대로변을 걷다가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참가자로 오해를 받기도 한 것. 구청이 나서서 태극기 운동을 하는 ‘의미’를 물어보는 주민도 있었다고 한다.


2000년대 국경일 태극기 게양률이 10%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서울 구청장 중에는 태극기 게양 확산을 선거 공약으로 내건 경우도 있었다. 강남구는 2011년부터 동 자치센터를 중심으로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 주고 건축사협회의 지원으로 게양대도 설치해 줬다. 일부 아파트는 시범단지로 정해 적극 홍보에 나선 결과 태극기 게양률이 85%에 이르는 성과도 나왔다. 신용우 강남구태극기사랑추진위원회장(68)은 “3·1절에는 집집마다 태극기가 꽂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애국지사 묘와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가 곳곳에 있는 강북구는 평소에도 거리에서 태극기를 볼 수 있다. 올해 98주년을 맞는 3·1절에는 우이동 봉황각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할 예정이다. 3·1운동 당시의 복장을 한 자원봉사 학생 800여 명이 선두에 서고 시민들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봉황각까지 2km가량 거리 행진을 할 계획이다.


이처럼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항상 환영받는 것만은 아니다. 주민센터에는 “왜 아침 9시에 방송으로 ‘태극기를 걸자’며 시끄럽게 하느냐”는 민원도 종종 들어온다. 탄핵 관련된 집회에서 태극기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복회는 27일 탄핵 반대 집회에 태극기가 동원되고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이 헌법재판소에서 태극기를 펼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위해 태극기가 동원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리본을 태극 문양 위에 그려 넣는 것 등은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지현 ·손효주 기자]